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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돌! 상생의 맞수<47>]-SKT ‘누구’ vs KT ‘기가 지니’
인간과 교감하는 ‘인공지능 도우미’ 시판경쟁 불꽃
한달 1만대에 1일 3~4000대 팔려…불 붙은 ‘AI비서’ 경쟁 속 아직은 갸우뚱
김성욱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2-15 12:52:17
 ▲ 최근 국내외 IT업계의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스마트 기기들이 각광을 받으며 신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국내 양대 이동통신사 SKT와 KT가 국내 AI 비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각 ‘누구(NUGU)’와 ‘기가 지니’를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SKT 타워(사진 왼쪽)와 KT 본사 ⓒ스카이데일리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이 스마트폰부터 시작해 가전제품, 자동차 등 전 산업 영역에 걸쳐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AI 비서’로 불리는 AI 스피커 제품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신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 글로벌 시장전문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음성인식 기반 AI 비서 스피커 시장규모는 2015년 3억6000만 달러(약 4107억원)에서 2020년 21억 달러(약 2조3957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2014년 아마존이 출시한 AI 기반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Echo)’의 성공 이후 AI 비서 시장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당시 에코는 출시 이후 약 2년간 500만대가 넘게 팔렸다. 국내에서도 통신사를 중심으로 ‘AI 비서’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AI 비서 시장은 SKT의 ‘누구(NUGU)’와 KT의 ‘기가 지니’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AI 비서’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여론이 적지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앞서가는 ‘누구’, 뒤쫓는 ‘기가 지니’…AI 사업 경쟁나선 통신공룡사들
 
먼저 SKT는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AI 비서 ‘누구’를 출시해 국내 시장 선점에 나섰다. ‘누구’는 원통 모양 생김새를 한 스피커 형태의 제품으로 이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음악 재생, 가전 기기 제어, 일정 안내 등 각종 생활편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11월에는 ‘T맵’ 교통정보, 위키백과 검색, 음식 배달 서비스 등이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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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누구는 출시 이후 4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4만대를 돌파하며 국내 AI스마트기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한 달에 1만대 이상, 하루 평균 300~400대가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 SKT가 작년 9월 국내 최초로 음성인식을 탑재한 AI 비서 누구를 출시하며 국내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에 질세라 KT도 지난달 인공지능 TV 기가 지니를 출시해 AI 비서 시장에 합류했다. 두 제품 모두 이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음악 재생, 가전 기기 제어, 일정 안내 등 각종 생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은 누구(사진 왼쪽)와 기가 지니 ⓒ스카이데일리
이에 질세라 KT도 지난달 인공지능 TV 기가 지니를 출시하며 ‘AI 비서’ 시장 선점 경쟁에 합류했다. 원뿔 모양의 기가 지니는 SKT의 누구와 마찬가지로 AI 음성인식 기능을 수행한다. 음성 명령만으로 집안의 스마트홈 가전기기를 제어할 수 있으며 음악 재생, 배달음식 주문 등도 가능하다.
 
KT는 860만명에 달하는 KT유료방송 가입자가 잠재고객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기가 지니가 올레 TV용 셋톱박스를 내장하고 있는만큼 유료방송 가입자들의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KT는 제품 30만대를 선주문하는 등 흥행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처럼 양사가 AI 시장에 경쟁적으로 뛰어든 배경에는 AI가 스마트폰 뒤를 이은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업체는 자사 기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한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최근 조직개편에서도 인공지능 사업에 힘을 실어줬다.
 
SKT는 누구 출시와 함께 출범한 ‘누구나 주식회사’의 조직 개편을 통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직속 ‘누구사업본부’를 신설했다. 또 지난해 10월 인공지능 프로젝트 전담조직 ‘T브레인’을 신설하고 수장으로 사내 최연소 임원인 김지원(33) 상무를 영입했다.
 
김 상무는 서울과학고를 조기졸업하고 미국 MIT에서 4년 만에 학부와 석사 과정을 5.0 만점으로 졸업한 수재로 삼성전자에서 AI 경력을 쌓아왔다. 그는 MIT의 인공지능 연구실에서 컴퓨터공학과 수학을 복수전공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재직 당시 ‘AI 코리아’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며 업계에서 AI 전문가로 불리고 있다.
 
KT도 인공지능 전담 조직 ‘AI 테크 센터’를 만들어 그룹 내 산재했던 AI 관련 기능을 통합하고 지속적인 AI 사업 모델 개발에 나섰다. 또 포털, O2O(Online to Offline) 등 다양한 협력사와 함께 기가 지니의 AI 플랫폼 서비스를 확장할 방침이다.
 
AI 테크 센터장으로 발탁된 김진한 상무는 카이스트에서 전자공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KT 융합기술원 내부의 미래기술연구소 ‘Enabling’ 기술을 담당했다. 지난해 KT융합기술원 산하 서비스 연구소에서 미디어 서비스 부문을 맡았던 이력을 갖고 있다.
 
소비자, ‘자비스’ 같은 인공지능 기대…현실은 ‘반쪽짜리’ 비서 불과
 
 ▲ 박정호 SKT 사장은 ‘누구사업본부’ 및 ‘T브레인’을 신설하며 본격적인 AI 사업 강화에 나섰다. 이에 황창규 KT 사장도 ‘AI 테크 센터’를 만들어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이동통신사들의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AI 비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은 박정호 SKT 사장(사진 왼쪽)과 황창규 KT 회장 [사진=뉴시스]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AI 비서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AI 비서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누구’와 ‘기가 지니’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하이마트 봉천점에서 만난 심수진(가명·26·여) 씨는 “요즘 기업들이 너도나도 스마트 기술에 빠져서 개발에 혈안이 된 것 같다”며 “조금만 움직이고 직접 찾아보면 될 일을 굳이 비싼 돈을 들여 이 기계를 구매할 필요성을 못느끼겠다”고 말했다.
 
이어 심 씨는 “하지만 이처럼 인공지능과 관련된 신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SF영화와 같은 가상의 현실이 실현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롯데하이마트 교대역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나영삼(32·남) 씨는 “제품에 대해 문의하는 손님들이 많아 직접 사용해봤다. 음성인식 기능이 생각보다 잘 되서 놀랐다”면서도 “제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유용하게 쓰이겠지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전했다.
 
같은 점에서 만난 김상준(52·남) 씨는 “기술이 발전하는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기성세대들이 발전하는 기술 속도에 맞춰 따라가기 힘들다”면서 “젊은 세대들에게는 유용할지 몰라도 스마트폰을 잘 다루지 못하는 40~50대에게는 어려운 제품”이라고 난색을 표했다.
 
광화문에 위치한 KT 스퀘어에서 AI 비서를 체험하고 나온 장민성(29·남) 씨는 “혁신적인 제품임은 분명하지만 아직 완벽한 인공지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스마트폰 앱과 연동시켜 입력된 정보만을 제공하는 기능은 스마트폰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필요한 정보를 찾아보고 일정을 관리하는 데 있어 스마트폰만으로도 충분히 편리하다”며 “스마트폰 앱에 입력된 정보를 굳이 AI 비서와 연동시킬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롯데하이마트 롯데월드타워점에서 만난 한혜진(31·여) 씨는 “처음에는 영화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자비스’ 같은 인공지능을 생각했다”며 “이 같은 기대감을 안고 제품을 이용해보니 아직 스마트폰에 의존한 불완전한 인공지능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씨는 “향후 기술이 발전돼 지금보다 더 좋은 인공지능 제품이 나온다면 그 때는 구매할 의향이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구매의사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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