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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아파트 쓰레기집하장 도둑설치 논란
서민 울린 사기분양 논란 대우건설 “법적문제 없다”
국책건설에 발등 찍힌 입주예정자들, 공정위 신고에 소송 준비 돌입
길해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2-28 15:27:15
최근 몇 년간 신규 분양 단지에 최첨단 쓰레기 수거시설을 갖춘 아파트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시스템으로는 지하 쓰레기 집하장이 꼽힌다. 각 동의 쓰레기들을 지하의 한 공간에 모아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쓰레기 집하장의 경우 눈에 띄었지만 이 시스템은 평소에는 지하에 있다가 쓰레기차가 수거할 때만 지상으로 올라오게 된다. 이전보다 악취·소음 등은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지상으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점 때문에 아직까지는 입주민들에게 부담스러운 존재로 인식되곤 한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입주자 모집공시 이 점을 명확하게 표시한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부분을 지키지 않아 ‘사기분양’ 논란에 휩싸인 건설사가 있다. 바로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과천 푸르지오 써밋’의 아파트 한 동 지하에 쓰레기 집하장이 들어서는데도 입주자공고때부터 청약기간이 이후까지 입주예정자들에게 전혀 공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의 잇단 반발에도 대우건설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은 더해지는 분위기다. 스카이데일리가 대우건설 ‘사기분양’ 논란을 집중 취재했다.

▲ 경기도 과천시 부림동 49번지 일대에 지어지고 있는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의 예비입주자들이 뿔났다. 입주자 모집공고 때만 해도 고지하지 않았던 쓰레기 집하장 시설이 아파트 동 지하에 들어선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공사 현장 ⓒ스카이데일리
 
과천의 한 재건축 아파트 단지에서 ‘사기분양’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단지 15개 동 중 한 개 동 지하에 음식물쓰레기 집하장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건설사가 입주민들에게 사전에 이를 고지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입주예정자들은 악취, 소음 등 피해가 예상되는데도 분양 계약 전 사전고지가 없었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제가 일어난 아파트는 단지는 대우건설이 분양한 경기도 과천시 부림동 49번지 소재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이다. 과천주공 7-1단지를 재건축한 이 단지는 최고 32층, 15개 동, 1317세대로 규모로 조성됐다. 일반분양은 575세대로 책정됐다.
 
분양 당시 대우건설은 ‘과천 센트럴 푸르지오 써밋’이 친환경적이고 쾌적한 생활환경이 조성된 단지임을 강조했다. 이곳은 분양 가격이 3.3㎡당 3000만원 이상되며 과천시 역대 최고분양가를 기록했음에도 14.88대 1의 청약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정식 계약을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청약당첨자들은 내 집 마련의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실망감에 휩싸였다. 자신들이 입주할 동 지하에 15개 동의 쓰레기들이 모이는 쓰레기 집하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이로 인해 청약이 당첨 됐음에도 계약을 포기하는 청약자들이 속출하는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
 
입주자 “혐오시설 미공지 사기분양” vs 대우건설 “부대시설이라 고지 의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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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데일리가 만난 713동의 입주예정자들은 청약 당시 자신들의 동 지하에 쓰레기 집하장이 들어선다는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쓰레기 집하장은 단지 내 음식물쓰레기를 포함한 쓰레기들을 한 데 모아 보관하는 곳이다. 악취·소음 등이 발생할 수 있어 단지 내 공원이나 주거시설에서 떨어진 곳에 짓는 것이 일반적이다.
 
15개 동이나 되는 대단지에서 주거 공간과 붙어 있는 이러한 시스템은 드물다는 게 입주예정자들의 의견이다. 그럼에도 사전 공지 없이 청약을 실시한 부분에 대해 해당 동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이 거세다. 반발 여론은 단지 전체로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입주예정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대우건설로부터 전혀 고지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해당 사실을 알게된 것도 대우건설이 아닌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713동에 입주예정인 이재기 씨는 “한 조합원이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는데 거기서 각 동의 분석을 하는 글을 올렸다”며 “거기에서 우리 동 지하에 쓰레기 집하장이 들어선다는 내용을 넣어 알게 됐다”고 말했다.
 
▲ 대우건설은 쓰레기 집하장 미공지에 대한 부분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이 심해지자 쓰레기 집하장에 대한 부분을 뒤늦게 계약서에 넣었지만 논란은 사그라 들지 않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실제 입주자모집공고문을 확인한 결과, 각 동에 비치하는 쓰레기(일반·음식물) 보관소에 관한 사실은 공지됐지만 이를 모아 한데 처리하는 집하장에 관한 사항은 명시되지 않았다. 모델하우스 도면에도 집하장은 표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심지어 분양대행사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씨는 “당시 모델하우스에 전화해봤지만 분양대행사에서도 전혀 몰랐다”며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혐오시설이기 때문에 고지가 되지 안을 리 없다며 해당 커뮤니티에서 떠도는 루머 아니냐’고까지 얘기했다”고 말했다.
 
지하 쓰레기 집하장에서 나오는 냄새를 배출시키는 배기구 부분도 문제가 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현재 713동 옥탑에 설치될 예정인 배기구를 통해 나오는 악취가 주변에 위치한 아파트 주민들에게도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세진 입주예정자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배기구가 설치된 713동은 20층인 반면 옆에 위치한 712동은 25층이라 배기구에서 나오는 악취 등이 바람을 타고 712동 거주세대에 흘러들어갈 수 있다”며 “인근 주공 3단지의 경우 배기구를 옥상이 아닌 다른 곳에 설치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측은 이러한 시설 유무를 미공지한 사실에 대해서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하 쓰레기 집하장이 혐오시설이 아니고 부대시설로 속하기 때문에 입주자 모집공고에 들어갈 내용이 아니다”며 “배기구 역시 악취 등이 날 수도 있겠지만 필터를 해서 우려할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고 해명했다.
 
입주예정자들은 다른 건설사의 경우 입주자모집공고를 통해 쓰레기 집하장에 대해 적시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삼성물산이 분양한 래미안 포레스트, 리오센트 등의 입주자 모집공고문에는 쓰레기 집하장 뜻하는 ‘이송설비로 인한 주의사항’ 등을 적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당당한 태도를 고수하던 대우건설도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이 많아지자 뒤늦게 계약서에 이러한 사항을 명시했다.
 
한 입주예정자는 “민원이 많아지자 대우건설은 청약 당시부터 고지하지 않은 쓰레기 집하장의 관한 내용을 계약서에 넣어 향후 이의제기를 받지 않겠다는 식으로 대응했다”며 “부당했지만 입주예정자들은 청약 당첨 후 5년간 재당첨 제한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을 해야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자기 동 주변에 쓰레기 집하장이 들어선다는데 민감하지 않는 사람이 어딨겠나”며 “논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대우건설이 사전에 몰랐을 리 없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것은 분명 사기분양이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에 발등 찍힌 입주예정자 소송 불사…전문가들 “고지의무 지켰어야”
 
713동 입주 예정자들은 집하장을 다른 곳에 설치하는 등 개선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입주예정자들은 지역구 국회의원인 신창현 의원(더불어 민주당)과 면담도 실시했다. 입주민들에 따르면 신 의원 역시 ‘사기 분양’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 현재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지하 쓰레기 집하장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예비청약자들이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사진은 한 대형건설사의 민감한 부분에 대한 사전안내 고지문 ⓒ스카이데일리
      
김세진 비대위원장은 “상황을 인지한 신 의원이 하루·이틀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니 입주예정자들끼리 마음을 모아서 대표를 만들어 대응하라고 조언했다”며 “신 의원도 과정상 과천시의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을 검토하겠다고 했으며 다른 시의원들과도 논의를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역시 대우건설의 분양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건축법·주택법 등에 문제가 없더라도 민감한 사항이라면 고지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민법상 법적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를 지으면서 지하에 탱크를 매립하거나 쓰레기 집하장을 넣었다면 분양자들에게 고지를 하는 게 맞다”며 “그게 아니라면 민법상 계약 당사자간의 고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면 불임인 당사자가 이러한 사실을 알았지만 상대방은 이를 모르고 결혼했다면 이혼사유가 되는 것과 똑같은 논리다”고 덧붙였다.
 
713동 입주예정자들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대우건설을 신고한 상태다. 주요 내용은 △분양공고문에서 쓰레기집하시설을 고지하지 않은 것은 소비자가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행위 △쓰레기 컨테이너 적하장 및 진입통로가 지표면에 노출되는 형태로 설계가 됐는데도 분양안내문 단지배치도와 모델하우스 단지모형에 이를 표시하지 않고 조경수목이 덮힌 것으로 나타낸 행위 등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 분야에 정통한 변호사로부터 자문을 구한 결과 허위·기만 표시광고에 충분히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공정위에 제출한 신고서는 자문 결과를 토대로 작성했고 이를 입증하는 증거들도 함께 제출했다”고 밝혔다.
 
713동 입주예정자들은 대우건설 측에서 명확한 개선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민사소송 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들은 최근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약 당첨 후 건설사의 불완전한 판매 사실이 발견되면 패널티를 없애는 방안’을 청원하기도 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8·2 대책 이후 청약 재당첨 제한 기간이 5년으로 늘어나면서 소비자(일반분양 신청자)들은 계약 포기에 따른 불이익이 훨씬 커졌다”며 “건설사가 이런 약점을 악용해 일반분양을 어설프게 하고 잘못이 있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라는 핑계를 대며 대충 넘어가는 일이 앞으로는 사라지길 기대한다고”고 덧붙였다.
 
[길해성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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