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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231>-서초구 삼풍아파트
벌써 5억 올랐는데…서초 알짜단지 삼풍 더 오른다
정부 규제 콧방귀, 투자수요 꾸준…재건축연한 연장 변수 ‘문제없어’
배수람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20 00:03:04
▲ 올해로 재건축연한 30년을 채우게 된 서울 서초구 소재 삼풍아파트는 우수한 학군과 생활 인프라로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에도 불구하고 시세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사진은 삼풍아파트 일대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재건축사업 추진이 전무한 상황에서도 단순 기대감만으로 최근 1년 새 최고 5억원의 가격상승을 보인 아파트단지가 화제다. 주인공은 서울 서초구에 자리한 삼풍아파트다. 1988년 7월 입주를 시작한 이곳은 올 7월이 되면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넘기게 된다.
 
1000여명의 사상자를 낳은 최악의 참사가 발생한 삼풍백화점과 같은 이름을 쓴다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이 단지는 최고 15층 24개동 총 2390세대가 거주하는 대형단지다. 이곳의 가격 상승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정부의 8·2부동산대책에 따른 강남부동산 시세 상승 효과와 재건축 기대감이 더해져 인근 단지들보다 높은 가격 상승폭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군 및 교통, 생활인프라 탁월…1년 새 최고 5억원 상승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삼풍아파트 단지는 1986년 분양 당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강남개발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태서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분양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1990년대 중반 삼풍백화점 붕괴로 아파트 이름에 대한 거부감이 생겨나기 전까지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였다.
 
법원·검찰청 등 법조단지와 인접하고 우수한 학군을 근거지로 하고 있어 한 집 걸러 판·검사 의사 등 전문직 부유층이 산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였다. 지하철 2·3호선 교대역,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이 인접해 탄탄한 교통인프라와 강남성모병원·신세계백화점·JW메리어트호텔 등 우수한 생활인프라도 이곳 단지의 인기를 부추겼다.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이곳 단지가 최근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불과 1년 만에 전 평형대가 최소 3억에서 최대 5억원까지 오를 정도로 시세가 상승했다. 이달 9일 기준 삼풍아파트 전용면적 79.47㎡(약 24평)는 15억5000만원이다. 지난해 2월(12억원)보다 3억5000만원 상당 오른 가격이다. 정부가 8·2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직후인 지난해 8월말(13억1000만원)보다도 2억4000만원 정도 시세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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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지도=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대책으로 수요자들이 가치 있는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게 되면서 중대형 평형대의 몸값 상승세는 더욱 컸다. 전용면적 130.73㎡(약 40평)은 이달 9일 기준 21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월 16억7500만원보다 4억75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지난해 8월(18억1000만원)에 비해서도 약 3억4000만원 가량 오른 금액이다.
 
전용 165.92㎡(약 50평)의 상승폭은 5억원을 웃돌았다. 이달 매매가격은 23억5000만원에 달했다. 전년 동월(18억2500만원)대비 5억25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8월(21억7500만원)보다도 2억500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삼풍아파트는 정부 규제나 재건축사업 등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단지다”며 “그동안 다른 아파트 단지와 비교했을 때 저평가된 부분이 있는데 최근에 가격 상승흐름을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한 지 얼마 안 됐거나 위치가 좋은 매물은 나오는 즉각 거래될 정도로 여전히 투자수요의 유입이 활발하다”며 “굳이 재건축이 아니어도 살기 편하기 때문에 주민들은 서두르거나 아쉬운 편이 없는 분위기인데 최근 들어 재건축 관련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5억 올랐는데…본격 재건축 진행 시 가격상승 여력 기대감↑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삼풍아파트 단지 높은 가격상승의 1등 공신은 단연 재건축기대감이다. 내부적으로 별다른 움직임조차 감지되고 있지 않은 가운데서도 재건축연한 30년이 가까워졌다는 기대감만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주민들 역시 재건축이 본격화 되면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데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삼풍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이미선(42·여·가명) 씨는 “아직까지는 주민들 사이에 재건축 얘기가 오가는 게 없지만 앞으로 몇 년 안에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아파트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정부가 재건축연한을 40년으로 연장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크게 고려할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며 “정책이 그렇게 바뀌면 삼풍아파트에도 규제가 적용되겠지만 그럴수록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고 언급했다.
 
6년째 삼풍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박찬수(54·가명·남) 씨 역시 재건축연한이 늘어난다고 해도 관계없다는 의견을 보였다. 박 씨는 “재건축사업이 시작된다고 해도 실제 첫삽을 뜨기까지는 몇 년은 소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사 올 때도 10년 이상 내다보고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부동산 시세 안정화를 위해 고강도 규제책을 꺼내든 정부의 의도와 달리 삼풍아파트 입주민들은 재건축연한 연장 등을 비롯한 규제책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스카이데일리
 
이어 그는 “재건축연한 연장과 관련해서는 입주민들끼리도 의견이 분분한데 개인적으로는 정부가 집값 상승을 꺾기 위해서 이 말 저 말 던져보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언제가 되든 재건축이 되면 삼풍아파트는 가치가 더 오를 거라고 믿기 때문에 시기가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삼풍아파트 인근에는 개발 호재 역시 시세 상승을 부추기는 요소로 꼽혔다. 그동안 지상으로 연결돼 있던 경부고속도로가 지하화 되면 일대 지가가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한남IC와 양재IC 6.4km 구간을 지하화 하는 사업이다.
 
주변 어지러운 도로를 2개의 터널을 뚫어 지하화하면 교통량이 분산되고 여의도 2.5배에 달하는 지상에는 문화복합 테마형 공간이 마련된다. 산업인프라 구축 및 녹지가 조성되면 일대 주거환경은 대폭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한강변, 고속터미널 인근에 위치해있어 삼풍아파트는 서초구 내에서도 메인 지역에 속해있다고 볼 수 있다”며 “단지규모도 크고 중대형 평형대를 가지고 있어 중층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함 센터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 따라 향후 변수가 생길 수는 있지만 실거주 병행이 가능하고 인근 아파트도 공격적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어 고급 유효 수요자들이 지속적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삼풍아파트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재건축이 다소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상당히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 단계적으로 사업을 밟아나간다면 충분히 기대를 걸 만한 가치가 있는 단지다”고 평가했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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