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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포커스]-겉도는 금연정책 현장(中-전자담배)
“연초담배 더 유해”…전자담배 국가탄압 음모론
9개부처 거미줄 감시…담배값 인상후 유해성·과세·불법·허가제 ‘전방위 규제’
김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6-10-24 00:05:10
전자담배는 지난 2003년 중국 약사 혼릭(韩力)이 개발해 이듬해 루옌(Ruyan)사가 세계최초로 출시했다. 국내에는 지난 2008년 수입돼 현재까지 판매되고 있다. 전자담배는 니코틴 등이 포함된 용액을 전자장치를 이용해 흡입하는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연초담배보다 덜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초담배의 경우 담뱃잎을 태우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염화비닐·벤젠 등 4000여종의 유해물질이 발생하지만 전자담배의 경우 이 과정이 생략되기 때문에 상당수 유해물질 양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연기냄새와 간접흡연 피해를 줄일 수 있으며 담배꽁초 투기 등으로 인한 화재위험과도 거리가 멀다. 담배중독의 원인으로 꼽히는 니코틴의 경우 전자담배로 흡입할 경우 수분을 통해 배출되는 까닭에 체내 축적도 연초담배에 월등히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한 액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니코틴 함유량을 조절할 수 있어 애연가들 사이에서는 금연보조제로도 각광받는 제품이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일선 판매 현장에서는 정부가 전자담배를 탄압한다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전자담배를 둘러싼 정부의 미흡한 대처와 업계의 불만 등을 금주의 이슈포커스 주제 ‘겉도는 금연정책 현장’ 두번째로 취재했다.

 ▲ 지난 2008년 국내에 최초 수입된 전자담배는 몸에 유해한 물질이 약 4000가지가 있는 연초담배보다 덜 해롭다는 사실과 금연에 효과가 있다는 점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정부의 담뱃세 인상 시기 이후로 전자담배의 인기가 급상승한 시점에서 전자담배의 각종 유해논란들이 불거지고 총 9개부처가 관리하는 규제들이 대폭 강화돼 왔다.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도현·김인희·한우리 기자] #1.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이대호(32·남) 씨는 지난해 담배를 끊었다. 금연껌·패치 등을 사용했으나 번번이 실패한 그가 담배를 끊을 수 있었던 것은 전자담배 때문이었다.
 
이 씨는 “아무래도 연초를 태우던 사람이 전자담배를 피우게 되면 맛이나 흡연감이 달라 결국 다시 연초담배를 피우게 된다”며 “처음엔 니코틴 액상을 넣어 양을 줄이기 시작하다 나중에는 니코틴을 빼 담배를 아예 끊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2. 황두연(34·남) 씨도 비슷한 사례다. 그 역시 조절 가능한 전자담배 액상의 니코틴 함유량을 줄여가는 방식을 통해 담배를 끊게 됐다. 황 씨는 “주변에서 전자담배를 이용해 담배를 끊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나도 한 번 시도해 담배를 끊게 됐다”며 “경험해보니 전자담배가 금연보조제로써의 역할도 훌륭하다고 느끼게 됐다”고 소개했다.
 
출시 8년째를 맞이한 전자담배가 흡연대체용품·금연보조품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대처가 미진하다는 반응이 업계 내부에서 감지됐다.
 
부처별로 전자담배를 바라보는 시각이 상이하고 각종 규제가 신설되면서 일선 판매현장의 혼선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결국 그 피해는 일선 판매 상인들과 소비자 몫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전자담배를 의도적으로 탄압하는 것이 아니냐는 음모론도 새어나왔다. 연초담배의 판매량 감소 등을 우려해 전자담배에 대한 과세를 무겁게 하고 또 탄압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들은 국민보건 등을 위해서는 전자담배를 오히려 장려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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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 후 인기 끈 ‘전자담배’…복지부, 허위·과장발표해 유해성 부각 ‘음모론’
 
전자담배의 관심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월 1일을 기해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서부터다. 인기가 높아지자 보건복지부는 ‘전자담배 유해성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설명회의 핵심은 전자담배에도 아세트알데히드 등 각종 유해물질이 많다는 것이었다.
 
당시 류근혁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와 동일한 발암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전자담배에 대한 허위 홍보 등을 집중 단속할 방침이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부가 설명한 내용이 기존 연구결과 일부를 발췌해 다른 방향으로 소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 자료:한국전자담배 ⓒ스카이데일리

복지부가 설명을 위해 근거로 한 것은 일본 국립보건과학원 나오키 연구팀장의 인터뷰 내용이다. 나오키 팀장은 AFP와의 인터뷰 중 “전자담배제품 하나에서 일반 담배보다 10배 많은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포름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기관이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전자담배의 유해성이 연초담배를 훨씬 웃도는 것이지만 얼마 뒤 나오키 팀장이 직접 해당 발언이 잘못됐음을 지적하며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나오키 팀장은 “13개 브랜드 전자담배 증기 분석결과 9개 브랜드에서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이드 등 발암물질이 검출되긴 했으나 연초담배에 비해서 한참 모자란 수치였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복지부 차원의 번복은 없었다.
 
나오키 팀장의 발언과 별도로 복지부가 인용한 일본의 연구자료 역시 일부를 발췌한 내용이었다. 일본 국립보건과학원 2012년 자료에는 총 105종의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실시했으나 복지부는 이 중 상위 30곳의 연구결과만을 근거로 삼아 유해성을 부각시켰다.
 
오히려 일본 연구자료 등에는 전자담배가 연초담배에 비해 덜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나오키 팀장이 정정보도를 요청한 후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전자담배에서 검출된 포름알데히드 양은 우유·사과·돼지고기 등 식품에 포함된 포름알데히드보다 훨씬 적은 수치로 화장품 허용 수치에 비교하면 0.0001%~0.00391% 수준이다.
 
정영철 전자담배협회 부회장은 “영국 공중보건국에서는 전자담배가 연초담배보다 95% 덜 해롭다는 점이 인정돼 보험혜택을 주자는 방안 등이 검토 중이다”면서 “흡연율이 높은 영국에서는 치료비 등 사회적비용이 고조되면서 전자담배에 주목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전자담배는 기술력발전으로 인해 생겨나게 된 신종담배다”면서 “기존 제품에 비해 건강에도 덜 해로운데 정부가 신상품에 대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단점만 부각되는 전자담배 죽이기 논란…“기재부 과세기준 변경방침도 일환” 제기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서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A씨는 “전자담배의 유해물질은 요리할 때와 크게 다를 바 없는데 이점에 대한 홍보가 미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담뱃값 인상 후부터 전자담배의 장점 및 긍정적 효과 대신 단점만 부각되는 등 ‘전자담배 죽이기’가 확산되는 것 같다”며 “전자담배 이용자들은 연초담배에서 전자담배로 교체한 후부터 폐활량이 좋아지는 등 상당한 효과를 거뒀다는 이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 자료:전자담배협회-ECA [그래픽=이은혜] ⓒ스카이데일리

서초동에서 2년 간 전자담배 매장을 운영해 온 판매자 B씨는 “한국시장은 전자담배를 잘 모를 뿐더러 인식자체가 안 좋게 흘러가고 있다”며 “실제 이용하는 연령대는 20·30대가 50%, 40대가 나머지 50% 가량인데 복지부의 유해성 발표 후부터 40대 이용객이 뚝 끊겼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이 흡입하고 또 중독성이 있는 니코틴을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등 적정한 규제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덮어놓고 전자담배가 나쁘다는 인식을 주입하는 정부의 행태가 원망스러울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지부의 유해성발표 후 판매량이 급감했다는 전자담배 업계에 또 다시 시련이 찾아 온 것은 지난해 1월 1일부로 단행된 담뱃세 개편이었다. 니코틴 용액과 향료를 혼합한 액상 1㎖당 800원에서 1799원으로 세금이 오르면서 소비자가격 또한 상승하게 된 것이다.
 
자연히 소비가 급감했고 업계에서는 대안으로 니코틴 용액과 향료를 분리해 파는 ‘솔루션’이 횡횡하기 시작했다. 니코틴이 함유된 액상에 고세율이 붙자 니코틴원액을 판매하고 세금이 붙지 않는 향료를 따로 팔면서 원가를 낮추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지난 1일 식약처가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무니코틴액상의 경우 의약외품 허가를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다고 밝히면서 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경우 니코틴 함유 액상 30㎖ 소비자가격이 8~9만원대로 오르게 된다. 기존 가격의 세배 남짓이다.
  
사실 상 분리 판매를 금지하고 고가의 세금이 부과되는 ‘혼합액’만을 팔라는 식약처의 주문에 업계는 “문제의 소지가 크다”는 입장이다. 혼합액만이 판매되기 시작할 경우 가격이 높아져 정부 차원의 ‘세수증대’ 효과만 있을 뿐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관련법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합성니코틴을 판매하고 있었다. 6개월 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합성니코틴은 담뱃잎에서 니코틴을 추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화학물질 혼합물이다. 전다담배업계 역시 이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정 부회장은 “합성니코틴은 천연니코틴 계열과 정체불명의 화학물질이 혼합된 것으로 해당물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확인되지도 않아 전 세계적으로 쓰이지 않고 있다”며 “결국 당국은 전자담배를 향한 규제를 강화하면서도 소비자들이 생사와 직결된 합성니코틴에 대해서는 방관하는 등 한 발 늦은 정책행보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 전자담배 판매업계에 따르면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 가운데 연초담배를 줄이고 전자담배로 전환하려는 고객, 몸이 안좋아지면서 전자담배를 원하는 고객들이 70~8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각종 발표와 규제가 혼란을 가중시키면서 고객 내방자수가 급격히 줄었다고 하소연 했다. ⓒ스카이데일리

니코틴 원액판매 불법에 농도도 규제, 니코틴 없어도 허가제…“폐업하란 말이냐”
 
각종 규제도 전자담배 업계를 압박하는 요인이다. 올 3월부터는 희석액 이외의 니코틴 원액 판매가 불법화됐으며 이달 1일부터는 니코틴이 없는 액상제품의 경우 의약외품으로 지정돼 관계당국의 허가를 받아야만 판매 되게끔 법이 개정된 상태다.
 
서초동에서 담배매장을 운영하는 사업자 C씨는 올해 초 전자담배 판매가 신고업에서 허가업으로 바뀌면서 허가신청을 시도했다가 사실상 관계당국으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그는 당국이 허가업으로 개정한 뒤 허가를 받을 수 없게 만들었다고 격분했다.
 
C씨는 “전자담배를 판매하는데 관리가 중요한 것이지 입지 조건을 왜 따지는지 모르겠다”며 “상업용 건물 1층에서 장사를 이어왔는데 건축물 용도 제한에 위반돼 허가를 위해서는 적법한 장소로 옮겨야 할 처지다”고 덧붙였다. 현행법 상 도심지역에서의 전자담배 판매는 금지된 상태다.
  
또 그는 “허가업으로 바뀌기 전에는 니코틴 농도 조절이 가능했으나 현재는 농도 2% 미만인 극소량의 니코틴을 넣어야 한다”며 “고객들은 농도 2% 이상의 니코틴을 넣어야 만족감을 느끼는데 충족시키지 못하니 불만이 잇따랐고, 장사도 잘 되지 않아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자담배협회에 따르면 전자담배 관리부처는 총 9개다. 주무부처는 환경부며 화학물질을 판매한다는 이유로 입지 등에 제한을 둔 곳은 국토교통부다. 이 밖에도 기획재정부(출자관리과), 행정자치부(지방세정책과), 여성가족부(청소년보호법), 산업통상자원부(국가기술표준원), 보건복지부, 식약처, 관세청 등과 관계돼 있다.
 
전자담배 협회는 과거 문제가 됐던 배터리 문제를 해결했으며 인증된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나아가 정부와 담배세를 조율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전자담배 산업 전체를 보호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전자담배가 제도권에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에 대응해야하는 부분은 즉각 대응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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