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을 망라하고 경마에서 파생된 스포츠용어는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축구경기에서 라이벌전을 뜻하는 ‘더비’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날과 토트넘의 ‘북런던더비’, 과거 우리나라 K리그에서 수원삼성과 안양LG의 ‘지지대더비’ 등이 대표적이다. 1779년 영국에서 열린 한 파티에서 더비 백작인 에드워드 스미스 스탠리경과 찰스 번버리 경은 새로운 경마 대회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대회명을 정하기 위해 동전을 던졌고, 더비 백작이 이겨 새로운 경마대회는 ‘더비’라는 명칭이 붙게 됐다는 설이 축구 등에 적용되면서 새로운 스포츠용어로 탈바꿈한 것이다. 이 밖에도 3관왕을 의미하는 ‘트리플크라운’, 약물검사 ‘도핑 테스트’, 복병이란 의미의 ‘다크호스’ 모두 경마를 기원으로 하는 용어들이다. 이 중 다크호스는 과거 영국의 경마장에서 우승마로 점쳐지지 않았던 검은색 말이 선두로 치고나와 유력 우승후보들을 물리치고 경기를 승리하면서 자리 잡은 용어다. 이후 ‘다크호스’는 복병 혹은 숨은 실력자를 의미하는 용어로 스포츠 전반에서 사용되기 시작했고 점차 그 범위가 정치·경제 등으로 확산된 용어다. 최근 재계에서도 이른바 ‘다크호스’들의 질주가 무섭다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삼성·현대자동차·LG·SK·롯데 등 재계 상위에 이름을 올린 곳은 아니지만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며 새롭게 부상하는 재계 인사들을 일컫는 표현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주인공은 이중근 부영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이들의 최근 활약상을 조명하고 이들이 일군 성과 등을 진단해봤다.
|
▲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사진 왼쪽)과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부동산과 기업 M&A 분야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일궈내며 재계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부영과 미래에셋은 지난해 말 기준 재계순위(공기업 제외) 각각 20위와 30위에 이름을 올리며 ‘재벌 샛별’이라는 평판까지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꾸준한 실적상승과 대대적인 인수합병(M&A) 등으로 주목받는 인물 두사람이 있다. 최근 삼성생명 본사를 인수한 부영그룹 이중근 회장과 KDB대우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부영은 독특한 역발상으로 평가받는 아파트 임대사업 등을 바탕으로 꾸준한 실적상승을 보인 곳이다. 아파트 입대사업은 큰 수익을 기대할 순 없지만 꾸준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분야다.
자기자본 기준 업계 4위 미래에셋은 2위 KDB대우증권 인수 절차가 마무리 될 경우 가뿐히 증권업계 부동의 1위로 도약할 전망이다. 양 사의 자기자본금 총합이 7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새로운 ‘재벌’ 내지 ‘공룡’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부영, 본사 앞 ‘삼성금융’ 상징 빌딩 구입 5800억…재계 20위 도약 ‘책임경영’도 선두 평판
부영은 지난 2013년 프로야구 10구단 유치전과 지난해 제주시내 면세점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이 같은 부영의 행보는 재계 안팎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KT·롯데·신세계 등 대기업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자산 5조원 이상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 순위를 보면 부영은 27위에 이름을 올린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을 뺀 민간기업 순위로는 20위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재계순위 10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는 부영은 최근 삼성생명과 본관 사옥의 매매계약을 체결해 또 한번 재계를 놀라게 했다. 매매 금액은 5800억원이다. 삼성생명 본관은 서소문로12길을 사이에 두고 부영 본사와 마주하고 있는 곳에 있는데, 삼성그룹의 금융본산이라는 상징성을 띠어 왔다.
▲ 부영은 최근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삼성생명 본사 본관 건물(사진 오른쪽)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3분기 중으로 매입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영은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 성수동 서울숲 인근에 최고 49층 규모 초고층 호텔 3개동을 건설할 계획이다. ⓒ스카이데일리
부영이 삼성그룹 금융계열사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삼성생명 본사 본관 매입 소식에 부영의 최근 행보는 주목받기 시작했다. 부영은 지난해 4분기 중으로 ▲인천 송도 대우자동차 판매 부지 ▲강원도 태백 오투리조트 ▲경기 안성 마에스트로CC 등을 매입하는데 약 50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또한 구랍 2일에는 성수동 서울숲 근처에 지하 8층 지상 49층 규모의 초고층 관광호텔 3개동을 짓겠다는 사업계획이 서울시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안을 통과하면서 사업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 같은 부영의 행보 이면에 이중근 회장의 의중이 강력히 반영돼 있다는 평가다. 또한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가능하게 된 이면에도 이 회장의 안정적인 사업 운용에 따른 현금 확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부영은 임대아파트 등 부동산 임대사업을 통해 성장해 온 곳”이라며 “꾸준한 현금 확보가 가능하고 건설 경기 침체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꾸준함’을 무기로 부영이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부영의 성장이 도드라지는 가운데 부영그룹의 책임경영 역시 각광받는 분위기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부영은 지난해 말 기준 61개 대기업집단 중 가장 책임감이 높은 기업집단으로 조사된 바 있다.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부영은 15개 계열사 중 13개 계열사에 총수일가가 이사로 등재해 총수일가 이사등재 비율이 86.7%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48개 등기이사 직 중 17개 이사직에 총수일가가 이름을 올리고 있어 이 부문에서도 35.4%의 등재율을 보이며 대기업 중 가장 책임경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다만 계열사 중 특이하게도 상장기업이 한 곳도 없다.
▲ 자료:공정위 [구랍 23일 기준 / 31일 공정위 추가발표 기준, 부영 계열사는 16개로 1개사 증가] ⓒ스카이데일리
KDB 품은 2.4조 베팅남 박현주…깨지지 않는 그릇 ‘코렐’ 美 월드키친社 눈독
이중근 회장이 부동산 분야에서 돋보이는 행보를 보인다면 금융권에서는 단연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주목받는 상황이다. 박 회장이 주목받는 까닭은 공격적인 M&A다.
구랍 24일 한국산업은행의 KDB대우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초대형증권사 탄생을 예고하기도 했던 박 회장이 최근 ‘깨지지 않는 그릇’이란 카피문구로 유명한 식기브랜드 ‘코렐’을 보유한 월드키친사의 인수를 추진 중이란 소식이 업계 등을 통해 전해졌다. 월드키친 인수 작업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산하 사모펀드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지난 2011년 세계 1위 골프용품 브랜드 타이틀리스트를 시작으로 포시즌호텔, 페어몬트호텔, FRB빌딩 등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 온 박 회장과 미래에셋의 새로운 M&A 추진 소식에 “역시 박현주”란 반응과 함께 박 회장을 향한 기대감이 증폭된 상태다.
업계는 박 회장의 행보가 기존 국내 투자업계와 다르다고 평가했다. 한 관계자는 “국내 투자업계는 안정성을 우선순위에 두다보니 국내 시장에 국한됐던 것이 사실이다”며 “박 회장의 경우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공격적인 M&A를 통해 투자문화를 선도한다는 점에서 그의 행보는 높이 살만 하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샐러리맨 신화’를 이룬 금융계 스타다. 1990년대 동원증권 간판 ‘증권맨’으로 통했던 박 회장은 1997년 ‘박현주 사단’으로 통했던 동료들을 이끌고 회사를 나와 미래에셋의 전신인 미래창업투자를 설립했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국내 최초 ‘뮤추얼펀드(유가증권 투자를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회사로 주식발행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모집된 투자자산을 전문적인 운용회사에 맡겨 그 운용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금의 형태로 되돌려 주는 투자회사)’를 도입하고 자신의 이름을 따 ‘박현주1호’라 명명하며 자신감을 보인 일화는 유명할 정도다.
박 회장의 공격적 투자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점쳐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KDB대우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박 회장이 미래에셋을 글로벌 IB로 성장시킬 것이며 저성장시대를 맞아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당시 박 회장은 “(KDB대우증권 인수 등을 계기로 미래에셋을)아시아를 대표하는 IB(투자은행)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며 “저성장·고령화시대를 맞아 한국 사회에서 투자 확대가 중요하며 향후 투자활성화를 통해 한국 경제의 역동성 회복과 글로벌 자산배분을 통한 국민의 편안한 노후준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