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시티’는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신도시다. 과거 수영만 매립지였던 곳에 조성된 주거지 중심의 신도시로 조성 이후 부산의 대표 부촌으로 거듭났다. 마천루가 밀집해 있어 화려한 외관을 자랑한다. 한국을 소개하는 영화, 영상 등에 자주 등장할 정도다. 마린시티 개발은 거의 완료된 상태나 유독 한 부지만큼은 미개발로 남아 있다. 마린시티 마지막 노른자위 부지로 불리는 이곳은 과거부터 다양한 목적으로 사업이 추진된 바 있으나 법적 문제와 이해관계 대립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하지만 여전히 사업 추진 가능성은 남아 있다. 특히 최근 한 업체가 토지용도 변경을 추진하면서까지 해당 부지에 고층 건물을 지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를 두고 잡음이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지역주민들이 안전문제 등을 지적하며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기업인 롯데그룹이 대리인을 내세워 사업을 추진한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와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부산 마린시티 미개발 부지 개발을 둘러싼 각종 잡음과 이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반응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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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표 부촌’에서 이제는 명실공이 ‘한국의 대표 부촌’으로 거듭난 해운대 ‘마린시티’ 내에서 고층아파트 건립을 두고 각종 잡음이 일고 있다. 해당 부지는 용도규제 등으로 인해 고층아파트가 지어질 수 없는 곳이지만 최근 한 건설사가 용도변경을 통해 고층아파트 건립을 추진하자 인근 주민들이 안전위협을 이유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해당 부지에 고층아파트가 지어지면 인근에 위치한 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사고와 일조권 침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대기업인 롯데그룹이 비판 여론을 의식해 대리인을 내세워 사업을 추진한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사업 자체에 문제가 많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마린시티 내 마지막 미개발부지 고층아파트 건립 두고 주민들 집단반발
논란의 중심지는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1406-7번지 일원이다. 이곳은 부산 마린시티의 마지막 미개발지로 그동안 많은 관심을 받아왔던 곳이다. 매립 당시부터 지구단위계획상 상업 용지로 지정돼 근린생활시설, 의료시설, 숙박시설, 판매시설 등의 용도의 건물만이 들어설 수 있는 곳이다.
과거 한화그룹이 갤러리아 백화점 건립을 추진하며 사업승인까지 받았지만 사업성이 낮다고 보고 사업 중단 후 부지를 매각했다. 당시 해당 부지 매입 주체는 ‘비에스디앤씨’라는 기업이다. 비에스디앤씨는 한화그룹이 가지고 있던 해당 부지 1만8468㎡를 전부 사들였다. 비에스디앤씨의 주력 사업은 주택 및 상가분양사업 등이다.
해당 부지를 구입한 후 비에스디앤씨는 지속적으로 건설사업을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7년 75층 3개 동 규모의 레지던스 호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명회까지 개최한 바 있다. 하지만 사업은 교육환경보호구역상 절대보호구역인 탓에 숙박시설 심의 자체가 진행될 수 없어 결국 무산됐다.
해당 부지는 인근에는 해원초등학교가 자리하고 있다. 초등학교 출입문으로부터 50m 이내는 절대보호구역이라 숙박시설이 들어설 수 없는 곳이다. 비에스디앤씨는 사업 예정지가 학교 인근에 있어 교육 당국의 심의를 사전에 통과해야 했지만 법적인 제약이 뒤따라 사업을 포기했다.
호텔 건립이 무산되자 비에스디앤씨는 77층 1461가구 규모의 콘도사업을 추진했지만 이번엔 법제처에 발목을 잡혔다. 교육당국은 교육환경평가 등에 따라 콘도를 건설할 수 있다고 판단했지만 법제처는 공중위생법상 숙박업은 불가능하다며 제동을 걸었다.
추진하던 사업이 번번이 무산된 비에스디앤씨는 결국 용도변경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해당 부지의 용도를 변경해 법적인 제약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부산시 해운대구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소유자가 용도변경을 신청해 심사 중에 있으며 워낙 많은 기관들이 연관돼 있어 정확한 진행사항을 알기는 어렵다”며 “용도변경 승인이 난 후에도 어떤 건축물이 지어질지는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고층아파트 건립 소문에 주민들 집단반발…사업주체 두고 롯데그룹 대리인 의혹
최근 이곳 부지의 용도변경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는 고층아파트 건립 가능성이 높다며 반발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인근에 초등학교가 위치해 안전위협 가능성이 높은데다 일조권 침해도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비에스디앤씨 측이 1000여㎡ 규모의 부지를 공공시설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반대 여론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인근 주민 이동학(36·남·가명) 씨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는데 대부분의 주민들이 개발 반대의견을 표하고 있다”며 “이미 한번 허가를 내준 학교 옆 자이 건설현장에서 안전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심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미개발부지 옆엔 학교와 학원가 등이 밀집해 있기 때문에 공사가 진행되면 학생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안전이 위협받게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이은영(34·여·가명) 씨도 “학생들이 뛰어노는 운동장에서 못·나사·볼트 등 건축 부자재가 수시로 발견된다”며 “얼마 전엔 공사장의 콘크리트 반죽이 학교로 떨어진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미개발 부지에서 진행되는 공사도 마찬가지 결과를 낳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를 불러일으킨 이번 사업과 관련해 일각에서는 대기업인 롯데그룹이 대리인을 내세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와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부산 내에서 대규모 사업을 벌이다 지역민들의 반발을 산 경험이 많은 롯데그룹이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일부러 대리인을 세운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해당 부지에 65층 4개동 996세대 규모의 롯데캐슬 아파트가 지어질 것이라는 구체적인 사업 내용이 인근 주민들과 부산지역 부동산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롯데그룹이 비에스디앤씨가 해당 부지를 매입하기 위해 돈을 빌리는 과정에서 롯데건설이 연대보증을 섰다는 사실은 이러한 주장에 신빙성을 더했다.
비에스디앤씨에 돈을 빌려 준 주체는 ‘기은센아이비제십오차’라는 유동화전문유한회사(SPC)다. 유동화전문회사는 채권이나 토지 등 자산을 기초로 증권을 발행해 이를 판매하는 특수 목적을 가진 회사를 말한다. 기은센아이비제십오차는 지난해 말 비에스디앤씨에 1390억원의 대출을 포함에 수차례 대규모 대출을 진행했다.
비에스디앤씨의 관계기업인 백송종합건설이 수차례 롯데건설의 아파트를 지은 경력이 있다는 점도 롯데그룹이 대리인을 내세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의혹에 무게감을 실고 있다. 비에스디앤씨의 설립 시점 또한 마찬가지다. 비에스디앤씨는 지난 2016년 10월에 설립됐다. 마린시티 부지를 산 시점과 동일하다.
실적이 없는 회사에 롯데건설이 보증을 제공한 점과 부지 구입 시점에 발맞춰 회사가 설립된 점 등에 비춰볼 때 비에스디앤씨가 롯데건설의 대리인, 반대로 롯데건설이 해당 부지를 차명으로 소유·개발하는 것 아니냐는 게 주민들과 건설업계의 공통된 반응이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롯데가 고층 아파트 건설을 추진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그곳은 마린시티에서 비교적 안쪽이 자리하기 때문에 아파트를 지어 수요를 얻기 위해선 고층 아파트 건설이 필수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다보면 안전문제 등이 지적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데 여러 정황에 비춰봤을 때 롯데건설이 사전에 이를 염두하고 이미지 타격을 우려해 대리인을 내세웠다는 주장은 상당히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일련의 논란에 대해 롯데건설 측은 “해당 부지 건설 사업엔 롯데건설이 시공만 맡아 진행하는 상황이라 정확한 내용을 설명하기 힘들다”며 “시행사가 사업을 주관하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시행사 쪽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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