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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명암<798>]-현대라이프생명보험
벼랑 끝 이재원, 보험설계사 상대 ‘갑질해고’ 논란
취임 후 600억대 적자…“경영실패 책임 내부직원에 전가” 분분
김민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03-28 00:06:18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친노동’을 정책 기조로 삼아왔다. 관련 법안들도 연이어 발표했다. 최저시급인상, 근로시간단축 등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권력의 성격 변화에 민감해 온 국내 기업들은 문재인정부의 친노동 정책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기업경영에 정부 정책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감수하는 모습이다. 어느새 대중들도 기업들의 친노동 행보를 당연시 하는 분위기다. 그러다보니 친노동 정책에 어긋난 경영행보를 보이는 기업에 대해서는 과거에 비해 비판의 강도가 특히 더하다. 현대라이프생명보험도 반노동 행위 논란으로 강도 높은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적부진을 벗어날 목적으로 실시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보험설계사를 상대로 갑질을 일삼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대라이프 노조는 경영진의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연일 성토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사안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이곳 수장인 이재원 대표 또한 비판 여론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스카이데일리가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을 둘러싼 각종 잡음과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을 취재했다.

▲ 이재원 현대라이프생명보험 사장의 경영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몇 년째 이어져온 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보험설계사들에게 전가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현대라이프생명(이하·현대라이프)을 이끌고 있는 이재원 대표의 경영 행보를 두고 이런저런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취임 이후 현대라이프의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설계사 등 내부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현대라이프가 수익개선을 위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설계사들에게 이른바 ‘갑(甲)질’로 불릴만한 불공정 행위를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일방적인 점포폐쇄는 물론 희망퇴직 과정에서 부당한 영업 방침을 내걸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강제해고 시켰다는 주장이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불거져 나왔다.
 
‘구원투수’ 수식어 무색…이재원 취임 후 실적 뒷걸음질
 
지난해 1월 현대라이프 CEO에 오른 이재원 대표는 취임 당시만 해도 적자 늪에 빠진 현대라이프를 살려낼 ‘구원투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1972년생으로 처음 CEO를 맡았던 당시 나이가 46세에 불과했던 그는 다양한 금융권 경험을 바탕으로 적자 늪에 빠진 현대라이프를 정상궤도로 올려놓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당시 후보자추천위원회는 이재원 대표에 대해 “과거 15년간 보험·은행·캐피탈사의 CMO, CSO 등을 역임한 금융전문가로서 역량과 경험을 두루 겸비했다”며 “향후 현대라이프생명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적임자로 판단돼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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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변의 기대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곧 시들해졌다. 현대라이프의 실적이 이 대표 취임 이후 오히려 더 악화됐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현대라이프 등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라이프의 당기순손실은 613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 폭이 3배 가까이 확대됐다.
 
▲ 자료: 현대라이프생명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희망퇴직으로 인한 퇴직급여 증가를 제외하면 비슷한 수준이라는 게 현대라이프의 설명이다. 그러나 수익구조상 현대차그룹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커 향후 실적 개선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현대라이프의 지난해 3분기 기준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1조17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98.32%에 달하는 1조1570억원이 그룹계열사 물량이다.
 
현대라이프의 계열사 의존도는 타사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수준이었다. 삼성생명은 전체 17조1882억원 중 계열사 물량이 10조2551억원(59.66%), 롯데손해보험은 1조9858억원 중 7989억원(40.23%)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보험사에 대한 신뢰도과 직결되는 건전성 지수도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현대라이프의 RBC(지급여력비율)은 148%다. 2015년 190%, 2016년 160% 등에 비해 하락한 수치다. 금융당국 권고치는 150%다. 지난해 12월 현대라이프는 건전성 개선을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확충에 나서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오는 2021년 도입될 예정인 국제회계기준 IFRS17을 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보험사 건전성 평가 기준인 지급여력비율은 원가 기반이지만 IFRS17은 보험계약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 늘어나는 금액만큼 보험사가 쌓아놔야 하는 충당금도 덩달아 늘어나는 셈이다.
 
구조조정 추진 과정서 갑질 논란…“일방적 수당 삭감·강제해고”
 
이재원 대표는 지속적인 경영실적 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지점폐쇄, 희망퇴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기존 인력에 투입되는 비용부터 축소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복안이었다.
 
현대라이프는 지난해 전체 직원 400여명 중 150여명을 내보냈다. 3년 이상인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근속 연수에 따라 희망퇴직 위로금을 지급했다.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던 지점도 정리해 전국 40여개 정규지점을 7개로 통폐합했다.
 
▲ 지난 2012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된 이후 현대라이프는 줄곧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나마 발생하는 실적 대부분도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보험설계사들이 현대라이프생명 본사 앞에서 지난 14일 개최한 ‘제10차 생존권 투쟁 집회’ 당시 모습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현대라이프가 구조조정 추진과정에서 설계사들에게 이른바 ‘갑질’ 행위를 일삼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방적으로 부당한 영업지침을 만들고 이를 따르지 않으면 강제해고 조치를 취했다는 주장이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
 
지난해 9월 설립된 현대라이프 노조에 따르면 현대라이프는 영업점포를 폐쇄하면서 보험계약 수당을 50%까지 일방적으로 삭감하고 이에 동의하지 않은 설계사는 강제해고(해촉)시키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 결과, 당시 2000여명이었던 설계사는 현재 150여명으로 줄었다.
 
뿐만 아니라 현대라이프는 영업지침을 따르지 않아 강제로 해촉된 직원들에게는 3년에 걸쳐 지급되는 보험 잔여수당(보험 모집 수수료)도 지급하지 않는다고 엄포를 놨다. 통상 보험판매 수당은 보험사가 설계사에게 1~3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데 설계사가 그만두면 남은 수당은 받지 못한다.
 
이동근 전국보험설계사노조 현대라이프지부장은 “사측에서는 단 한명도 강제로 해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그만둘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다”며 “잔여수당도 지급하지 않고 출근하던 지점도 어느날 갑자기 없앴는데 계속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지 않았겠느냐”고 토로했다.
 
설계사들은 천막농성에 돌입한지 102일째인 지난 14일 ‘제10차 생존권 투쟁 집회’를 개최하고 결의문을 발표했다. 현대라이프 노조 관계자는 “현대라이프의 경영실패를 무책임하게 설계사들에게만 떠넘기고 있다”며 “회사와 설계사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성실하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회사와 조합원의 협상이 진전이 없다가 지난달 말부터 시작했다”며 “회사도 노조 측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고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 원만하게 해결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내용은 회사 측에서 검토를 하고 있는 부분이다”며 “조합이 주장하는 강제 해고는 없었고 지점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인력이 줄어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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