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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억 모자 산 ‘불가능 없다’ 변명 옹색
스카이데일리 칼럼
김신 기자페이지 + 입력 2014-11-24 00:03:26
지난 17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하림·김홍국·나폴레옹 모자 등의 단어가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랭크되는 일이 있었다. 하림과 김홍국, 이 두 단어의 연관성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지만 나폴레옹 모자는 다소 뜬금없어 보인다는 게 당시 여론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이들 세 단어가 검색어 순위에 올라온 것에 대해 ‘그제서야 알게 됐다’는 여론이 일었다.
 
당시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의 한 경매회사가 주최한 경매에서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상징과도 같은 쌍각 모자가 188만4000유로(약 25억8000만원)의 거액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다름 아닌 한국인이었다. 무려 26억원에 가까운 금액에 모자를 산 인물에 대해서 경매소 측은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몇 시간 후 낙찰자의 신원은 하림그룹의 창업주 김홍국 회장의 대리인인 이태균 씨로 밝혀졌다. 이 씨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상사 대신 왔다. 상사가 이 모자를 사 오길 원했다”며 “나폴레옹 모자는 사람을 끌어 모으는 힘이 있다. 한국에선 선구자인 하림 역시 이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김홍국 회장이 나폴레옹 모자를 26억원이나 주고 구매했다는 사실에 국민들의 이목이 쏠리면서 연관 검색어들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소식을 접한 국민들 중 대다수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고, 모자 하나에 수십억원이나 주고 산 김 회장에게 대한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특히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는 “서민들은 평생 만져 볼 수도 없는 돈을 모자 구매에 썼다는 사실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회의감 어린 여론이 적지 않았다.
 
부정적 여론이 일자 하림측은 “회사와는 별개로 김 회장이 개인적으로 참여한 것”이라면서 “사실 여부와 절차 등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홍국 회장은 평소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의 ‘불가능은 없다’는 도전정신을 높이 샀다”며 김 회장을 두둔하는 듯한 대답들을 남겼다.
 
김홍국 회장 또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적부터 나폴레옹을 좋아했다”며 “그의 도전정신을 직접 느끼는 감동을 나누고 싶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구매를 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반인에게도 모자를 공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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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전히 대중들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난여론을 의식한 형식적인 답변”이라며 부정적 시각을 쉽사리 거두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냉랭한 반응 또한 계속되고 있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하림그룹의 주력계열사이자 지금의 하림그룹을 일군 모태가 된 ‘하림’의 최근 실적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누적 영업손실액 70억원, 당기순손실액 54억원 등을 각각 기록했다. 이 때문에 최근 코스닥상장기업인 하림의 소액주주 사이에서는 불안감을 드러내는 여론도 상당수다.
 
더욱이 하림은 김홍국 회장에서 아들인 김준영 씨로의 경영 승계 과정에서 ‘꼼수’를 부렸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와 비난 여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심지어 증권가에서는 “하림그룹 오너 일가의 도덕성 검증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 정도다. 업계에서는 계속된 기업 이미지 추락이 자칫 대중들의 불매운동으로 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어린 시절 키우던 몇 마리의 병아리로 지금의 하림그룹을 일군 김홍국 회장은 ‘우리나라 축산업계의 신화’로 까지 불리는 인물이다. 물론 지금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김 회장의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고, 이를 통해 부를 축적한 것은 높이 살만 하다. 돈을 쓰는 것 또한 김 회장의 자유다.
 
그러나 김 회장은 빈부격차가 OECD 최고 수준에 달해 내수마저 얼어붙은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정서상 26억원 짜리 모자 구매는 쉽사리 이해받기 힘든 행동일 것이라는 점을 먼저 고려했어야 했다. 더욱이 주변의 비난과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개인적인 욕심을 챙겨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부을 필요는 없었다. 지금 많은 국민들 가슴에는 ‘나폴레옹의 불가능은 없다는 정신이 변질되고 왜곡됐다’는 응어리가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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