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신세계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한 곳인 이마트는 지난 2013~2014년 약 2년여에 걸쳐 장충동 족발촌 일대 땅 매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부동산 등에 따르면 기존 시세 보다 더욱 비싼 값에 매입했는데, 일부는 시세 보다 약 6배 가량 비싼 값에 매입하기도 했다. 그 결과 현재 장충동 족발촌 일대 한 블록의 거의 전부가 이마트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장충동 족발촌 일대 이마트 소유 토지 전경(위) 및 위치도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신세계그룹의 공격적인 땅 매입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명소로 불리는 장충동 족발촌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졌다. ‘족발촌’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도 족발 가게수는 기존의 절반 이하로 대폭 줄었다. 과거 족발 가게가 들어서 있던 곳은 신세계로 소유권이 넘어간 후 텅 빈 공터가 됐다. 그 곳은 현재 신세계건설의 주차장(임시)으로 사용되고 있다.
서민 애환 달래던 장충동 족발촌, 유통재벌 신세계의 공격적 부동산 매입에 ‘들썩’
장충동 일대 거주 주민 및 부동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약 3년여 전인 지난 2012년 장충동 족발촌이 형성돼 있는 장충동1가 62번지 일대가 크게 술렁였다. 주민들과 부동산 등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소속 직원들이 이곳 부동산 소유주들을 직접 만나 매각을 종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측은 기존 시세 보다 훨씬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겠다고 부동산 소유주들을 설득했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과거 신세계 측으로부터 토지 매각 권유를 받았다는 주민 A씨는 스카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하루는 신세계그룹 소속 직원들이 직접 찾아와 ‘기존 시세보다 더 비싸게 매입해 줄 테니 부동산을 팔아 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실 족발촌 일대는 오래전부터 장사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부동산에 큰 관심이 없었고, 가게를 팔거나 하는 등의 부동산 거래도 드물었다”며 “그런데 신세계 측이 높은 가격에 매입하겠다고 나서자마자 가게를 넘기겠다는 사람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고 밝혔다.
이에 인근 부동산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앞서 해당 지역 부동산은 위치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긴 했지만 평균적으로 6000~7000만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신세계 측은 시세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로 시세 보다 더욱 높은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했다고 주민들은 전했다.
신세계에 토지를 매각했다는 한 주민은 ‘평당 1억원’을 제안 받고 그 가격에 부동산을 매각했다고 털어놨다. 기존에 형성돼 있던 시세 보다 약 40~60% 비싸게 판 셈이다.
1년 간 총 여섯번 거래로 한 블록 전부 매입, 시가 6~7천만원 땅이 1~4억까지 거래
▲ 자료:부동산 등기부등본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는 장충동 족발촌 일대 부동산 등기부등본을 토대로 각 필지의 소유주들을 전수 조사했다. 그 결과 신세계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 명의로 2013~2014년 약 2년여에 걸쳐 한 블록을 거의 전부 사들인 사실이 확인됐다. 매입 시점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결론만 봤을 때, 해당 블록의 한 측면을 제외한 전부가 ‘이마트’ 명의로 돼 있었다.
해당 블록은 각각의 필지 별로 토지가 잘게 쪼개져 있어 건물을 올리면 여러 개의 필지를 보유해야 가능했다. 이에 많은 필지수에도 불구하고 막상 부동산 소유주수는 그리 많지 않았다. 덕분에 신세계는 단 여섯번의 거래만으로도 해당 블록 내 ‘대토지’를 보유할 수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각각의 거래 마다 매입가격이 큰 편차를 보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 지역은 1억원에, 그 옆에 ‘B’ 지역은 1억2000만원에 매입하는 식이었다. 이는 신세계의 부동산 매입으로 일대가 들썩인 이유로 꼽혔다. 한 주민은 “심지어 신세계는 무려 평당 4억원에 달하는 돈을 주고 부동산을 매입하기도 했다. 기존 시세의 6배가 넘는 가격이다”고 전했다.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신세계가 해당 블록 내 부동산을 처음 매입한 시점은 2013년 4월이다. 신세계 측은 총 8개 필지의 부동산을 총 32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매입한 부동산 규모는 총 105.8㎡(약 32평)으로, 이를 통해 추산된 평당 매입가는 약 1억원이었다.
그로부터 약 20일 후 신세계는 또 한 차례 부동산을 매입했다. 3개의 필지, 25.1㎡(약 7.6평) 규모의 토지를 8억원에 사들였다. 총 매입 금액을 평당가로 환산했을 때, 평당 약 1억500만원을 주고 산 셈이다.
2013년 6월 신세계는 전례 없던 통 큰 매입을 시도했다. 불과 22.8㎡(약 7평)에 불과한 부동산을 27억원이나 주고 샀다. 평당 약 3억9000만원을 쳐 준 셈이다. 이 대목에서 부동산 관계자는 “신세계 측이 부동산 소유주들이 쉽게 거래금액을 공개하지 않는 사실을 파악하고 매각에 소극적인 이들에게는 좀 더 파격적인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를 방증하듯 신세계는 평당 4억원에 가까운 돈을 주고 거래한 후 기존에 비해 더 싼 가격으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2013년 9월 기존 정부 소유였던 총 10개 필지, 110㎡(약 33.3평) 규모의 토지를 불과 8억5958만원에 사들였다. 평당 매입가가 기존 시세 보다 더욱 싼 2579만원에 불과한 셈이다. 다만, 이 거래는 정부 소유의 공공용지를 매입한 사례라는 점에 비쳐볼 때 비교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존 거래와 비교될 만한 거래는 지난해 2월 발생했다. 당시 신세계는 33.4㎡(약 10평) 규모의 토지를 11억원에 매입했다. 평당 1억868만원을 주고 사들인 셈이다. 이는 정부와의 거래를 제외한 마지막 거래 당시 평당 3억9000원을 지급한 것에 비해서는 턱 없이 낮은 가격이다.
약 1년여의 기간 동안 총 6차례의 거래를 통해 신세계가 매입한 부동산 규모는 총 407㎡(약 123.3평)에 달했다. 또 이를 매입하는 데 들인 자금은 약 130억원, 평당 평균 매입가는 1억원 등으로 각각 추산됐다.
시세 6배까지 달하는 웃돈 주고 매입한 곳이 휑한 공터로…향후 사용 계획 ‘주목’
▲ 현재 장충동 족발촌 일대 이마트 소유 부지는 신세계 건설의 주차장(임시) 용도로 쓰이고 있다. 인근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소식에 따르면 이 부지는 장충단로에서 신세계상품연구소로 진입하는 ‘진입로’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는 추측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다만 스카이데일리가 이마트 측에 확인해 본 결과 해당 부지의 사용용도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사진은 이마트 본사 ⓒ스카이데일리
기자는 신세계의 공격적 부동산 매입이 한창 진행됐던 장충동 족발골목 일대를 직접 찾았다. 현재 이 일대는 과거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과거 즐비했던 족발가게는 지금은 대부분 자취를 감췄다. 유명세를 타던 가게 몇 곳 만이 간신히 ‘장충동 족발골목’의 명맥을 잇고 있었다.
신세계가 매입한 일대는 기존 가게들이 철거되고 공터만 휑하니 남아있었다. 그 곳은 현재 신세계건설이 주차장(임시)으로 사용 중이다. 6배에 달하는 웃돈을 주고서라도 매입에 열을 올린 것에 비하면 지금의 용도는 초라한 수준에 가까웠다.
아직까지 신세계가 해당 토지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인근 주민들에게 전해지는 소식에 따르면 장충단로에서 신세계상품연구소로 진입하는 ‘진입로’ 용도로 사용될 것이라는 추측에 상당한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과거 신세계가 부동산을 매입할 때, 인근에 위치한 신세계상품연구소의 진입로로 사용한다는 얘기가 나돈 적 있다”며 “실제로 신세계가 매입한 부동산은 신세계상품연구소와 장충단로 사이에 위치해 있어 소문은 어느 정도 신빙성이 부여된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만약 ‘진입로’ 목적의 부동산 매입이 사실이라면 이 또한 주변의 눈총을 살만한 사안이라는 지적이 많다. 우회로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이 있긴 하지만 진입로가 이미 확보돼 있는 상황에서 단거리 ‘진입로’ 확보를 위해 시세 보다 높게는 훨씬 비싸게 부동산을 산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직접 이마트 측에 장충동 족발촌 일대 부동산의 매입 목적과 향후 사용 계획에 대해 묻자 이마트 관계자는 “장충동 일대 토지는 당초 도심형 연수원 목적으로 매입했으나 지금은 계획이 변경돼 사용 목적 자체를 잃은 상태다”며 “향후 계획 또한 아직까지 특별히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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