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영향으로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인 막을 올리자 증시가 덩달아 요동치고 있다. 이른바 ‘대선 테마주’로 불리는 종목들이 대선 후보들의 행보에 따라 급등락하는 양상이다. 지지율은 물론이고 해당 후보가 내놓은 공약에 따라 롤러코스터를 그리고 있는 것이다. 이들 대선 테마주의 주가는 기업의 실제 가치와 별개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 대선 후보와 학연이든 지연이든 상관없이 약간의 연결고리만 있다면 실적이 바닥을 쳐도 주가는 고공행진을 기록한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접근하기보단 단기 기대심리에 의해 좌우되다보니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돌연 다음날 바닥을 치기 일쑤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이달 7일까지 테마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조사한 결과 테마주 투자자의 98%는 개인투자자이고 전체 투자자 10명중 7명은 손실을 봤다. 정치 테마주 투자를 두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을 돌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DSR제강·DSR 오너일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새어나와 이목이 쏠린다. 스카이데일리가 ‘문재인 대장주’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DSR제강·DSR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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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5월 9일 치러질 대선이 다가오면서 덩달아 주식 시장에 ‘대선 테마주’ 주의보가 발령됐다. 특히 대선 후보 가운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타 후보에 비해 여론 지지도 조사에서 강세를 보이면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 가운데 DSR제강과 DSR이 새로운 문재인 테마주 대장주에 등극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진은 DSR제강·DSR 서울사무소 ⓒ스카이데일리
최근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의 강세가 두드러지면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DSR제강·DSR의 경우 대표적인 문재인 테마주로 거론되는 우리들제약, 우리들휴브레인 종목보다 급격한 주가 상승을 보이면서 테마주 흐름을 주도하는 ‘대장주’ 자리를 궤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것과 달리 실적은 하락한 것으로 드러나 투자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주가 급등 이후 오너일가가 지분을 매도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두고도 이를 뒤늦게 공시한 것으로 드러나 ‘도덕적 해이’라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문재인 대장주 등극 ‘DSR제강’, 탄핵안 가결 이후 3개월만에 주가 85% ‘껑충’
DSR제강 및 DSR은 와이어로프, 경강선 등을 제조 판매하는 선재가공 업체로 오너인 홍하종 대표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경남고 동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홍 대표는 DSR제강 지분 26.54%, DSR 지분 8.61%를 소유하고 있다. DSR제강에서는 최대주주, DSR에서는 2대주주다. DSR제강은 DSR 지분 31.75%를 갖고 있어 홍 대표는 DSR제강을 통해 이들 두 기업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두 기업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된 이후 지난 24일까지 약 3개월동안 무려 100% 가까이 치솟았다. 문 전 대표와의 연결고리가 부각되면서 ‘대선 테마주’로 분류된 덕분이다. 때문에 이들 두 기업의 주가흐름 역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 한국거래소 및 업계 ⓒ스카이데일리
지난 1월 13일 이들 기업의 주가는 상한가를 쳤다. DSR제강은 전일 대비 29.81%, DSR은 29.9% 올라 각각 1만450원, 1만6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차기 대선주자들의 선호도 조사에서 문 전 대표가 31% 지지도로 1위를 기록하자 일제히 상승곡선을 그린 것이다.
같은 달 20일 3주차 지지도 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는 유력한 대선후보 중 한명이었던 반기문 전 사무총장과 격차를 소폭 벌리면서 3주째 1위를 기록했다. 이날 DSR제강의 주가는 장중 1만5050원을 기록하는 등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반면 지난달 1일 반 전 총장이 돌연 대선불출마를 선언하자 대선 관련주는 심한 낙폭을 보였다. 유력한 대선 후보로 거론됐던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이 정치테마주 투자자들의 혼란을 초래한 결과 테마주 투자자들이 앞다퉈 투매에 나선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여파는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됐던 DSR제강 역시 피하지 못했다. DSR제강의 주가는 반 전 총장이 불출마 선언을 한 다음날 12.54% 하락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또 다시 9.96%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 전 총장이 여당 내 유력 대선 후보였다는 점에서 야당 후보인 문 전 대표에게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특히 지난 9일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인용하자 DSR제강과 DSR의 주가는 전일대비 각각 25.09%, 29.73% 급등했다. 문 전 대표의 대선 지지도가 1위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대선 일정이 5월로 앞당겨지자 투자자들의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그런데 금융당국이 정치테마주 근절을 위한 단속을 강화하고 나서자 DSR제강과 DSR은 각각 13일, 10일 해명공시를 냈다. 주요매체에 게시된 ‘문재인 테마주’ 등과 관련해 사업적 관련성이 없다는 내용이 골자다.
해명공시를 내자마자 이들 주가는 급락했다. DSR제강은 10일 종가가 8.72% 하락한 채 장마감했고, DSR은 13일 7.19% 주가가 떨어졌다. 그럼에도 DSR제강과 DSR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9일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한 이후 지난 29일까지 약 3개월간 각각 92.13%, 85.71% 올랐다.
실적 무관한듯 주가 ‘고공행진’ 투자자 피해 우려…오너일가 시세차익 ‘빈축’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증권가 전문가들은 DSR제강과 DSR이 전형적인 대선 테마주의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 피해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주가는 급등했지만 실적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거나 제자리걸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SR제강은 지난해 매출액 172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6% 감소하며 덩치가 줄었다.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24.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87억원으로 11.9% 감소했다.
DSR은 사정이 그나마 나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2011억원으로 전년 대비 6.3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4억원, 10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5.51%, 7%씩 올랐다. 대선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실적과는 무관한 주가 급등 현상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더욱이 대선 테마주 이슈로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오너일가가 돌연 지분을 처분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뒀음에도 이를 뒤늦게 공시한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대주주의 지분 처분은 주식시장에서 악재로 치부된다. 더 이상 주가가 오르기 힘들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인 홍 대표와 친인척인 서행순 씨는 지난달 8차례에 걸쳐 DSR과 DSR제강 주식을 팔아치웠다. 지난달 14일부터 20일까지 5영업일 동안 6000주, 3만주, 1만주, 8720주, 8000주 등 총 6만 2720주를 장내매도했다. 종가기준 처분액은 약 6억원에 달한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3영업일 동안에는 DSR제강 주식을 장내매도했다. 22일 2만 4875주, 23일 3만7000주, 24일 2만8125주 등 총 9만주를 팔아 약 11억원의 이익을 거뒀다.
더욱이 최대주주인 홍 대표 역시 주가가 급등하자 주식을 처분해 시세차익 실현에 동참했다. 지난 13일 홍 대표는 5만5000주를 주당 1만6765원에 팔아치워 9억 2208만원을 벌어들였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최대주주가 책임경영은 외면한 채 시세차익 실현에만 골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오너일가의 지분 변동이 있었음에도 이를 뒤늦게 공시한 것으로 나타나 ‘도덕적 해이’ 논란마저 일고 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에 따르면 최대주주 본인 및 특수관계인이 소유한 주식이 1주라도 변동된 경우 상장법인이 지체없이 신고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확보하고 투자자들의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DSR제강은 최대주주인 홍 대표가 지난 13일 지분을 처분했음에도 일주일이 지나서야 이를 공시했다. 친인척인 서 씨가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3차례에 걸쳐 장내매도한 사실도 12일이 지나고 공시한 것으로 나타나 비판을 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 관계자는 “주가 급등시 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주가 안정화 차원에서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지만 이를 뒤늦게 공시한 것은 비판의 소지가 다분하다”며 “시세차익 실현을 위해 의도적으로 ‘폭탄 돌리기’를 개인 투자자들에게 떠넘긴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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