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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사태’ 지우기 급급해 ‘땜질행장’ 세우나
‘신한사태’ 지우기 급급해 ‘땜질행장’ 세우나
[위기경영 금융업<9>]-신한은행…조용병 내정자, 무검증 논란에 ‘우려감’ 비등
김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5-03-11 00:05:21
지난해 영국의 ’더 뱅커(The Banker)’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금융 브랜드 순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세계 43위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8계단 상승한 것으로 더 뱅커는 신한금융 브랜드 가치를 54억1600만달러로 산정했다. 국내외에서 업계 1위로 평가받고 있는 신한금융은 지난 2010년 9월 이른바 ‘신한사태’로 한동안 홍역을 치르며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긴 적이 있다. ‘신한사태’란 지난 2010년 9월 신한은행이 모회사 인 신한금융지주의 신상훈 전 사장을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며 촉발된 내분 사건을 말한다. 당시 차명계좌 운영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던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측이 금융당국의 조사를 피하기 위해 ‘기획 고소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또 ‘라 전 회장의 체제하에서 지주사의 2인자 자리를 놓고 당시 이백순 전 신한은행 사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힘겨루기가 결국은 이전투구 양상으로 치닫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금융권 일각에서 불거져 나왔다. 하지만 세 사람 모두 고소와 소송에 휘말린 데다 결국에는 모두 직위를 내려놓는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승자 없는 싸움’이라는 비난 여론도 적지 않았다. 이 같은 사태를 격은 신한은행은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신한은행 측은 최근 은행장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신한사태와 무관한 인사를 발탁했다. 신한사태와 비교적 거리가 멀다고 평가되는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신임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된 것이다. 오는 18일에 개최될 정기주주총회의 의결이 남아있지만 업계는 조 사장이 신임행장에 오를 것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 같은 조 신임행장 내정자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신한사태와 무관한 인사 찾기에 급급한 ‘땜질식 인사’라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신임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된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과 그를 둘러싼 잡음을 취재했다.

 ▲ 지난달 24일 신한금융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건강 악화로 퇴진한 서진원 전 행장의 후임으로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조 행장 내정자를 두고 “신한사태와 거리가 있는 참신한 발탁이다”는 시각과 “능력검증에 크게 힘을 쏟지 않은 채 신한사태만을 의식한 인사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는 모양새다. 오는 18일 주주총회를 거치면 조 행장 내정자는 내정자의 꼬리표를 떼고 신한은행장에 취임하게 된다. ⓒ스카이데일리
 
신한사태와 거리가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이 신임행장으로 발탁되면서 신한금융지주 내외에서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신임행장의 능력 검증은 배재한 채 신한사태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실제로 조 사장이 지난 2013년부터 맡아온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실적이 하락해 능력보다는 주변의 시선을 고려한 주장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30년 신한맨’…신한금융 내부에서는 높은 신망
 
지난달 24일 신한금융은 서울 태평로 본점에서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를 열고 건강 악화로 퇴진한 서진원 행장의 빈자리에 조 사장을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그는 오는 18일 개최될 주주총회에서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업계는 조용병 내정자를 두고 ‘깜짝 발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그와 함께 신임 행장 물망에 올랐던 김형진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이성락 신한생명 사장 등이 조용병 내정자보다 더 주목을 받았던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이 내정된 배경에는 신한사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자회사경영발전위원회가 극심한 내분을 촉발시켰던 신한사태에서 한발 비켜난 인물인 조 사장을 신임행장으로 내세움으로써 조직의 안정화를 꾀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 조용병 행장 내정자 [사진=뉴시스]
위성호 사장과 김형진 부사장의 경우 신한사태 당시 사측을 대변하는 구실을 맡아 대표적인 ‘라응찬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며, 이성락 사장의 경우 당시 유일하게 신상훈 전 사장 쪽에 섰던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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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조용병 내정자는 지난 1984년 신한은행에 입사해 30년 넘게 신한금융에 몸담은 그야말로 ‘신한맨’이다. 그는 인사부장, 기획부장, 뉴욕지점장 등을 거쳐 임원으로 승진했다. 임원 승진 이후에는 글로벌·경영지원·리테일 영업추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지난 2013년 1월부터는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수장을 맡고 있다.
 
그를 단독 후보로 추천한 자경위 측은 “조 내정자의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축적된 금융업에 대한 통찰력, 업무 추진력,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 측의 한 임원도 “조 내정자는 드물게 은행 내 요직인 기획부장과 인사부장 등을 거쳐 은행장으로서 필요한 다양한 능력을 십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신한 안팎 “조용병 내정은 신한사태만 의식한 결정” 비판론 제기
 
조 내정자가 차기 신한은행장이 될 것이 확실해지면서 신한금융 안팎에서는 이번 발탁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의 한 관계자는 “신한사태를 과하게 의식한 탓에 능력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행장을 발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조 내정자가 사장으로 있는 신한 BNP자산운용의 수익이 매년 떨어지는 상태다”며 “신한에게 과거의 불협화음을 걷어내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긴 하나 그보다 더 우선시돼야 하는 것은 악화된 은행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만한 역량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내정자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을 맡은 2년 간 실적은 오히려 하락했다”며 “영업이익이 1000억원 안팎인 계열사도 제대로 이끌지 못한 그가 1~2조원대 영업이익을 내는 신한은행을 진두지휘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느낌이 강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13년 1월 조 내정자가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지난 2년간 신한BNP자산운용의 실적은 하향곡선을 그려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과 신한BNP자산운용의 ‘2014 영업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영업수익,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등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의 모든 부문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 17기(2012년 4월~2013년 3월) 약 1011억원이 이르던 영업수익의 경우 조 내정자의 취임 이후 18기(2013년 3월~12월)와 19기(2014년 1월~12월)에는 각각 730억원과 897억원으로 감소했다.
 
물론 결산일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18기의 경우 9개월치 실적만 반영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17기와 19기를 비교하면 영업수익이 감소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17기 각각 422억원과 318억원에서 19기 369억원과 294억원으로 다소 감소했다.
 
 ▲ 자경위의 신임행장후보 단독추천으로 행장선임의 8부 능선을 넘었다고 평가받는 조용병 내정자는 다음 주 예정된 주주총회만 통과하면 신한은행장으로 그 임무를 시작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기정사실화 된 것과 다름없는 ‘조용병 체제’의 신한은행이 경쟁사의 추격을 물리치고 국내 1위 은행의 아성을 지킬지 높은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다. 사진은 조 행장내정자가 사장직을 맡고있는 산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입주한 신한금융투자타워 [사진=박미나기자] ⓒ스카이데일리

신한사태와 거리를 둔 적절한 인사발탁이라는 반응과 조 내정자의 자질이 행장을 맡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이 팽팽히 대립한 가운데 조 내정자가 행장에 오를 것이라는데 양측 모두 의견을 같이했다.
 
자경위가 조 내정자를 단독 신임행장후보로 추천하면서 행장선임의 8부 능선은 이미 넘었다는 것이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만 통과되면 신한은행은 ‘조용병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이 신(新)행장체제 아래서도 업계 선두를 고수할 수 있을지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미 외환은행과의 통합을 통해 몸집을 불린 하나은행을 비롯해 업계 2위인 국민은행도 호시탐탐 선두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은행은 금융지주사의 가장 핵심적인 계열사이기 때문에 은행장의 역할은 금융지주사의 회장만큼 중요한 자리다. 1위 은행이 곧 1위 금융지주라는 등식이 성립되고 있는 만큼 신한은행 내부에서는 조 내정자를 기대 반 걱정 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양새다.
 
한편 조 내정자는 지난달 24일 자경위에서 행장예정자로 내정된 직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서 행장의 와병 중에 신임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돼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저성장·저금리 환경에서 신한은행의 수익력 유지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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