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거리는 녹사평역에서부터 시작해 이태원역과 제일기획을 거쳐 한강진역에 이르는 상권을 말한다. 이태원 상권은 유흥가를 제외하고 크게 나누면 이태원 시장 뒤편 ‘로데오패션거리’와 ‘앤틱가구거리’, 해밀턴호텔 뒤편의 ‘세계음식거리’로 형성돼 있다. 몇 년 전부터 인근의 ‘꼼데가르송길’과 이태원동 ‘경리단길’이 블로그와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대박 상권의 조짐을 보였고, 최근에는 ‘해방촌길’과 ‘우사단길’ 등 각종 거리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이태원거리는 음식점·옷가게·게스트하우스·클럽·가구·펍 등 다양한 업종이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1997년 서울시 첫 관광특구 지정 이후 상권이 확대되고 있는 이태원을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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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원거리는 녹사평역과 이태원역, 한강진역을 가로지르는 거리를 말한다. 이태원거리는 기존에 형성된 로데오패션거리와 앤틱가구거리, 세계음식거리 외에도 경리단길, 우사단길 등 끊임없이 새로운 상권이 생기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값싼 보세옷을 쇼핑할 수 있는 상점들이 생겨나면서 상권이 본격적으로 커졌다. 현재의 이태원 시장 뒤편 ‘로데오패션거리’는 당시 구제거리가 발전한 것이다.
이태원에서 35년 이상 옷가게를 한 운영자는 “미국 컬러와 디자인 옷을 엄청 싸게 파니까 미국인들이 많이 샀다”고 했다. 또 “한국 사람들이나 일본 사람들이 외국 클럽문화에 관심을 갖고 조금씩 방문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서울올림픽 이후에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미군이 아닌 외국인들도 이태원을 찾았다. 외국어 강사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외국인들이 들어오면서 다문화가 형성됐다. 이때부터 이태원은 외국인들의 메카가 됐다. 옷가게 상점 주인은 “그 당시 짝퉁옷, 짝퉁가방도 많이 팔았다”고 했다.
▲ 이태원 시장의 옷가게들은 이태원의 초창기 상권을 만들었다. 최근에는 음식거리가 활성화되면서 옷가게 상권은 상대적으로 침체됐다. 사진은 이태원 시장 내 옷가게와 양복점 ⓒ스카이데일리
이태원에서 20년 이상 옷가게 ‘다코너’를 운영하던 김권영 대표는 얼마 전 아르헨티나 전통요리 ‘엠빠나다’로 업종을 변경했다.
김 대표는 이태원에서 스케이트보드나 비보이를 하는 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스트리트패션이 탄생하는 현장을 목격하고 일조한 사람이다. 그는 “청담동이었으면 절대 이런 음식을 시도하지 못했을 것이다”며 “이태원은 새로운 것에 대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시도했다”고 했다. 그는 경리단길 역시 외국인들이 자기들끼리 먹고 싶은 음식을 같이 모여 만들다가 자연스럽게 생긴 거리라고 했다.
인근에 작은 소품을 판매하는 상인은 “다른 지역보다 로데오패션거리 월세가 싸서 이곳으로 왔다”며 “이곳은 주로 젊은 고객들과 외국인이 찾는다”고 했다.
그러나 로데오패션거리에서만 30여년 간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 상인은 월세가 싸다는 것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다른 상권은 활성화됐다가도 다시 주춤하는데 이태원은 꾸준하며 새로운 곳이 계속 생기고 있어 활성화되는 것은 맞다”며 “월세는 매년 올라 정부에서 이태원 지역을 강남 못지않은 노른자 땅으로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르는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곳은 유흥업소나 대형식당들이고, 기존 옷가게나 소품가게들은 월세가 부담스러워 업종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인사동과 홍대 상권이 점점 돈이 되는 카페나 먹거리 위주로 변한 것처럼 이태원도 초기에는 구경거리가 많았는데 점점 변해가는 것 같아 아쉽다”고 했다.
이태원에 양복점들은 일반 옷가게에 비해 상황이 나았다. 한 옷가게 운영자는 이태원 양복점은 맞춤화·고급화로 특화됐기 때문에 계속 성행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나 양복점 자체만 놓고 보면 계속 성행하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머큐리 양복점’ 사장은 “매출로만 보면 꾸준히 하향세다”라며 “긍정적인 것은 단골이 90%가 넘는 집이기 때문에 꾸준히 수요가 있다”고 했다. 머큐리 양복점의 경우 주 고객층이 외국인에서 내국인으로, 나이 든 사람에서 젊은 층으로 바뀌고 있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이태원은 대체로 옷가게와 음식거리 구역이 확실히 나뉘었는데, 이태원 시장 쪽은 주로 옷가게들이 많다”며 “음식거리 쪽에 옷가게를 내거나 옷가게 쪽에 음식점을 내는 일은 드물다”고 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태원 시장쪽 옷가게들은 월세 200만원 미만, 권리금 1000만원 정도였다.
패션거리·가구거리 등 임대료만 높고 상권 침체…현재는 음식거리가 대세

▲ 이태원 음식거리는 각국 외국인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됐다. 연예인 홍석천 가게가 유명해지면서 활성화됐다. 사진은 유동인구가 많은 이태원 음식거리와 가게들 ⓒ스카이데일리
해밀턴호텔 뒤편의 이태원 음식거리는 낮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았다. 낮부터 노천카페에는 맥주를 즐기는 손님들이 곳곳에 있었다.
이태원 내 상인들은 해밀턴 뒤편에 연예인 홍석천의 음식점이 들어서면서 외국 음식점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입을 모았다. 또 현재 이태원 음식점 상권은 활발하지만 이 외 지역은 임대료만 높고 유동인구가 적다고 했다.
연예인 홍석천이 운영하는 음식점 중 하나인 ‘마이첼시’ 매장 직원은 “이태원에 가게를 연지 6년 됐지만 매출이 떨어진 적은 없다”고 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레뒤플라’의 매장 직원은 “고객 연령대가 다양하지만 20~30대와 외국인이 많다”고 했다. 그러나 주요 고객층이 경리단길과 한강진길로 넘어가면서 사람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했다.
인근에 한 음식점 직원 역시 20대가 주 고객층이었지만 경리단길이 유행하면서 손님이 줄었다고 했다.
이태원 음식거리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음식거리 주변 임대료는 다른 이태원 지역보다 훨씬 비싸다. 10평 기준으로 해도 월 400만원은 줘야한다”며 “권리금과 보증금도 각각 1억3000만원이 넘는다”고 했다.
▲ 이태원 앤틱가구거리는 외국인들의 가구를 내다팔면서 형성됐지만 현재는 수입 앤틱가구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빈티지와 모던 형태의 가구점들도 많이 입점하고 있다. 주로 40~60대 주부들이 주 고객층이라는 것이 이곳 점주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스카이데일리
이태원 앤틱가구거리 역시 장사가 잘 안된다고 했다. 앤틱가구거리는 미군부대가 있던 시절 외국인들이 자국으로 돌아갈 때 가지고 갈 수 없는 가구를 내다팔면서 형성됐다.
1990년대 중상류층 주부들 사이에서 서양 골동가구가 유행하면서 지금은 해외에서 직접 수입한 가구를 파는 곳이 더 많다. 전에는 품목이 앤틱가구로 치중돼 있었으나, 지금은 빈티지나 모던 형식의 가구점도 꾸준히 새로 생기며 변화하고 있다.
올 2월에 생긴 ‘미나요시’는 가구갤러리와 카페를 결합한 형식의 가구점이다. 독특한 형식의 상점으로 젊은 고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이태원 가구거리에서 19년째 앤틱가구를 판매하는 운영자는 “이케아나 한샘에서 중저가 가구들을 많이 내놓으면서 젊은 층은 잘 오지 않는다”며 “주 고객층은 40~60대 아주머니들이고, 젊은 층과 외국인들은 아이쇼핑만 하고 간다”고 했다.
그는 “처음에는 앤틱가구라 하면 신기해하며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새로운 형태의 가구가 많이 생겨 앤틱가구가 많이 식상해졌다”고 앤틱가구거리가 침체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태원 앤틱가구거리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가구거리는 월세는 다른 구역보다 싸지만 주로 매물이 잘 안나온다”며 “월세는 평형에 따라서 달라 최소 50만원에서 최고 200만원 사이고, 보증금과 권리금은 각각 3000만~5000만원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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