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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그룹 내 건설계열사인 SK건설은 지난해 5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지난해 9월 SK건설의 경영을 맡았던 최창원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그 자리에는 현재 최태원 회장을 대신해 그룹 경영을 이끌고 있는 김창근 의장이 사내이사로 투입돼 사실상 경영을 맡고 있다. 그러나 SK건설의 상황은 올해도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어 “오너 일가가 벌인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이 나섰지만 이 마저도 녹록치 않아 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SK건설 본사 ⓒ스카이데일리
오너 일가 최창원 부회장, 4930억 손실 낸 후 돌연 사임
SK그룹 오너 일가인 최창원 부회장이 SK건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부터 보인 일련의 행보가 최근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최 부회장은 현재 수감 중인 SK그룹 총수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이자 SK그룹 2대 경영인인 고 최종건 회장의 아들이다.
재계와 금융감독원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SK건설은 지난해 매출액 7조5053억원을 기록하고도 영업손실 4906억원, 당기순손실 4930억원 등의 적자를 냈다. 전년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한 점을 감안했을 때, 지난해 손실은 비용 절감에 실패한 결과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지난 2008~2010년 중동 플랜트 공사를 따 내기 위해 저가 수주를 단행했는데, 수주영향이 대략 2~3년 후에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SK건설의 실적 부진 또한 과거 중동지역 플랜트공사 저가 수주에 따른 여파로 해석된다”고 진단했다.
▲ ⓒ스카이데일리
지난해 SK건설의 대규모 적자는 작년 초부터 전문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예견된 가운데 예상은 얼마 안가 현실로 반영됐다. SK건설이 지난해 1분기부터 꾸준히 적자 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SK건설의 분기별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추이를 보면 △1분기 영업손실 2438억원, 당기순손실 1767억원 △2분기 영업손실 180억원, 당기순손실 321억원 △3분기 영업손실 530억원, 당기순손실 767억원 △4분기 영업손실 1758억원, 당기순손실 2075억원 등이었다.
‘적자 행보’를 지속하던 지난해 9월에는 급기야 SK건설의 경영을 이끌던 최창원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SK건설측은 최 부회장이 물러난 이유에 대해 “기업의 체질 개선과 분위기 쇄신”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사실상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다수였다.
그 후 최 부회장은 SK건설 재무구조 개선에 일조한다는 명목으로 본인 소유의 SK건설 주식 132만5000주를 회사에 무상증여했다. 최 부회장이 증여한 주식의 당시 시세는 약 5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로 인해 ‘최 부회장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라는 주장에는 더욱 무게감이 실렸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도표=최은숙>
건설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최 부회장의 주식 무상증여 소식이 전해진 후 증권가와 업계에서는 최 부회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뒤따랐다.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으로 사재를 털어 기업 정상화에 일조한 데다 앞서 꾸준히 제기돼 온 SK그룹의 계열분리설을 일부 종식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최 부회장이 본인 소유의 SK건설 지분율을 낮춤과 동시에 SK건설의 신임이사로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김창근 의장을 임명하자 SK그룹의 계열분리설이 일정부분 사그라들기도 했다.
게다가 최창원 부회장은 사촌형인 최태원 회장의 공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남몰래 계열분리를 단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이유로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바 있어 최 부회장의 주식 무상증여는 그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구축에도 기여했다.
고액연봉 및 비난 회피용 꼼수 증여에 연이은 논란 ‘눈총’
▲ 최창원 부회장은 실적 악화가 발생한 시기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퇴직금과 연봉 등의 명목으로 무려 61억4700만원을 챙겼다. 사진은 최창원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SK케미칼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최근 최 부회장이 SK건설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부터 보인 행보가 논란이 되면서, 이에 대한 비난 여론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 및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우선 최 부회장은 지난해 연봉과 퇴직금 명목으로 회사로부터 고액을 받아 챙겼다. 지난해 SK건설은 최 부회장에게 무려 61억4700만원을 지급했다. 세부적으로는 급여 8억1700만원, 기타소득 1억8000만원, 퇴직금 51억5000만원 등이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람이 일반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퇴직금을 받아 챙긴 것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상당하다”며 “심지어 일각에서는 ‘경영 책임이 아니라 오너 주머니 사익 챙겨주려는 명분 쌓기 아니었냐’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고 귀띔했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최 부회장은 주식 증여 직후 본인이 개인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SK케미칼을 통해 다시 SK건설 유상증자 주식을 다시 사들인 사실이 드러났다. 이 때문에 “겉으로는 무상증여를 내세운 후 뒤로는 계열사를 앞세워 지배력을 공고히 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이른바 ‘비난 회피용 꼼수 증여’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유상증자 자체를 최 부회장이 주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도 나왔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최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말 기준 SK케미칼의 지분 10.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올해 6월 말까지도 상황은 같았다. 이런 SK케미칼은 지난해 최 부회장이 SK건설을 증여한 직후 실시된 SK건설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덕분에 SK케미칼의 SK건설 지분율은 기존 25.42%에서 28.25%로 늘었다. 최 부회장 또한 다시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율이 소폭 늘었다.
이에 대해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최 부회장의 SK건설 주식 무상증여 후 SK그룹 계열분리설이 다소 사그라들었고, 덕분에 최 부회장이 사촌형의 부재를 틈타 계열분리를 추진하려 한다는 이른바 ‘도덕성 논란’도 잠잠해 졌다”며 “또 올해 초 불거진 고액 연봉 논란도 일정부분 희석됐다. 최 부회장은 주식 무상증여로 세 마리의 토끼를 잡은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후 이어진 일련의 행보로 보면 보유 지분율이 기존에 비해 소폭 늘었다는 이유로 계열분리설이 다시 대두되는 동시에 최 부회장을 향한 미심쩍은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고 말했다.
SK건설 구원투수 김창근 의장 취임 후도 오히려 ‘부채비율 상승’
▲ 최창원 부회장(사진 왼쪽)이 SK건설의 위기를 뒤로한 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후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말 기준 SK건설의 부채비율은 오히려 더 늘었고, 실적 또한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어 “오너 일가 흠집 감추기용 졸속 인사 아니냐”는 구설수마저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창원 부회장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SK건설 실적 반등을 위해 구원투수로 등장한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게도 불똥이 튀고 있다. 김 의장이 SK건설 경영 일선에 등장했지만 여전히 SK건설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어 ‘오너 일가 흠집 감추기용 졸속 인사’라는 비난마저 제기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SK건설의 부채비율은 326.22%에 달했다. 최 부회장이 9월 초 물러나고 곧바로 김 의장이 이사로 임명된 점을 감안했을 때, 지난해 재무상태에 대한 책임은 최 부회장이 자초한 것과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올해 상반기 SK건설의 부채비율은 343.03%로 오히려 지난해 말에 비해 증가했다. 재무상황이 더 악화된 셈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김 의장이 SK건설 이사로 취임한 게 지난해임을 감안했을 때, 올 상반기의 부채비율 증가는 김 의장의 책임 소재까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로 인해 업계와 소액투자자들 사이에서는 SK그룹이 SK건설의 구원투수로 김 의장을 선택한 것 자체가 잘못된 선택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며 “심지어 일각에서는 ‘오너 일가의 책임을 덮기 급급해 제대로 된 절차 없이 졸속 인사를 단행했다’는 등의 얘기도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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