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 멀티숍 브랜드 ABC마트의 운영법인 에이비씨마트코리아(이하·ABC마트)가 소비자기만 논란에 휩싸였다. 일본에 본사를 두고 있어 사실상 일본기업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는 ABC마트는 여성화·아동화(키즈화)로 분류된 동일한 제품 중 고가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면서도, 이에 대한 설명 또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신발 제품은 브랜드별로 제각각이긴 하나 아동화는 170~225mm, 여성화는 225~250mm 등의 사이즈가 출시된다. 일부 제품의 경우 아동화와 여성화가 동일한 디자인이 적용된다. 동일한 디자인의 제품에 같은 사이즈라도 아동화와 여성화로 구분돼 모두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주목되는 사실은 사실상 동일한 제품이지만 판매가격은 상이하다는 점이다. 아동화가 여성화보다 저렴하다. ABC마트는 고객이 아동화를 고르더라도 가격이 비싼 같은 사이즈, 같은 디자인의 여성화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비싼 가격에 여성화를 구매하게 된다. 심지어 아동화를 고른 고객에게 임의로 여성화를 판매한 경우도 있었다.
“아동화 샀는데 같은 사이즈·디자인에 가격만 비싼 여성화 구매 유도”
양유진(26·여) 씨는 평소 신발사이즈 220~225mm를 신어 아동화 제품도 자주 구매한다. 양 씨는 지난달 22일 ABC마트 서울 소재 모 매장을 찾았다. ‘나이키 에어포스’ 제품을 보던 중 양 씨는 같은 디자인의 여성화와 키즈화가 나란히 진열돼있는 것을 봤다. 그는 225mm 사이즈의 두 제품을 모두 착용해봤으나 별 차이가 없다고 느꼈다.
해당 제품 아동화는 10만9000원, 여성화는 12만9000원으로 각각 가격이 책정돼 있었다. 양 씨는 2만원 가량 가격이 저렴한 아동화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제품을 구매하고 막 가게를 나서려던 양 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영수증을 보니 여성화로 결제가 돼 있었던 것이다. 양 씨가 즉각 환불을 요청하며 항의했더니 그제서야 직원은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만약 영수증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금전적 손해를 입게 되는 상황이었다.
스카이데일리는 해당 지점을 양 씨와 한 번 더 찾았다. 나란히 진열된 두 제품은 외관상 전혀 차이가 없었지만 아동화의 경우 라벨이 제대로 붙어있지 않았다. 직원에게 직접 225mm 사이즈의 두 제품의 차이를 물었다.
직원은 “디자인은 같은데 키즈라인이라 250mm까지밖에 안 나오고 성인용은 290mm까지 나오는 것 뿐이다”며 “거의 차이는 없지만 225mm 사이즈를 신어도 어쨌든 성인 여성용이고 아동용이다 보니 조금 차이는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직원의 설명을 들은 양 씨는 “같은 디자인이면 더 싼 것을 살 수도 있고 실제로 신어봐도 큰 차이가 없는데 저런식으로 직원이 여성화와 아동화가 전혀 다른 것처럼 말하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비싸더라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여성화를 고를 수밖에 없게 된다”고 토로했다.
배수경(27·여·가명) 씨는 평소 225~230mm 사이즈의 신발을 신는다. 그러나 단 한 번도 ABC매장에서 아동화를 사본 적이 없다. 배 씨는 아동화를 사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동일한 디자인이지만 가격이 저렴한 아동화 제품이 있는지 조차 몰랐다”며 “안내받은 바도 없어 그렇게 구매의 폭이 넓은지 몰랐다”고 말했다.
6년 만에 3배 성장 국내 최대 신발 멀티숍 성과 이면엔 소비자 기만 논란
소비자들의 불만 여론에 대해 ABC마트코리아 본사 측 역시 매장 직원과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본사 측 관계자는 ‘여성화·키즈화 중 더 비싼 여성화를 사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며 “성인 소비자는 성인용 신발이 편할테니 그렇게 추천하는 것 뿐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글로벌 브랜드의 경우 성인용과 동 디자인으로 아동용 제품이 출시돼 외관상 비슷하지만 가격차가 있는 제품이 종종 있다”며 “성인과 유아의 발 형태가 다르기 때문인데 ABC마트 직원들은 소비자가 구매할 제품을 확인시켜 준 후 결제를 진행한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부 이유 안내 방침 등에 관해 직원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ABC마트코리아는 2002년 8월 설립된 신발 도·소매업체다. 2016년 말 기준 모회사인 ABC마트 일본법인이 5050만1028주, 지분율 99.96%를 보유하고 있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ABC마트는 국내 신발 멀티숍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10년 134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13년 3239억원 △2014년 3718억원 △2015년 3977억원 △2016년 4334억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매장 수 또한 2010년 전국 매장 82개에서 △2013년 152개 △2016년 197개 등으로 6년 새 2배 이상 늘어났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에이비씨코리아는 2016년 9월 주식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고 상장 예심을 통과했으나 지난해 3월 이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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