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4년간 한해 평균 2만3000여 마리의 동물이 안락사 당했다. 안락사한 동물의 대부분은 주인이 버린 개와 고양이들이었다. 사진은 개인활동가에 의해 인천에서 발견된 백구. 발견 당시 심장사상충과 피부염이 심한 상태였다.[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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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년간 한해 평균 2만3000여 마리의 동물이 안락사 당했다. 안락사한 동물의 대부분은 주인이 버린 개와 고양이들이었다. 한국의 반려동물 인구가 늘어나면서 유기견과 유기묘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관련 법이 미비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시민 의식이 충분하지 못해 매년 9만 마리 이상의 유기동물이 발생하고 있다. 비록 민간 단체의 노력으로 안락사 비율이 줄고 있지만 여전히 유기 동물 중 절반 가까이는 안락사 또는 자연사한다. 일부 반려인들이 동물을 유기하는 행위는 동물을 살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한국의 유기동물의 보호·관리 절차는 체계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내부로 들여다보면 모든 것을 민간에게 위임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물보호법 제15조 제1항에는 “시·도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은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는 한편, 동조 3항에 “기준에 맞는 (민간의) 기관이나 단체를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지정”할 수 있다는 위임 규정을 두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제시된 표에 따르면 유기동물 관리의 주무관청은 각급 시군구청으로 나온다. 법에는 시·도로 나오지만 실질적으로는 각급 시군구청이 이를 집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집행할 시군구청 중 유기동물 전담 부처가 마련된 경우는 많지 않았다. 서울시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서초구는 ‘일자리 경제과’에서 강남구는 ‘지역경제과’에서 해당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 출처 :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각급 시·도 또는 시·군·구에서 유기동물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법에 따라 민간단체나 동물병원을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지정해서 포획, 보호 등 관리를 모두 전담시킨다. 특히 서울시의 경우 한 곳의 ‘유기동물보호센터’가 거의 독점하다시피 유기동물을 관리하기도 한다.
서울시 모 자치구에 의해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지정돼 현재 현재 3마리의 유기견을 보호하고 있다는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모든 것은 (동물보호)법에 따라서 이루어진 계약에 의해 진행된다”면서 “더 이상 대답하기는 힘들다”고 답했다.
구조, 관리 위탁 받은 민간센터…누리꾼들 “위생 안 좋고, 서둘러 안락사” 문제제기
2015년 현재 서울시의 25개 자치구 중에서 별도의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지정하고 있는 곳은 용산구, 마포구, 양천구, 동작구, 관악구 등 5곳뿐이었다. 그러나 직접 전화 문의한 결과 동작구에서 지정한 동물 병원의 경우 현재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20개 자치구는 관리 업무를 서울시로부터 ‘유기동물보호센터’로 지정받은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라는 민간단체에게 위임했다.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 등 정부 지원을 받는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정한 최소 공고 기간 동안에는 주인들이 잃어버린 자신의 동물을 찾을 수 있도록 공고하도록 돼 있다.
공고는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운영하는 동물보호관리시스템 홈페이지 등 여러 곳의 웹사이트에서 하고 있으며, 공고 기간은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조금씩 다르다. 서울시는 최소 7일이지만, 대전시는 최소 10일이다.
이 기간이 지나도록 주인을 찾지 못하거나 입양되지 않은 유기동물은 ‘인도적 처리’ 즉, 안락사를 시행할 수 있다. 기간 이후 안락사를 시킬 수 있다는 뜻이지 반드시 안락사를 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규모가 큰 유기동물보호센터인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는 많은 유기동물을 관리하고 있다보니 관리 책임에 대해 비난을 받는 일도 많다. 특히 온라인상에서 비판의 글이 많이 올라왔다.
작년 12월 글을 올린 ‘yata****’ 역시 “여기에 절대 보내지 마라”라고 강조하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건강한 개도 가차 없이 죽인다”고 했다. 이어 “상처 하나 없이 건강하던 저희 집 개를 죽여버렸다”며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의) 홈페이지에 (아직 안락사 시키지 않고) 보호 중이라고 표시가 돼있어서 찾아보고 바로 연락했더니 홈페이지에 안락사 시킨 사실을 업데이트도 하지 않고 안락사를 시킨 상태였다”며 억울함을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차라리 동물 안락사협회로 개명 해야 한다”고 탄식했다.
지난 4월 네이버 누리꾼 ‘hyey****’는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에서 입양한 강아지가 집에 온 날부터 설사를 심하게 하고 사료도 못 먹어서 전화를 했더니 환경변화 때문에 그렇다라고 말했다”라면서 “그래도 불안해서 병원에 가보니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이 됐다고 진단됐다”고 말했다. 이어 “감염질병에 걸린 아이들은 당연히 격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어떻게 관리를 하길래 감염됐는지 이해가 안 간다”라며 불만을 제기했다.
▲ 유기동물보호센터에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정한 공고 기간 동안 보호하고 있는 유기견을 공고해 잃어버린 동물을 주인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기간이 지나도 주인을 찾지 못한 동물들은 안락사를 당한다. 사진은 유기견으로 떠돌다가 한 개농장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푸들 ⓒ스카이데일리
작년 11월 글을 올린 누리꾼 ‘agai****’는 “유기견이나 어미 잃은 고양이 새끼 발견하신 분은 여기로 절대 보내지 말라”면서 “포화상태라는 이유로 공고기간 안 지키고 안락사를 집행한다고 한다”며 “정말 소름끼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달들어 최근 글을 올린 누리꾼 ‘mtry****’는 “나라에서 돈 받고 이런거 하시나봐여”라며 불평했다.
구체적인 보호비용을 법령으로 정하고 있지 않지만 동물보호법 제15조 제5항에는 “보호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으며 동법 시행규칙 제16조 제2항에는 “비용을 청구받은 경우 그 명세를 확인하고 금액을 확정해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에 취재를 요청했지만 협회 측에서는 “겨울이라 인력이 부족하다”라는 이유로 취재를 거절했다.
전문가 “함부로 버리는 문화 막으려면 생명의 소중함 교육과 합리적 가격 마련돼야”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는 일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구입 후 관심을 갖지 못한 채 이사를 하거나 반려동물이 병이 드는 등 조그마한 어려움이라도 생기면 쉽게 포기하면서 반려동물이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이사는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 특히 개나 고양이를 구입하는 비용이 너무 저렴한 것도 문제의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판매업자들이 새롭고 예쁜 품종의 동물을 홍보하면 일단 구입부터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유명한 반려동물 판매 사이트에서 가격을 검색한 결과 제일 가격이 저렴한 품종은 말티즈였다. 한 마리에 15만원이었다. 포메나리안 품종은 20만원 정도였다. 아웃도어 패딩 점퍼 1개 가격도 안 되는 돈으로 반려동물을 구입할 수 있다.
전 이사는 “반려동물을 키우다보면 비용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도 키우기 힘든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에 본인이 반려동물을 책임 질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는 일부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구입 후 작은 어려움이라도 겪으면 쉽게 포기하면서 반려동물의 유기율이 증가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이를 막기 위해서는 동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은 늙고 병들어서 버려진 시츄 품종의 반려견 ⓒ스카이데일리
이어 동물 유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유기동물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개선과 동시에 쉽게 반려동물을 가질 수 있는 환경도 개선할 필요하다”며 “사람들에게 교육을 통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사실은 얼마나 큰 의미를 지니는지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 이사는 “반려동물을 구입하는데 필요한 비용도 현실화 돼야 한다”면서 “싸게 손쉽게 동물을 사지 않도록 하는 조치들이 필요하다. 동물을 귀하게 여기는 교육이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유기한 사람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우선 동물들을 유기하지 않도록 사전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만약 반려동물을 기르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반려인이 있다면 그 문제를 해소시켜줘 유기동물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 이사는 잘못된 한국의 반려동물 문화에 대해서도 지적을 했다. 우리나라는 반려동물 개체수가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것이다.
그는 “전반적으로 제대로 키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키우고 있는 경우가 많고, 한 사람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도 있다”며 “키우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 평생 행복한 반려를 추구하기 위해는 시민의식이 깨어 있어야하며 관련 법규를 바꿔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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