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앞서 안전진단을 통과한 아파트 단지들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 강남구 삼성동에 자리한 청담삼익아파트(이하·삼익아파트)와 홍실아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지는 우수한 학군과 편의시설, 교통인프라 등을 갖추고 있어 투자수요가 높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일 재건축 연한 30년을 충족했더라도 구조적 결함으로 안전에 이상이 없는 아파트단지들은 재건축 허가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정안은 내달 2일 행정 예고된 후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정부의 발표 이후 서울 양천·노원·송파 등 10여개 재건축 단지들이 안전진단 긴급 용역공고를 내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안전진단을 이미 통과한 삼익·홍실 등은 뜻밖의 수혜를 입는 분위기다. 상가갈등과 소형단지라는 재건축사업의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조명을 받고 있다. 앞서 수개월 간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상승한 이들 단지는 앞으로 더욱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관리처분인가 신청 후 집값 급물살…상가분쟁 리스크에도 아파트 값 올랐다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홍실아파트는 지상 12층, 6개동, 총 384세대 규모다. 타 아파트 단지에 비해 비교적 소규모로 평가된다. 1981년 11월 입주를 시작해 올해로 건축연령 38년차에 접어들었다. 이곳은 2001년 조합이 설립 후 17년만인 지난해 8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작년 말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후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관리처분인가가 통과될 경우 이곳 단지는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아 지하 3층. 지상 25층. 총 419가구 규모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임대가구 없이 1:1 재건축을 성사시킨 점이 특징이다. 재건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홍실아파트 호실 시세는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삼성동에 위치한 S부동산 관계자는 “아직 상가조합과 합의도 봐야 하고 우체국·동사무소 등 기관을 이전해야 하는 과정 등이 남아있지만 무리 없이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평형대에 관계없이 평균 3억원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 거래금액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홍실아파트 공급면적 103㎡(약 31평), 전용면적 96.32㎡(약 29평) 규모 호실은 2014년 8억9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하지만 지난해 해당 규모 호실의 매매가는 17억5000만원까지 급상승했다.
현재 이보다 큰 평형대인 공급 115㎡(약 25평) 전용 108.06㎡(약 33평), 공급 175㎡(약 53평) 전용 162.47㎡(약 49평) 규모의 호실은 각각 20억원, 26억5000만원 등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학동로를 사이에 두고 홍실아파트와 마주한 삼익아파트는 지상 12층, 12개동, 총 888세대가 거주 중인 아파트단지다. 향후 재건축이 진행될 경우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아 총 1230세대가 거주하는 대단지로 거듭날 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2003년 조합이 설립된 이후 일부 조합원 간의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한 삼익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10여년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다가 2015년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 이후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관리처분인가도 통과돼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부담을 덜게 됐다.
삼익아파트의 경우 재건축 사업이 암초를 만난 상태에서도 시세가 꾸준히 올랐다는 점이 주목됐다. 삼익아파트는 현재 상가조합과의 법적 분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소송까지 휘말리면서 당초 내달 중 예정됐던 롯데건설의 일반분양은 무기한 연기됐다. 하지만 매매가는 홍실아파트와 마찬가지로 크게 급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공급면적 149.59㎡(약 45평), 전용면적 138.51㎡(약 42평) 규모의 호실은 13억6000만원 수준에 거래됐다. 지난해 7월 해당 규모 호실은 25억2000만원 선까지 매매가가 크게 뛰었다. 현재는 이보다 더 올라 28억원을 호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은 평형대인 공급면적 113.17㎡(약 34평), 전용면적 105.58㎡(약 32평) 규모의 호실은 같은 기준 8억8000만원 선에서 지난해 18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기준 해당 규모 호실의 시세는 약 22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3억원 이상 올랐다.
삼익아파트에 거주하는 이진명(58·남·가명) 씨는 “안전진단도 통과했고 관리처분인가도 다 끝났으니까 조합원들한테는 이보다 더 호재가 없다”며 “빨리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금 조합과 비대위·상가조합이랑 발생한 소송이 잘 마무리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익아파트재건축조합은 상가 소유자 일부가 조합설립 인가권자인 강남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조합설립 인가 무효 확인 소송에서 1심 패소한 상태다. 2심은 오는 5~6월 중 판결난다. 삼익아파트재건축조합 관계자는 “비대위에서 상가 소유자들까지 묶어서 분양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며 “2심 판결에 따라 차후 대책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답답해했다.
“우수학군·초역세권 홍실·삼익…앞으로 시세 상승 여지 충분”
부동산업계 안팎에서는 홍실아파트·삼익아파트의 시세는 앞으로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룬다. 우수한 조건과 더불어 주변에 굵직한 호재들이 산적한데다 정부의 안전진단 규제 강화 방침으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홍실아파트·삼익아파트는 서울지하철 7호선 청담역이 인접해 초역세권을 자랑한다. 인근에는 강남8학군에 속한 명문학교들이 밀집해있다. 해마다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 경기고·봉은초·봉은중이 이들 단지와 가깝고 언북초·영동고·언주중·대명중·휘문중·휘문고 및 대치동 학원가가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이밖에 스타필드코엑스몰·현대백화점·압구정 로데오거리 등 생활편의시설이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향후 굵직한 개발 호재도 이들 아파트의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홍실아파트·삼익아파트는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서 9호선 봉은사역까지 이어지는 영동대로 지하화 사업으로 조성되는 국제교류 복합지구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이 오늘 5월부터 본격적으로 ‘상아2차 아파트’ 재건축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접한 홍실아파트·삼익아파트의 재건축 기대감은 덩달아 고조되는 양상이다.
홍실아파트 인근 M부동산 관계자는 “상아아파트의 경우에는 늦게 조합이 설립됐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과 의견일치가 잘 이뤄져서 빨리 재건축사업에 들어가게 됐다”며 “삼익아파트는 소송 분쟁이 끝나봐야 아는 것이지만 홍실아파트는 관리처분인가 결과에 따라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홍실아파트와 삼익아파트 집값이 몇 년 사이 급증하면서 인근 신축 아파트 시세를 전부 반영해 3.3㎡(평)당 7000만~최고 1억원까지 내다보고 있다”며 “이미 실수요자들이 만족할만한 수준까지 가격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재건축 이후에 더 오를 거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홍실아파트의 경우 매물 자체가 잘 나오지 않고 간간히 나오는 매물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단지별로 비교했을 때) 홍실아파트는 지리적으로 봉은초로 도보 통학이 가능하고 청담역도 가까워 좋은 위치에 있고 소규모 단지다 보니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비교적 순탄하게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삼익아파트는 지금 현재까지 사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지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적용이 걸린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예의주시 해야 할 부분이다”고 조언했다.
[배수람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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