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공시가 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한국거래소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 지원에 속도를 낸다. 9월 전국 설명회를 열어 기업가치 제고 계획 수립을 지원하고, 11월부터는 증권사 HTS와 MTS에 저PBR 기업 표시 기능을 도입해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공시기업의 시가총액은 이미 전체 시장의 84.6%를 차지하며 밸류업 프로그램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는 ‘월간 기업가치 제고 현황(2026년 7월)’에서 지난달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새로 공시한 기업은 6개사로, 누적 공시 기업은 총 747개사(코스피 348개사·코스닥 399개사)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신규 공시에 참여한 기업은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엠디바이스 △TS인베스트먼트 △나노씨엠에스 △조일알미늄 △차이커뮤니케이션 등이다. 같은 기간 기존 공시를 보완하는 주기적 공시는 비츠로셀과 한미반도체, 하나금융지주 등 3개사가 제출했다.
공시 기업의 시가총액은 4945조 원으로 전체 시장 시가총액의 84.6%를 차지했다. 특히 코스피 공시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88.4%에 달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가 대형 상장사를 중심으로 시장 전반에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는 앞으로 공시 참여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월별 1~3건 수준에 머물던 예고공시 제출이 7월에는 7건으로 증가한 데다 현재도 예고공시 기업이 6곳에 이르는 만큼 추가 공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거래소는 공시 확산을 위해 9월 전국 6개 지역에서 기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에서는 고배당·저PBR·특례상장 기업 등을 대상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작성 방법과 주요 제도 개선 사항을 안내하고 공시 지원 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저PBR 기업의 기업가치 개선 전략과 투자자 소통 방안을 집중적으로 소개해 상장기업의 밸류업 참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11월부터는 투자자가 저평가 기업을 보다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증권사 HTS(홈트레이딩시스템)와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 저PBR 기업 표시 기능도 도입된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저PBR 기업에는 별도 표식을 부여해 투자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기업들의 자발적인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BPS)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순자산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가치평가 지표다. 일반적으로 PBR이 1배 미만이면 시장에서 기업가치가 순자산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저평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된다. 다만 업종별 자산 구조와 성장성 차이가 있어 PBR만으로 기업가치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공시뿐 아니라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도 중요한 수단으로 꼽힌다. 실제 7월에도 주요 상장사들은 자사주 취득과 소각, 현금배당을 잇달아 결정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나섰다.
지난달에는 신한지주와 KB금융이 각각 70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소각을 결정했고,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자사주 취득에 나섰다. 네이버와 미래에셋증권은 기존에 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했으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을 포함한 90개 상장사는 약 7조4000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주주환원 확대는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7월 말 기준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3162.13으로 지난해 말보다 75.9%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피200 상승률을 모두 웃돌았다. 밸류업 ETF 13종의 순자산총액도 3조4000억 원으로 최초 설정 당시보다 598.5% 증가하며 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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