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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5일 대법원 청사에서 진행한 현장 국정감사에서 대법원 전자기록 접근 로그 공개와 현장검증 실시 여부를 놓고 여야 간 충돌이 본격화됐다. 쟁점은 판결 과정 검증 필요성과 사법부 독립의 경계였다.
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판결 과정에 대한 투명성 확보를 주장했고 여당은 국회의 재판 개입이라고 반박했다. 현장검증은 대법원 측과의 사전 협의 불발로 결국 실시되지 못했다.
이날 국감은 오전 10시부터 대법원 청사에서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3월 26일 상고심 접수부터 5월 1일 선고까지의 전자기록 열람 이력과 사건기록 접근 방식 등을 확인하겠다며 현장검증을 요구했다.
특히 전원합의체가 단기간에 파기환송 판결을 내린 과정에서 어떤 경로로 사건기록이 검토됐는지를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법원과의 실무 협의가 결렬되면서 현장검증은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시도가 명백한 사법부 독립 침해라고 맞섰다. 여당 의원들은 “재판 기록 접근 여부를 입법부가 확인하는 것은 사법부를 압박하는 것”이라며 보이콧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회의는 공방이 이어지며 여러 차례 정회됐다. 야당은 “국민적 의혹 해소를 위해 불가피한 절차”라고 주장했고 여당은 “사법부의 권한을 침해하는 전례가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조희대 대법원장은 현장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앞서 13일 열린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조 대법원장은 개회와 마무리 인사만 남기고 이석한 바 있다. 15일 현장 국감에는 법원행정처가 대응에 나섰고 천대엽 법원행정처장과 위원들 사이에 검증 절차와 범위를 둘러싼 협의가 이어졌으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민주당은 전자기록 열람 이력 공개 요구의 근거로 판결 과정의 투명성을 강조했다. 이 사건은 대법원이 5월 1일 전원합의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뒤 제기된 대선 개입 의혹과 맞물려 있다.
당시 사건 처리 속도와 기록 검토 절차를 둘러싼 의문이 확산하면서 국회와 법원 간 자료 제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사건 당사자가 아닌 이상 대법원도 감사 대상에서 배제할 근거가 없다”며 자료 제출을 재차 요구했다.
반면 여당은 국정감사가 재판 절차를 직접 들여다보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특히 현장검증은 단순한 자료 제출 요구와 달리 재판 진행 과정에 사실상 관여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이번 시도가 향후 사법 행정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법사위는 전자기록 공개 범위와 검증 방식, 감사권의 한계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다. 법원행정처는 “사건 당사자의 권리와 직결되는 정보이기 때문에 법적·제도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여야의 입장 차가 뚜렷한 만큼 현장검증 재추진 여부와 자료 공개 범위를 둘러싼 공방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법원 전자기록 공개 문제는 향후 법사위 국감의 핵심 쟁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야당은 국민적 의혹 해소를, 여당은 사법부 독립 수호를 각각 내세우고 있어 논의는 당분간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현장검증이 무산된 이번 충돌은 사법부와 입법부 권한 경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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