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섬유·화학 분야 대표 기업으로 불리는 효성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뉴 효성’의 닻을 올렸다. 새로운 효성의 선장은 조석래 전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 회장이다. 조 회장은 지주사 체제 전환 후 ‘투명경영·독립경영’을 강조하며 존속법인이자 지주회사인 (주)효성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동생인 조현상 사장은 (주)효성의 사내이사로서 역할을 수행한다. 최근 재계 안팎에서는 조현준·현상 형제가 각종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실질적인 사업 활동이 적은 지주회사 등기임원으로만 남아있는 점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내외적으로 위상을 드러내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효성그룹 형제의 난’ 등 각종 구설수로 인한 숨고르기 행보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아 주목된다. 반면 이번 지주회사 전환과 사업 부문 분할을 통해 4곳의 주력 사업 회사의 수장들은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며 대·내외적인 위상이 크게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향후 행보에 대해 서로 상방된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효성그룹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의 행보에 대한 재계 안팎의 반응과 평가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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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주)효성’의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가운데 재계 안팎에서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들의 향후 행보에 대해 엇갈린 평가가 나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주사 전환 이후 효성그룹 오너 3세인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 등은 상대적으로 위축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는 반면 주력 사업 회사를 이끄는 전문경영인들은 활발한 경영 활동을 전개하며 대·내외 위상이 격상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재계 등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지난 1일 지주사 전환을 단행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효성T&C, 효성물산,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등 4곳을 합병해 ‘(주)효성’을 탄생시킨 지 20여년 만의 일이다. 이번 분할을 통해 효성그룹은 그동안 그룹의 중추적 역할을 해 온 ‘(주)효성’을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했다. 기존 ‘(주)효성’은 지주회사로 남게 되고 각 사업 부문을 따로 떼어 내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을 신설했다.
‘형제의 난’ 이후 위축된 조현준·조현상 행보…대·내외 입지 구축 요원
지난해 1월부터 효성그룹을 이끌어온 조현준 회장은 이번 지주사 전환을 통해 본격적인 ‘뉴 효성’의 시작을 알렸다. 지주사인 (주)효성은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및 브랜드 가치 제고 등에 집중하며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효성의 대표이사만을 맡아 경영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을 맡는다.
그런데 최근 재계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지주회사 대표이사로만 머무르고 있는 데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는 반응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적인 사업 활동이 적은 지주회사 대표이사에만 머물러 있기에는 아직까지 그룹 수장으로서 대·내외적인 위상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효성그룹 안팎에서는 조 회장이 해외 시장 점유율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점을 이유로 일선 사업 회사의 대표이사를 겸직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예측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조 회장은 지난 2016년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현지 인프라 및 신규 투자 사업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베트남 남부에 12억달러 규모의 PP(폴리프로필렌 수지) 생산 공장, LPG(액화석유가스) 저장소, LPG 및 석유화학제품 부두 프로젝트 투자 등을 추진했다.
조 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던 사업 활동에서 다소 거리를 둔 데 대해 효성그룹 안팎에서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구설수를 잠재우기 위한 숨고르기 행보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효성그룹 형제의 난’의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 이미지 실추 등 사업에 차질을 빚을 만한 요인들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조 회장과 동생인 조현문 전 효성 중공업PG(부문) 사장의 갈등은 최고조로 향하고 있는 분위기다. 조 전 사장은 지난 2014년 7월부터 조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고소·고발을 이어왔다. 결국 지난달 31일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의 첫 공판이 열리며 법정공방이 본격화 됐다.
조 회장은 지난 2013년 외국인 투자 유치 등 경영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홍콩계 투자목적회사인 스타디움과 맺은 계약대로 풋옵션을 행사했다. 이에 주식 재매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GE에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에 나섰고 그 결과 회사에 179억원 상당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동생인 조현상 사장 역시 효성 사내이사로서 역할만을 수행할 것이라는 시각이 주를 이룬다. 형들 사이에 다툼이긴 하지만 그룹 경영권에 대한 논란도 있어 조 사장 역시 쉽사리 일선 회사로 진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해석이다.
조 사장은 효성그룹 전략본부장과 산업자재PG장, 화학PG CMO(마케팅총괄경영자) 등을 겸직하고 있으며 탄소섬유, 수입차 등 사업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 조 사장의 일선 사업회사 대표이사행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배경이다. 특히 이번 지주사 전환을 통해 조 회장과 조 사장이 각기 다른 사업을 담당한 후 계열사를 분리해 경영권을 승계할 것이라는 관측도 대두된 상황이었다.
효성그룹 중추적 역할 맡은 전문경영인 4인…향후 대·내외 위상 격상 ‘장밋빛미래’ 관측
오너 일가와 달리 주력 사업 회사 4곳의 수장을 맡게 된 전문경영인들에 대해서는 사뭇 다른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활발한 경영 활동을 통해 대·내외적 위상이 상대적으로 격상될 것이라는 ‘장밋빛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효성그룹 등에 따르면 지주사 전환 이후 사업회사 4곳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된다. 4명의 신임 대표이사들은 자신들의 역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했다. 효성티엔씨는 김용섭 대표이사(전무)가 맡게 됐다.
지난 1985년 효성에 입사한 김 대표는 효성 중앙연구소 신소재연구팀 , 효성 스판덱스PU 구미공장 공장장, 효성 스판덱스PU장 등을 역임한 섬유·스판덱스 전문가로 평가된다. 김 대표는 글로벌 시장 1위 스판덱스를 기반으로 효성티앤씨를 섬유소재사업 리딩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황정모 대표이사(부사장)는 효성첨단소재를 이끈다. 황 대표는 효성 베트남법인 타이어보강재담당, 효성 산업자재PG 타이어보강재PU 등을 지낸 타이어코드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황 대표는 타이어코드를 비롯한 타이어보강재, 카매트, 자동차 시트벨트용 원사, 에어백 원단 사업을 강화시킨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라미드·탄소섬유 등 신소재 사업을 육성해 효성의 신성장동력으로 키워낸다는 포부도 밝혔다.
효성중공업은 문섭철 대표이사(부사장)가 수장을 맡았다. 문 대표는 효성 중공업PG 전력PU, 효성 중공업PG 전력PU장 등을 역임했으며 초고압 변압기 영업·생산 부문을 총괄했다. 스태콤 등 신규사업 시장 확대를 주도한 인사로 평가받아 왔다. 문 대표는 전력기기, 산업설비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IT 기반 신사업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주택·재개발 등 건설분야의 전문성을 확립해 나갈 예정이다. 종합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게 문 대표의 포부다.
효성화학은 화학부분 전문가로 꼽히는 박준형 대표이사(사장)가 수장을 맡는다. 박 대표는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했으며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대표이사, 대림코퍼레이션 대표이사, 효성 화학PG장 등을 역임한 이력을 지녔다. 그는 효성그룹의 미래먹거리를 담당할 효성화학을 PP/DH, TPA, 필름 등 화학소재 전문 기업으로 발돋움 시킨다는 계획이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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