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LG그룹 오너 지근거리 실세로 불리는 인물들 간에 협력 행보가 도마 위에 올랐다. 판매량이 부진했던 스마트폰 신제품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듯 지급하는 데 대해 LG유플러스 안팎에서는 “계열사 실적 밀어주기에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LG유플러스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LG유플러스 수장에 오른 권영수 부회장이 임직원 연말 인센티브를 그룹 계열사인 LG전자가 내놓은 스마트폰 신제품 ‘V10’으로 지급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V10’은 지난 10월 LG그룹 주력계열사인 LG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았지만 당초 기대에 못 미치는 판매량을 보였던 제품이다.
판매량이 부진했던 신제품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듯 지급하는 데 대해 LG유플러스 안팎에서는 “계열사 실적 밀어주기에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사기를 북돋기 위한 ‘인센티브’가 계열사 뒤치다꺼리 의도인거 같아 씁쓸하다”는 비아냥 섞인 목소리가 제기됐다.
IT업계 한 중역은 “LG그룹 내에서 실세로 꼽히는 인물들 간에 ‘지원사격’이라는 주장도 조심스럽게 회자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직접 개발을 주도한 제품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권영수 부회장이 결정을 내렸다는 이야기가 그룹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룹 핵심계열사 부진사업 지원 논란 속 “휴대폰 있는데 현금으로 주었으면” 분분
LG유플러스는 최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연말 인센티브 명목으로 출고가 79만9700원에 달하는 휴대폰 제품 ‘V10’을 전 직원들에게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LG전자가 내놓은 신제품 ‘V10’은 권 부회장과 함께 그룹 내 실세로 꼽히는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직접 개발을 주도한 제품이다. 관련업계에서는 ‘V10’이라는 제품명 대신 ‘조준호 폰’으로 불리기도 한다.
▲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그런데 이를 두고 LG유플러스 안팎에서는 적지 않은 잡음이 일고 있다. 야심차게 내놓은 신제품 ‘V10’이 큰 성과를 못 거뒀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기 위해 내부에서 손을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계열사의 성과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도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익명을 요구한 LG유플러스 소속 한 직원 A씨는 “며칠 전 사내 게시판을 통해 연말 인센티브 대신 ‘V10’을 지급한다는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며 “이미 휴대폰을 다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돈 대신 쓸모없는 휴대폰을 지급하겠다는 이유를 도통 모르겠다. 마치 재고 떠넘기기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 B씨는 “회사가 휴대폰을 계열사로부터 구입해 지급하는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면 적지 않은 현금이 투입되지 않느냐”며 “직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렇게 사용될 현금을 직접 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동통신업계에서는 “신임 권영수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번복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통업계 한 재무담당자는 “LG그룹 내에서도 ‘재무통’으로 알려진 권영수 부회장이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어려움을 그냥 두고 볼 수 만은 없었을 것”이라며 “이번 ‘V10’ 지급 결정 또한 전사적 차원에서 주력 계열사를 돕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전했다.
▲ 자료: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 ⓒ스카이데일리
재계에 따르면 정통 ‘LG맨’인 권 부회장은 LG그룹 오너인 구본무 회장 지근거리 경영인맥으로 알려진 인사다. 그의 장인은 과거 한 때 재계서열 6위에 까지 올랐던 국제그룹의 총수인 고 양정모 회장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굵직한 재계인사로 꼽혀 왔다.
이와 관련,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연말에 직원들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결정한 것일 뿐 계열사에 대한 지원은 아니다”며 “실제로 LG유플러스 직원들에게 지급하는 수량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구본무 회장 복심 조준호 사장 밀어주기 논란…회심의 작품 “V10 사실상 실패” 논란
이런 가운데 LG그룹 안팎에서는 그룹 내 실세로 불리는 조준호 사장에 대한 그룹 차원의 지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 뿐 만 아니라 LG전자와 그룹 일부 계열사들도 이미 ‘V10’을 연말 선물 형식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LG그룹 회장실, LG그룹 구조조정본부, LG그룹 최고운영책임자 등 총수 지근거리를 지켜온 탄탄한 이력을 지녔다. 하지만 조 사장은 올해 초부터 MC(휴대폰)사업부를 맡으면서 성과가 다소 미비함에도 신상필벌을 강조한 올해 임원인사에서 오히려 3인 각자대표 중 한 사람에 오르며 권한이 강화돼 관심을 키운 인물이다.
이런 가운데 재계에서는 LG전자의 경우 연말 선물이 아닌 성과급을 대체하는 식으로 될 가능성도 있다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한 차례 비슷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 권영수 부회장(사진 왼쪽)은 올해 본인이 이끄는 LG유플러스 직원들에게 연말 인센티브 명목으로 조준호 LG전자 사장이 직접 개발을 진두지휘한 신제품 ‘V10’ 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이에 그룹 안팎에서는 그룹 실세들 간에 지원 사격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익명을 요구한 LG전자 소속 한 직원은 “대부분의 직원들이 처음에는 ‘V10’ 지급을 연말 선물 정도로만 여겼는데, 최근에는 아예 성과급 대신 지급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린다”며 “과거 2013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MC사업부 실적이 좋지 않아 성과급 대신 당시 최신 제품이었던 ‘G패드’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이달 초 대표이사로 등극하기 전까지 LG전자 내 휴대폰 사업 부문을 책임져 왔다. V10의 경우는 특히 조 사장이 개발 단계부터 출시까지 깊숙이 개입하며 상당한 공을 들여 왔다. 그러나 올해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부문의 실적은 예년만 못했다. 반전을 꽤하고 야심차게 내놓은 ‘V10’의 시장 반응도 별로였다.
더욱이 조 사장이 LG전자 MC사업본부장을 맡은 올해 해당 사업 부문의 실적은 전년에 비해 뒷걸음질 쳤다. 올 3분기 말 기준 LG전자 MC사업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10조6223억원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3분기 2480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감소도 모자라 아예 손실로 돌아서 버렸다. 올 3분기 LG전자 MC사업부는 45억원의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또 시장조사기관 애틀러스리서치앤컨설팅에 따르면 ‘V10’은 지난 10월 7일 출시 이후 11월 둘째주까지 단 한 번도 판매량 순위 10위권 내에 진입하지 못했다. 출시 전에는 조 사장의 회심의 역작이라고까지 불렸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였다. ‘V10’의 출시 직후에도 기존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체제가 이어졌다.
이통업계 다른 임원 K씨는 “그동안 그룹 내에서 승승장구했던 조 사장이지만 올해는 별 다른 성과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조 사장의 대표작인 ‘V10’을 그룹 계열사들이 나서서 소진해준다는 것은 사실상 조 사장에게 성과를 몰아주는 행위나 다름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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