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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보수의 위기와 자유한국당(中-전문가 진단)
흔들리는 보수의 가치…자기 정치 바쁜 자유한국당
“민심 외면에도 제 살길만 급급…통째 뒤엎는 대대적 물갈이 시급”
이한빛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8-10-29 00:16:00
▲ 자유한국당은 19대 대선 패배 이후 6.13 지방선거까지 대패하면서 당의 위세가 크게 줄어들었다. 지지율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의 위기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위기의 배경에는 보수 지지층의 신뢰하락이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사진은 자유한국당 당사 전경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진강 부장|이한빛·배태용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보수정당의 추락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보수의 중요한 가치였던 ‘법질서’가 훼손된데 이어 안보와 경제 등 보수가 강점을 보이던 분야에서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지지층의 외면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당 쇄신에 주력하기 보단 오히려 기득권 확보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 지지층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보수정당다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목표와 대안을 제시해 지지자들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등 돌린 민심 못 잡는 자유한국당…“자기 정화 없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어”
 
지난 50여 년 동안 보수정당은 집권당과 원내 1당을 도맡으며 꾸준한 지지를 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보수의 이미지는 추락하고 지지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결국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변경했고 유승민 의원 등 일부 혁신파 의원들은 바른미래당으로 옮기며 중도성향을 내세웠다. 위상이 크게 실추된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13% 전후의 지지율에 머무르고 있어 우리나라 대표 보수정당이라는 이미지 마저 무색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곽진영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자유한국당이 변화한 보수의 가치를 따라가지 못한 점이 지금의 보수정당의 몰락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곽 교수는 “정당이 표방하는 비전이 지지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에도 보수정당들은 어떠한 목표의식 없이 쇄신과 새 얼굴을 통한 인물 정치를 강조하고 있는 실정이다”며 “자유한국당은 특정한 모토를 반복적으로 내세우기만 한다”고 지적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한국 보수정치가 자기정화 없이 과거에만 머물러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채장수 경북대 교수는 “현실 속에서 계속 자기 개혁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자유한국당은 현실을 극복하지 않고 무마하다 보니 정당으로서의 믿음을 상실했다”며 “대중은 변화하는데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대중들의 외면을 받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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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자유한국당의 뿌리격인 역대 보수정당들은 여러 차례 크고 작은 위기를 맞았다. 1980년대는 민주화 요구에 직면했고 1990년대는 군부잔재 청산과 정권교체 열기로 인해 집권당의 지위를 잃기도 했다. 그럴 때 마다 보수정당들은 인적쇄신과 혁신이라는 승부수를 꺼내들며 지지자들의 이탈을 막아왔다.
 
특히 인적쇄신은 보수정당의 체질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노태우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에 맞서 3당 합당을 추진해 차기 대권주자인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와 힘을 합쳤고, 문민정부 당시 민자당과 신한국당은 소위 386세대로 불리는 젊은 정치인들을 대거 영입하며 당의 기틀을 다시 세웠다.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시절에는 주로 혁신 방안을 내세웠다. 한나라당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소추 이후 천막당사를 세워 지지층의 반발을 막았고, 새누리당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통해 나름의 자정활동을 수행하며 정권 재창출에 기여했다.
 
기득권 유지 급급하면 보수 재건 불가능…“자유한국당 대대적 물갈이 시급”
 
자유한국당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혁신’을 내세우긴 했지만 이 마저도 국민적 지지를 못 얻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전원책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 등 보수 성향의 인사를 영입했지만 새로운 얼굴이 없고 당의 기조 역시 큰 변화가 없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가 살아나려면 원인에 대한 성찰과 충분한 반성이 이뤄져야 신뢰가 형성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런 모습이 없어 국민들이 의문을 품고 있다”며 “책임 없이 통합만 외치고 책임을 져야할 사람들을 다시 불러들이려고 하는데 이런 상황이라면 자유한국당은 더 어려워 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유한국당의 비대위 체제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비대위가 혁신을 외쳤지만 정작 제대로 된 쇄신이 이뤄지지 않았고 홍준표 전 대표 역시 인적 쇄신을 빌미로 자기 사람 심기에 급급했다”며 “지금 흘러가는 분위기로는 참신한 인물이 등장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은 자유한국당의 혁신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해결과 더불어 대안이 될 수 있도록 확실한 정책 목표를 제대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성태 원내대표, 김병준 비대위원장, 전원책 조강특위 위원 [사진=스카이데일리 DB, 자유한국당]
 
전문가들은 보수 재건을 외치기 전에 위기의 원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보수정당이 내세우는 통합이나 쇄신은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한 만큼 30%에 달하는 보수 지지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는 근본적인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채장수 경북대 교수는 “보수정당의 재건을 외친다면 먼저 어떤 이념을 내세우고 어떻게 조직·인적구성을 세울지 등이 담긴 있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청사진 대신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이전투구에 집중해 있어 대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봉규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보수정당은 그동안 기본적 방향이나 이념을 제대로 설정하지 않고 출세와 권력만 추구해왔다”며 “지금도 보수라는 가치가 빠진 채 혁신만 외치고 있는데 전부 물갈이하고 더 넓게 바라봄으로써 보수의 핵심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은 보수 재건이 제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보수 성향의 지지자 30%는 물론 중도성향의 무당파들까지 품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진영 건국대 교수는 “현재 20대들은 원하는 바가 구체적이고 사안에 따라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한다”며 “하지만 지금 정당체계는 20대들에게 적합한 짝이 없는 실정이기 때문에 이들의 문제를 담아낼 수 있도록 전략적인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무조건적인 반대 보단 합리적인 비판을 통한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종훈 평론가는 “현 정부의 경제대책과 안보문제에 대해 비판만 거듭하고 있는데 이제는 다른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대안을 통한 비전이 있어야 보수 재건도 순조롭게 이뤄진다”고 주장했다.
 
채장수 경북대 교수는 “지지층이 원하는 것은 기회의 평등과 불평등한 차별에 대해 포용하는 따뜻한 보수다”며 “다름을 인정하고 정책의 대안을 마련해 진보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빛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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