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권도전을 시사한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가 여론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는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평가되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다. 두 자리 수 지지율을 목전에 두고 있는 안희정 지사의 상승세에 관련 기업 SG충방 역시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SG충방 서울사무소가 위치한 성남 분당구의 SG타워 ⓒ스카이데일리
대한민국의 대선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늦어도 3월 초까지는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여야의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들이 하나 둘 대권 도전을 선언하며 활동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은 젊은층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정계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권가에서는 이들과 연관돼 있는 기업들의 주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시트 등 자동차 부품을 생상하는 SG충방도 그 중 하나다. 이 기업은 안희정 지사와 충남·운동권 등 공통된 키워드를 다수 보유했다는 이유로 최근 증권가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안 지사는 현재 대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고 평가를 받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항마로 거론되며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DJ·노무현 적장자’ 대선출마 선언…충청도, 비문(非文) 세력 업고 ‘50대 기수론’ 주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안 지사는 서울 종로구에서 대선 출마 선언식을 개최했다. ‘전무후무 즉문즉답 출마선언’이라는 이름의 이날 선언식은 5시간 동안 시민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됐다.
안 지사는 이날 사드배치, 위안부, 개헌, 임금피크제 등 주요 이슈에 대해 시민과 토론하며 자신의 공약과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는 “정치권 입문 이래 김대중, 노무현의 길을 걸었다”며 자신이 야당에서 배출한 전직 대통령들의 적장자임을 내세우기도 했다.
‘광역자치단체장 평가조사’ 9개월 연속 1위를 자랑하는 안 지사의 출사표는 대선 구도에 변화를 가져왔다. 대권 도전을 선언한 후보들이 하락세를 겪은 최근에는 적지 않은 반사이익도 얻고 있다.
안 지사가 처음 대권 도전을 선언했을 때 충청권을 대표하는 대선 주자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거론됐었다. 충청북도 음성 출신의 반 전 총장은 귀국 전부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양강 구도를 이루며 충청권의 기대를 모았다.
▲ 충청권을 대표하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안희정 충청남도 도지사(사진)가 충청권을 대표하는 대선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야권 제 2주자로 자리를 지켜왔던 이재명 성남시장의 상승세도 꺾이고 있어 안희정 지사의 상승세는 더욱 탄력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반 전 총장은 지난달 12일 귀국하자마자 각종 구설수에 시달렸다. 특히 지난달 18일에는 자신에게 위안부 관련 질문을 하는 기자들을 ‘나쁜놈들’이라고 지칭해 언론의 맹폭을 맞기도 했다. 결국 반 총장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1일 발표된 리서치앤리서치(R&R)의 여론조사 결과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13.1%의 지지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야당의 유력 인사인 문 전 대표의(32.8%)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같은 날 반 전 총장은 대권 도전 포기 의사를 밝혔다.
야권 제2주자로 승승장구하던 이재명 성남시장 역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시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 대통령에 대한 날선 비판으로 대중들의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 이 시장은 지지율 16.2%(리얼미터)를 기록하며 문재인 전 대표의 입지를 위협하기도 했다.
야권 비문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던 이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경선룰 선정 과정에서 보인 태도 때문에 지지율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시 이 시장은 ‘아들 특혜 채용’을 제기하는 등 문 전 대표를 향한 과도한 네거티브성 발언으로 여론의 빈축을 산 바 있다. 1일 기준 이 시장의 지지율은 10.5%까지 하락했다.
충청권, 비문세력 주요 대선주자의 하락세는 안 지사에게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특히 안 지사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50대 기수론’의 선두주자로 꼽히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일 여론조사 결과 안 지사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를 넘어선 9.1%를 기록했다. 앞서 4%대에 머물던 때와는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당시 여론조사 발표 직후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으로 인해 안 지사의 현재 지지율은 조사 시점 때와 상당한 격차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86세대·운동권·충남 등 안희정 키워드 다수 보유한 SG충방 ‘안희정 테마주’ 조명
정치권의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증권가에도 안 지사의 상승세가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소위 ‘안희정 테마주’라 불리는 몇몇 종목들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가운데 자동차 시트 커버 생산업체 ‘SG충방’은 대표적인 안희정 관련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SG충방의 주가 상승세 또한 남다르다.
▲ 자료: 한국거래소 [도표=한지은] ⓒ스카이데일리
증권가 등에 따르면 SG충방은 지난 1954년 설립된 국안방적을 그 전신으로 한다. 1970년 남방적으로 처음 사명을 변경한 후 SG글로벌, SG충남방적 등을 거쳐 지난해 SG충방으로 재변경했다. 피혁제품 제조 및 판매업체 SG고려가 최대주주(70.08%)다. SG고려의 최대주주는 마이크로오피스(50.53%)이고, 마이크로오피스는 이의범 대표이사가 과반 이상의 지분(51.84%)를 보유하고 있다.
SG충방이 안희정 테마주로 분류된 배경에는 이의범 SG충방 대표이사와 안 지사와의 인연이 주효했다. 이 대표는 안 지사와 같은 충남 출신이다. 충남 대전 출신인 이 대표는 대전고와 서울대를 나왔다. 이 대표는 서울대 재학 당시 학생 운동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고려대의 안 지사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표는 1984년 학생운동에 참여해 무기정학을 당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한국통신(현·KT)에서 회사생활을 하다 지난 1991년 생활정보지 ‘가로수’를 창간했다. 가로수의 성공을 바탕으로 이 대표는 KM&I(옛 동흥전기)와 고려피혁, SG위카스, SG글로벌(옛 충남방적)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지금의 SG그룹을 일궜다. SG충방은 안 지사의 고향인 충남 논산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런 SG충방은 지난해 12월 9일 박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자 주가가 서서히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12월 9일 2880원(종가)이었던 SG충방의 주가는 주말이 지난 12월 12일 3000원(종가)까지 올랐다. 안 지사가 팽목항 방문 등 대권 행보로 비춰지는 모습을 보인 시점부터는 주가 상승세가 더욱 남달랐다.
안 지사가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대선 경선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지난 6일 SG충방의 주가는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6일 3380원이었던 주가(종가)는 주말이 지난 9일 3780원까지 올랐다. 주가 상승률은 11.83%에 달했다.
안 지사가 대선출마 선언식 일정을 공고한 지난달 19일 3535원이었던 주가는 바로 다음날인 20일 3735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후 ‘민주당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계기로 안 지사의 상승세가 지속되자 주가는 24일부터 31일까지 상승일로를 걷게 된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특히 설연휴 다음날인 지난달 31일에는 전일 대비 21.35%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4150원의 종가를 기록했으며 당일 최고가는 4370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안 지사에 대한 설 민심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돼 더욱 주목됐다.
이달 들어 SG충방의 상승세는 더욱 돋보였다. 설 연휴 이후 껑충 뛴 주가는 어제(2일) 5450원(최고가)까지 올랐고 521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설 연휴 직전인 26일 주가(3420원·종가) 대비 52.3%나 오른 금액이다.
대선구도 불확실한 상황…“회사 자체 실적 면밀히 따져봐야” 조언
증권가에 따르면 안 지사의 상승세만으로 SG충방의 투자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큰 위험성이 뒤따르는 결정이라는 시각이 많다. 최근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대선구도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안 지사의 중도하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안 지사가 대선출마를 선언한 다음날인 23일 SG충방의 주가는 상승세로 장을 시작했지만 이재명 시장의 출마선언이 이슈를 모으자 하락세로 돌아섰다. 3735원이었던 주가는 이틀에 걸쳐 3250원으로 급락했으며 25일 안 지사가 7.4%(엠브레인)이 지지율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 발표되고 나서야 상승세로 돌아섰다. 25일 종가 기준 SG충방의 주가는 3350원을 기록했다.
SG충방의 부진한 실적 구조 역시 우려감을 더하는 요소로 꼽혔다. SG충방은 최근 2년 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4년에는 15억원 당기순손실, 2015년 68억원 당기순손실 등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 2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증권가 관계자는 “안희정 지사의 성장 가능성은 충분히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것도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다”며 “회사 자체의 성장가능성이 아닌 정치인의 성장가능성만으로 투자를 결정하다보면 자칫 큰 투자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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