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 뉴타운은 구역별 명암이 뚜렷하다. 2구역은 작년에 분양을 마무리했고, 1,5 구역은 오는 8월에 분양한다. 반면 12, 13 구역은 정비구역 해제 결정이 났다. 장위8구역은 구역 해제 절차를 밟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1691 가구를 지을 수 있는데 그 중 일반 분양분은 215 세대에 불과하다. 때문에 주민들이 재건축 포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그럼에도 주민들 중에는 색다른 기대감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스카이데일리가 구역 해제 신청을 한 장위8구역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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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위8구역은 빌라 등 집합 건물이 많은 편이다. 때문에 재개발로 건설될 전체 세대 중에서 일반 분양세대의 비율이 낮다. 일반 분양세대의 비율이 낮으면 사업성이 떨어진다. ⓒ스카이데일리
장위8주택 재개발구역(이하 장위8구역)은 정비구역 지정 해제 절차를 밟고 있다. 다른 구역과 달리 이곳 대다수 주민은 지정 해제를 반기는 분위기다.
장위8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은 일반분양 세대 비율 16.8%에 불과해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털어놓았다. 게다가 3개 건설사의 시공사 컨소시엄으로 인해 고유브랜드 사용 금지 가능성도 있다며 지정해제가 당연하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총 1691 세대 신축에 일반 분양분 불과 215세대뿐
지난 2013년 10월 서울시가 진행한 실태조사결과 장위8구역에 건설될 총 가구 수는 1691세대다. 이 가운데 임대는 289세대, 일반 분양은 고작 215세대에 불과하다. 달리 말하면 일반 분양세대수보다 임대 세대수가 더 많다.
장위8구역과 인접한 장위6구역의 경우 총 가구수 1637세대이고 일반 분양은 약 800세대다. 장위 6구역의 일반 분양세대수는 장위8구역의 거의 4배에 달한다.
장위동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일반 분양 비중이 높으면 높을수록 수입이 늘어난다”며 “일반 분양세대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장위동 부동산 관계자는 “장위8구역의 토지 등 소유자 수는 총 1187명이고 다른 구역에 비해 빌라 등 집합주택 소유자가 많은 편”이라며 “조합원 수가 많아서 일반분양 세대수가 얼마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재개발 구역 내에 1종 주거지역이 있어 용적률이 230%밖에 안 나온다”며 “용적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1종 주거지역을 2종 주거지역으로 바꾸는 종 상향이 필수적이지만 조합 측에선 아무 소식도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찾은 장위8구역 조합은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장위8구역 조합 관계자는 “2014년 조합장이 개인 사정으로 자진 사퇴한 이후 총회를 열지 못해 새 조합장 선임이 2년째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2차례 정도 총회를 개최하려고 시도했지만 비대위의 점거 사태 등의 반대에 부딪혀 계속 무산돼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당시 총무이사가 직무대행을 임시로 맡고 있다”며 “조합장이 없는 상황에서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위8구역 조합이 제 역할을 못하자 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까지 생겨난 상태다.
비대위 관계자는 “지금의 장위8구역 조합은 ‘식물조합’이다”며 “조합 대의원의 80%가 재개발에 반대하는 상황인데다 총회가 무산된 바람에 제대로 된 조합장도 없어 아무런 활동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2014년 조합장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자진사퇴를 했다. 하지만 새로운 조합장을 뽑을 총회가 열리지 않아서 2년째 새 조합장을 선출하지 못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브랜드 불가” 소문
장위8구역은 대형 건설사 3곳이 공동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각 시공사의 브랜드를 사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조합 관계자는 “장위8구역의 시공사는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3개 건설사의 컨소시엄”이라며 “각 회사가 8구역을 삼등분해 한 부분씩 맡아서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위8구역에서 만난 한 주민은 “여러 유명 건설사들이 컨소시엄으로 들어온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땐 주민 대다수가 좋아했다”며 “이후 각 시공사들로부터 장위8구역은 한 회사가 단독으로 짓는 게 아니기 때문에 각 회사의 고유의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고 전했다.
장위8구역은 대형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됐지만 컨소시엄이기 때문에 특정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향후 ‘장위 1마을’, ‘장위 2마을’(가칭) 등으로 정해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브랜드 가치에 따라 아파트 시세가 달라질 수 있는데, 브랜드 명을 쓰지 못한다면 사업성이 떨어질 게 분명하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건설사 측의 말을 조금 달랐다.
GS건설 관계자는 “장위8구역의 경우 아직 제대로 된 재개발 절차에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사항은 알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의 경우 선정만 됐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심지어 가계약조차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게 어떻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 장위8구역 비대위(사진 오른쪽)는 도정법과 서울시 조례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정비구역에 대한 직권해제 절차를 밟고 있다. 조합(사진 왼쪽) 관계자는 직권해제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스카이데일리
구역해제 신청서 서울시에 접수 …“곧 직권해제 여부 결정될 듯”
장위8구역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구역해제를 위해 올해에만 두 차례나 동의서를 거뒀다고 한다.
비대위 관계자는 “조합원 과반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 도정법 제16조의2에 의한 절차에 따라 정비구역을 해제하기 위해 지난 1월 전체 조합원 53.99%이 서명한 동의서를 성북구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성북구에서 서울시로 넘기기 전에 계산해보니 이미 동의한 조합원 중에 토지를 매매하고 빠져나간 경우를 제외하니 안타깝게 47.8%에 그쳤다”며 “결국 도정법 제16조의2에 의한 절차는 포기하고 도정법 제4조의3에 의한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제4조의3은 조합원 1/3 이상만 동의하면 해지 신청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총 40.89%에게 동의서를 받았으며 5월 26일 성북구청에 접수시켰다. 비대위 관계자는 “지난 14일 구청에서 서울시로 동의서를 이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직권해제 신청은 비대위가 법률과 조례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며 “조합 측에서 따로 입장을 밝힐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말했다.
장위8구역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시 관계자는 “장위8구역의 경우 현재 사전검토 전문가회의에 회부된 상태로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신청서가 접수된 지 6개월 전후로 직권해제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 장위8구역 바로 옆에 위치한 장위1구역과 5구역은 이미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상태로 포크레인 등 중장비의 소음이 시끄러웠다. 사진은 장위8구역과 장위1·5구역의 경계에 세워진 울타리 모습 ⓒ스카이데일리
부동산 “추진 안된다는 전제로 8구역 매물 거래해야”
난항을 빚고 있는 장위8구역은 재개발 투자처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대다수 부동산 관계자들의 시각이다.부동산 관계자는 “장위8구역의 매물이 간간히 거래가 되긴 하지만 재개발로 인한 시세차익을 얻기란 어려운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재개발 사업이 현실상 어려워졌지만, 또 다른 기대감을 가진 주민들도 있었다.
현재로선 재개발에 반대한다는 장위8구역의 한 주민은 “8구역은 현재 재개발이 진행 중인 1·5·7구역 등에 둘러싸여 있다”며 “만약 8구역만 제외하고 주변의 지역이 전부 재개발된다면 8구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 내에 주요 시설이 입주하는 추세라지만 학원이나 병원까지 모두 들어가는 건 무리”라며 “장위8구역 일반 가정집을 개조하면 신축 아파트 주민을 위한 항아리 상권의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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