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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열전<5>]-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전기료 예스맨 구설…청와대 라인 ‘사미자 인맥’
수십년 ‘나라곳간’ 책임진 핵심 자금통…대통령 한마디에 냉온탕 ‘왔다갔다’
유은주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08-17 12:15:15

 ▲ 무더위가 계속되자 전기료 누진제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전력정책을 담당하는 주무부처인 산업부(사진)에 대해 비난의 화살이 모아지고 있다. 산업부가 누진제에 대한 고수입장에서 대통령 말 한마디로 번복하는 행보를 보이자 수장인 주형환 장관을 향한 질책의 목소리가 나온다. ⓒ스카이데일리

연이은 찜통더위로 전기사용량이 늘면서 누진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력정책을 담당하는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이하·산업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게 일고 있다.
 
17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이런 상황에서 산업부의 수장인 주형환 장관을 향한 비판의 시선은 유독 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누진세 부담을 덜어줘야 할 중책을 맡고 있으면서도 청와대와 국회 등의 눈치보기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누진세 개편 계획이 없다던 산업부가 돌연 입장을 번복한 게 논란의 단초가 됐다.
 
특히 주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 비서실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각에서는 낙하산 논란까지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손꼽히는 재무전문가를 기획재정부가 아닌 산업부에 앉혔다는 게 그 이유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산업부 장관이 대통령의 꼭두각시가 돼서는 안 된다”며 강도 높은 비난까지 쏟아냈다.
 
산업부 장관 등 박근혜 정부 경제분야 핵심인물…‘미래를 경영하는 연구모임’ 출신 눈길
 
시민단체 및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산업부의 수장을 맡고 있는 주 장관은 문민정부 시절 재정경제부부터 현재 박근혜 정부의 기획재정부까지 나라의 곳간을 책임지는 부처에서 수십년간 일해 온 경제정책 전문가다. 흔히들 말하는 ‘재무통’에 가깝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하지만 그는 이 같은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취임 당시부터 학연 및 인맥성 인사라는 지적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권력 라인으로 불리는 단체의 핵심 멤버로 알려진 점이 낙하산 논란의 도화선이 됐다. 특히 누진세 논란으로 산업부가 도마 위에 오른 최근 들어서는 논란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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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한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에는 일명 ‘고소영’ 인맥이 부상했었다. ‘고소영’은 고려대·소망교회·영남출신의 약자로, 이 셋 중 하나에는 포함돼야 정부부처의 핵심 위치를 맡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회자됐었다.
 
 ▲ 올해 1월 산업부 장관직을 맡게 된 주형환 장관(사진)은 경제부처에서 오랜기간 경험을 쌓은 경제정책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러나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학연 및 인맥성 인사라는 눈총을 받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이번 박근혜 정부에서도 이와 비슷한 개념의 신조어가 등장했다. 바로 ‘사미자’라는 단어다. ‘사미자’는 사랑의교회·미래를 경영하는 연구모임(이하·미경연) 출신의 줄임말이다. 미경연은 1989년 박희정 두레커뮤니케이션 사장(전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등 회원 8명이 주도해 창립한 모임으로 본래는 미국 경제를 연구하는 모임이었다.
 
이 단체는 1996년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한 후부터는 활동폭이 더욱 넓어졌다. 경제관료 및 외국계 금융회사 임직원, 법조인 등이 모여 경제관련 현안 등을 놓고 토론을 벌이는 학습모임으로 발전했다. 또 재계인사와 관료들 간의 인맥쌓기용 사교모임 성격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주 장관 역시 미경연 출신 인사다. 지난 2013년 시사저널은 미경연 회원명부(2012년 작성)를 공개했는데, 해당 명단에 당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내던 주 장관의 이름이 포함돼 있었다.
 
당시 공개된 명단에는 주 장관 외에도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김형진 외교통상부 차관보(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실 외교비서관),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등 박근혜 정부 경제팀 중 상당수가 포함돼 있었다.
 
그 밖에 재계 인사로는 최재원 SK그룹 부회장, 강신호 전경련 명예회장의 차남 강문석 수석무역 회장 등이 미경연 회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60~70년대 가난한 수재 집합소 ‘덕수상고’…나라 곳간 움켜쥔 금융전문가 다수 배출
 
주 장관은 미경영 출신 인사로 주목 받기 전부터 이미 덕수상고 출신 공무원으로 유명세를 탔었다. 덕수상고는 출신 인사들 중 대한민국을 주름 잡는 경제통들이 다수 존재해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다.
 
특히 과거 60~70년대 대학진학보다는 가정형편 때문에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만 했던 수재들이 모이는 곳으로 입소문이 난 곳이기도 하다. 덕수상고 출신의 성공한 인물들 중에 유독 자수성가형 인물들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주 장관이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미래를 경영하는 연구모임은 학술모임을 표방하고 있지만 모임에 참여하는 회원들이 정관계 및 재계인사가 다수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사교모임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주 장관의 모교인 덕수상고는 현재  종합고로 바뀌며 명칭도 덕수고로 변경됐다. [사진=미경연, 덕수고 총동창회 홈페이지 화면]

우선 덕수상고 졸업생 중에는 유독 금융계의 핵심 인사들이 많다. 김상열 대한상의 부회장, 김기헌 KB국민은행 IT그룹 총괄 부행장, 서형근 기업은행 IB그룹 부행장, 임해진 KDB산업은행 성장금융2부문 부문장 등이 있다. 이에 덕수상고를 두고 ‘금융사관학교’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비록 현직은 아니지만 이 학교 출신 중에는 금융권의 전직 고위 임원도 다수 존재한다.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 김동수 전 수출입은행장, 허창기 전 제주은행 등이 모두 덕수상고 출신이다.
 
금융계뿐만 아니라 국가재정을 책임지는 기획재정부, 재정경제부 주요인사 중 덕수상고 출신이 많다. 대표으로는 허용석 전 관세청장, 반장식 전 기획예산처 차관, 김동연 전 국무조정실장(현 아주대 총장) 등이 있다.
 
주 장관은 김동연 총장과 고등학교 동창이다. 그는 덕수상고 졸업 후 곧바로 취업하지 않고 서울대에 진학했다. 그 후 행정고시(26회)에 합격하며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덕분에 주 장관은 덕수상고 출신 고시 합격생들의 사모임인 ‘고덕회’에 가입할 수 있었다. 고덕회에는 김동수 전 수출입은행장(행시 22회), 허용석 전 관세청장(행시 22회) 등이 속해 있다. 이들 모두 고덕회의 주축 일원으로 알려져 있다.
 
‘이랬다 저랬다’ 일관성 없는 발표 ‘눈총’…비전문가 낙하산 논란에 임기 첫 해부터 난항
 
학맥, 인맥 등 화려한 배경을 지닌 주 장관은 최근 낙하산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 산업부 장관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관성 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의 폐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주 장관은 취임 초반이었던 지난 2월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여름에 했던 전기료의 한시적 할인제도는 검토해 볼만하다”고 밝힌 바 있었다.
 
하지만 막상 폭염의 장기화로 전력수급 부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자 산업부는 “(과거 주장관의 발언은) 큰 틀에서 가능성을 검토한 것일 뿐이다”며 누진세 개편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 장관 또한 본인의 발언을 뒤집었다. 지난 10일 전기요금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실·국장과 실무자를 불러 회의를 개최한 후 “개편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 주 장관은 강남구 개포동 우성아파트 한 호실을 부인과 공동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호실은 현재 8억30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상황은 지난 11일 달라졌다. 엄밀히 따지면 박근혜 대통령이 이정현 신임 당대표를 포함한 새누리당 신임 지도부와 오찬 회동을 가진 후부터다. 이날 오찬 회동에서 누진세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진 후 당정협의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서 누진세를 완화하기로 최종 결정된 것이다. 이날 회의에는 주무부처 수장인 주 장관과 이 대표, 유일호 경제부총리 등이 참석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누진세 완화 결정이 내려졌지만, 정작 국민들은 더욱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의 원성에는 꿈적도 않던 기존 ‘개편 불가’ 입장이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뒤집혔기 때문이다. 국민을 위해 일하는 정부 부처가 ‘국민의 말’ 보다 ‘대통령의 말’을 더욱 위하는 태도에 분개하는 여론이 일고 있는 것이다.
 
정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주형환 장관이 대통령의 말 한 마디로 입장을 번복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행동일 수는 있겠으나 이는 분명 여론의 눈총을 살 만한 사항이다”며 “취임 후 줄곧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 온 만큼 이를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신중함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 장관은 강남구 개포동 우성아파트 한 호실을 부인과 공동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전 사장 소유 호실은 공급면적 153.01㎡(약 46평), 전용면적 133.46㎡(약 40평) 등이다. 현재 이 호실의 매매가격은 8억3000만원에 형성돼 있다는 게 인근 부동산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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