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0º
습도 65%
수원 32º
습도 70%
강릉 31º
습도 60%
)
지방 건설경기 침체가 악화되자 정부가 ‘세컨드홈’ 제도 확대 등 부양책을 내놨다. 하지만 인구감소지역 중심의 세제 혜택과 LH 매입 확대만으로는 미분양 해소와 지방 수요 창출에 한계가 뚜렷하다. 광역시 배제, 공실 우려, 재정 부담 등이 문제로 떠오르며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지방 중심 건설투자 보강방안’을 발표하며 지방 부동산 활성화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핵심은 세컨드홈 제도를 확대하는 것이다. 서울에 집 한 채를 보유한 사람이 강릉·속초·익산·경주·통영 등 인구감소지역과 관심지역에서 추가 주택을 매입하더라도 1주택자로 간주해 세제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지난해 도입 당시에는 공시가격 4억 원 이하 주택만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9억 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시세로 환산하면 약 12억 원 수준으로 사실상 인구감소지역 내 대부분 주택이 포함된다.
적용 지역도 크게 넓어졌다. 기존 인구감소지역 84곳에 더해 강원 강릉·동해·속초·인제, 전북 익산, 경북 경주·김천, 경남 사천·통영 등 9곳의 인구감소관심지역이 추가됐다. 정부는 지역 거점 성격이 강한 도시까지 포함해 지방 주택 시장의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투기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주택 공급 측면에서도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지방 미분양 아파트 매입 물량을 기존 3000가구에서 8000가구로 늘리기로 했다. 준공 후 미분양 해소를 통해 건설사들의 자금난을 완화하겠다는 계산이다.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 기준도 완화해 지자체의 인프라 투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대책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우선 광역시가 혜택 대상에서 제외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대구와 부산은 각각 3800여 가구, 2600여 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이 발생하며 심각한 부진을 겪고 있지만 광역시라는 이유로 특례 지역에서 빠졌다.
또한 세컨드홈 자체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뒤따른다. 인구가 줄어드는 지역에 외지인이 집을 사더라도 실제 거주보다는 별장이나 투자 성격이 강할 수밖에 없어 공실 위험이 크다. 현지 수요를 늘릴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주택은 단순한 자산이 아니라 일자리, 교육, 생활 인프라와 연결된 문제”라며 “지역 여건을 개선하지 않고 세제 혜택만 제공하는 방식으로는 인구 유출을 막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재정 부담도 걸림돌이다. SOC 예타 기준 완화는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수 있지만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와 함께 과잉 투자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축소사회로 접어드는 시점에서 확장지향적 투자를 늘리는 것은 단기 효과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정부는 건설업계의 요청에 부응한 종합적 대책이라고 설명하지만 현지 수요 확대 없이 외지인 매입과 공공 매입에 의존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 특히 서울로의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지방에서 양질의 일자리와 생활 기반을 제공하지 않는 한 이번 대책도 땜질 처방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