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 상권은 지하철 4호선 1·2번 출구 방면 ‘동숭동 상권’과 4번 출구 방면 ‘명륜동 상권’으로 구분된다. 중·대형 극장과 소극장이 밀집한 대학로는 연중 내내 연극, 뮤지컬 등이 펼쳐지는 대한민국 공연의 메카다. 대학로는 유명 배우들의 산실로 대한민국 예술가들의 터전이기도 하다. 대학로 상권은 문화가 가미된 대규모 복합 상권이다. 그러나 2004년 문화지구 지정 이후 대학로 상권 내 매장 임대료가 치솟고, 동일 업종 간 경쟁이 심화됐다. 공연으로 전성기를 누린 대학로는 결국 연극계가 어려워지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대학로는 대학로 거리공연축제 등을 개최하며 과거 명성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100대 상권 두 번째 지역으로 대학로를 집중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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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혜화동 대학로는 옛 서울대문리대 부지를 중심으로 이화동4거리부터 혜화동로터리까지의 중·소극장 밀집 지역을 말한다. 이곳 상권은 일반 대학 상권과 달리 방학이나 주말에도 유동인구가 많다. 공연 관람객을 겨냥한 외식업종이 강세다.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인희·한우리 기자/김혁 전문기자] 1980년대 이후 대학로는 젊음의 거리이자 문화생활과 외식을 즐기는 대표적 데이트 명소였다. 그러나 소극장과 극단을 중심으로 대학로 이탈 현상이 발생하며 대학로 상권이 정체성을 잃고 있다.
‘대학로’는 종로5가로터리부터 혜화로터리에 이르는 4차선 도로의 이름이다. 그러나 도로명이 아닌 일반적인 의미의 대학로는 옛 서울대문리대 부지를 중심으로 이화동4거리부터 혜화동로터리까지의 중·소극장 밀집 지역을 의미한다.
연극과 콘서트 등 1년 내내 이벤트가 있는 이곳 상권은 일반 대학 상권과 달리 방학이나 주말에도 호황을 누렸다. 공연 관람객을 겨냥한 외식업종이 특히 강세를 보였다.
대학로 상권이 커지면서 이곳을 발판으로 성공한 외식 사업가들도 생겨났다. 이들은 건물을 매입해 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상인들에 따르면 대학로 상권에는 양식, 한식, 중식 등 점포 5개를 운영하는 외식 사업가를 포함해 본인 건물에서 1개 이상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업가가 다수였다.
피자와 파스타로 유명한 ‘핏제리아오’의 대표 역시 다수의 음식점을 운영중이다. 핏제리아오는 대학로에서는 유명한 이탈리안 화덕 피자 전문점이다.
직원 채현민(25)씨는 “대학로 상권이 이전보다 고객 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며 “동종업종이 증가한 가게는 타격을 받았지만 우리는 경쟁업종이 없어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매장 테이블 수는 50석이며 평일은 평균 1회전, 주말은 3회전 한다”고 덧붙였다.
월매출 100억 이상 동숭동 상권. 공연문화와 외식문화 동조화 현상
NICE지니데이타에 따르면 대학로 동숭동 방향 외식업종은 ▲뷔페 40.8% ▲양식 21.9% ▲제과·제빵·떡·케이크 9.5% ▲커피·음료 3.8% 순으로 매출액이 증가했다.
동숭동 상권의 업종별 점포 숫자는 일반한식·백반이 62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통양식·경양식 22개, 커피전문점 20개, 영화·연극 17개 순이다.
대학로 명륜동 상권 역시 일반한식·백반(77개)이 가장 많았다. 다만 공연장이 밀집한 동숭동에 비해 호프·맥주(24개)와 커피전문점(23개)이 강세를 보여다. 정통양식·경양식 점포수는 10개로 동숭동보다 적었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외식MBA 교수는 “대학로가 문화의 거리로 거듭나면서 젊은 층이 유입됐고, 공연문화가 발달과 함께 식사문화도 발달했다”며 “식사를 전문으로 한 퓨전 한식 및 양식이 강세다”고 설명했다.
▲ 자료:NICE지니데이타(주) [도표=최은숙] ⓒ스카이데일리
스파게티, 돈가스 등 양식 업종 우세…동종업종 불꽃경쟁 ‘함박스테이크’
대학로 동숭동 상권의 범위는 구체적으로 동숭아트센터가 위치한 동숭길부터 마로니에공원까지 약 440m다. 이 구간에는 대학로8길, 대학로12길, 동숭길 등이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에 따르면 8월 기준 동숭동 상권 외식 점포수는 총 326개다. 업종 중에서는 카페업 증가세가 눈에 띈다. 카페는 ▲2014년 말 42개 ▲2015년 12월 말 46개 ▲2016년 8월 73개로 증가했다.
대학로에서 유독 강세를 보이고 있는 양식업은 2014년 말 51개에서 2015년 말 59개로 소폭 상승했다가 올해 6월 48개로 줄었다. 8월에는 다시 57개로 9개가 증가했다.
맞은편 명륜동 상권의 경우 올해 8월 기준 점포수는 ▲한식 124개 ▲유흥주점 81개 ▲커피점·카페 70개 ▲양식 55개였다. 동숭동 상권이 명륜동 상권보다 양식업종에서 강세를 보였고, 대신 명륜동은 한식 업종이 우세했다.
양식업종 점포수가 증가한 가운데 월매출은 6개월 만에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NICE지니데이타에 따르면 양식집 월평균 추정 매출액은 지난해 6월 5200만원에서 12월에는 32%가 증가한 6847만원을 기록했다. 올 6월 매출액은 40%가 하락한 4131만원으로 추정됐다.
최근 눈에 띄는 양식업종은 ‘함박스테이크’ 전문점이다. 상권분석시스템을 통해 조사한 올해 8월 스테이크전문점 업소는 지난 2014년 6월에 비해 66.67% 증가했다. 모모스테이크, 몬스터함박, 경성함바그(2곳), 수제함박스테이크전문점, 함박웃음식당 등 총 6곳이 경쟁하고 있다.
동숭길에 자리 잡은 모모스테이크를 중심으로 50m 안팎에 점포들이 밀집했다. 일부 가게는 가격인하 홍보물을 들고서 고객을 유인했다.
▲ 대학로는 공연이 줄어들며 외식업계가 동반 침체에 빠져다. 젊은 유동인구를 잡기 위해 외식업도 트렌드에 민감해지고 있었다. 대학로 동숭동 상권에는 최근 스테이크 전문점이 급격히 늘었다. ⓒ스카이데일리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외식MBA 교수는 “경성함바그 등 브랜드가 유명세를 타면서 ‘함박스테이크’가 상권 내 트렌드가 됐다”며 “양식과 퓨전음식이 강화된 대학로의 환경적인 요인을 고려하면 함박스테이크는 벤치마킹과 업종변환이 용이한 메뉴였다”고 평가했다.
일부 업주들은 젊은층 상대로 음식문화 트렌드가 바뀌면서 개업 3~4개월 만에 문을 닫는 곳도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음식에 대한 기본 소양 없이 트렌드를 따라 프랜차이즈를 내다보니 망하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극단 떠나는 대학로…외식업 터줏대감들도 위기 “손님 반토막 났다”
대학로에는 소규모 극장을 비롯해 아르코 예술극장, 동숭아트센터, 대학로 예술극장 등이 있다. 소극장을 중심으로 연극이 활성화되면서 상권 또한 전성기를 구가했다. 2004년 대학로는 문화지구로 선정됐고 정부 차원의 각종 혜택이 주어지면서 극장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 혜택이 건물주에게만 갔다는 비판을 받았다. 연극인들은 높은 대관료를 버티지 못하고 대학로를 떠났다. 대학로문화발전위원회에 따르면 한때 200개에 달했던 극장 수는 현재 170개로 줄어들었고, 이 가운데 40개 공연장은 운영여부를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연 축소는 동숭동 상권에 큰 타격을 줬다. 이곳 외식상권에서 극단원들은 공연 관람객과 함께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12년째 운영중인 ‘국수가’는 공연단원들이 자주 찾는다는 맛집이다. 매장을 찾는 주요 고객 은 20대 초중반과 60대 이상 노인이다. 평일보다는 공연이 많은 주말에 고객이 배 이상 많다.
정옥철(38) 대표는 “공연이 많이 줄어들었고, 쉬는 공연장도 많이 늘어났다”며 “극단이 많이 빠져나가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대학로 극장들은 일정 기간 동안 공연을 할 경우, 음식점과 단기 계약을 맺을 때가 많다. 보통 한 공연업체와 계약을 맺을 경우 매월 평균 100만원의 추가 매출이 나온다.
▲ 공연단원들의 단골집 중 하나인 국수가는 공연 축소로 매출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국수가는 한때 13개 극단과 식사 계약을 맺었으나 현재는 3개 극단만이 식사 계약을 이어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인희·한우리 기자/김혁 전문기자]그는 “연극이 활성화됐던 때는 최대 13개 극단과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지금은 10곳이 빠져나간 상태다”며 “평일 점심시간대 12시~2시 기준, 고객 수는 과거 전성기 때는 200명을 넘어섰지만 약 4년 전부터 절반 이상 줄었다. 현재 70명 내외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가게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자 동국대학교, 고려대학교의 대학가 상권에다 추가로 매장을 냈다. 그는 “혜화동 대학로 상권에서 더 이상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연극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1km 이내 동일 업종이 많이 생겨나 나눠 먹기식이 됐다”고 말했다.
1995년 문을 연 마미청국장은 업력 21차 이 지역 터줏대감이다. 청국장 전문점이지만 해장국, 감자탕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손중복(70) 마미청국장 대표는 “우리 가게는 대학로에서 연극배우들 사이에서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명하다”며 “연극배우 오현경, 기주봉, 탤런트 양미경, 가수 조영남, 김민기 등이 자주 왔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을 보러 와야 외식업도 사는데 요즘은 공연을 보러오지 않으니 타격이 크다”며 “외식업은 기본 12시간은 장사를 해야 매출을 올릴 수 있는데 공연이 시작하면 장사가 끝난다. 보통 저녁 8시반 쯤이면 장사운영이 끝난다”고 했다
[상권분석=김영갑 교수|김혁 연구원, 한양사이버대 외식MBA, 자료· NICE지니데이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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