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초의 장미 대선이 7일(2일 기준)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정치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테마주로 묶인 몇몇 종목들은 해당 후보와 관련된 이슈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종목들은 대선 후보와의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비정상적 급등락을 보이고 있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사진 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 ⓒ스카이데일리
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정치 테마주’란 정치적 이슈나 또는 인물과 연관된 상장기업의 주식을 일컫는 말이다. 정치적 사안이나 인물로 인해 각종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의 주식은 ‘정치 테마주’라는 이름으로 주가가 상승한다. 예를 들어 대선후보 여론 조사에서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는 인물과 학연·지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관돼 있는 상장기업의 주식이 상승하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치 테마주’가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오는 9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정치 테마주가 ‘투자’가 아닌 ‘투기’에 가깝다는 지적이 빈번히 제기되고 있다. 몇몇 테마주들이 해당 기업들의 해명공시에도 불구하고 비정상적인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사상 첫 장미대선…높은 예상 득표율에 테마주 관심도 역대 최고
오는 9일 사상 최초로 5월에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이른바 ‘장미대선’으로 불리는 이번 선거는 최순실게이트, 촛불집회, 대통령탄핵 등 굵직한 정치적 사건의 최종 결과물로 불린다. 특수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선거인만큼 국민들의 관심도 전례없이 뜨겁다.
대선 후보들의 행보 역시 상당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후보들을 둘러싼 각종 의혹과 발언, 공약 등 어느 것 하나 이슈가 아닌 것이 없다.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각 후보들의 지지율도 관심거리다.
덕분에 이번 대선은 역대 최대 투표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률은 총 92.2%를 달했다. 이는 직선제 개헌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 1987년 제13대 대선 투표율 89.2%보다 높은 수치다.
대선에 대한 관심은 투표율뿐만 아니라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당내 경선부터 대선까지 후보로 나선 인물들과 학연, 지연, 공약 등 다양한 공통분모를 갖은 기업들의 주식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각 정치인과 관련된 ‘테마주 리스트’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주식관련 카페나 블로그까지 다수 등장했다.
▲ ⓒ스카이데일리
일부 주식은 관련 정치인의 행보나 지지율에 따라 상당한 등락폭을 보이기도 했다. 지엔코, SG충방 등은 가격제한폭(30%)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반기문 테마주로 꼽히는 지엔코의 경우 과거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대선출마가 유력시 됐을 당시 6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테마주에 대한 급격한 관심은 각종 우려를 낳았다. 투기성 자본이 테마주로 몰리면서 주가의 등락폭이 지나치게 커졌기 때문이다. 급격한 상승만큼이나 하락폭도 클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규모 투자 손실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일었다. 실제 사례도 있었다. 한 때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던 지엔코가 반 전 총장의 갑작스러운 대선불출마 선언 이후 가격제한폭까지 하락한 것이 대표적이었다.
스카이데일리가 주요 대선 테마주들을 분석한 결과,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일부 종목들의 경우에는 대선후보들과 전혀 무관한 기업임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이슈에 따라 주가가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문재인 테마주 바른손, 우리들 휴브레인 등…‘문 무관’ 해명 기업들 ‘주가 훨훨’
증권가 등에 따르면 주목받는 정치테마주로는 역시 대선 후보로 나선 이들의 테마주였다. 그 중에서도 문재인·안철수 테마주가 단연 돋보였다. 이는 대선후보들 중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지율 순위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주식시장에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으로는 대성파인텍, 바른손, 우리들휴브레인 등이 대표적이다. 대성파인텍은 지난해 9월 선임된 사내이사(비상임)가 참여정부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했던 사실이 알려지며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됐다. 해당 인물은 올해 초 사임을 한 상태다.
바른손의 경우 과거 문 후보가 소속됐었던 법무법인이 바른손과 법률계약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테마주로 편입됐다. 우리들휴브레인은 대주주인 김수경 회장의 남편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주치의였다는 사실 때문에 테마주로 묶였다.
이 중 바른손과 우리들휴브레인은 지난 3월 10일 ‘풍문 또는 보도에 대한 해명’ 공시를 통해 “문재인 후보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명 공시에도 불구하고 두 종목은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돼 문 후보 관련 이슈에 따라 꾸준히 주가가 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 자료: 한국거래소 ⓒ스카이데일리
바른손과 우리들휴브레인은 해명 공시 다음 거래일인 3월 13일 각각 8.68%, 11.85%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3월 27일을 기점으로 주가가 다시 급등했다. 바른손은 전 거래일(24일) 대비 14.19%, 우리들휴브레인은 25.39% 상승했다. 이는 당시 문 후보 지지율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와 더불어민주당 경선일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문 후보는 3월 27일 더불어민주당 호남 경선에서 60.2%의 지지율로 압승을 거뒀다. 그 후 바른손과 우리들휴브레인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29일 종가기준 바른손은 1만1500원을, 우리들휴브레인는 1만2900원 등의 주가를 기록했다. 이는 24일 대비 각각 15.69%, 34.80% 상승한 수치다. 두 종목은 1차 대선후보자 토론회 다음날인 지난달 14일 8.07%(바른손), 8.81%(우리들휴브레인) 상승하는 등 ‘문재인 테마주’ 성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목되는 점은 해명공시를 낸 기업들의 주가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오히려 더 문 후보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사실이다. 대성파인텍의 경우 아직 문 후보와의 관계에 대해 해명공시를 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문 후보 관련 이슈에 따른 주가 변동은 바른손이나 우리들휴브레인 보다 오히려 크지 않은 편이었다. 지난 3월 27일 대성파인텍의 주가 상승률은 4.69%에 그쳤으며 지난달 14일에는 오히려 2.99% 하락했다.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는 대성파인텍과 바른손, 우리들휴브레인 등의 주가는 지난달 28일 종가기준 1875원, 6750원, 6100원 등을 각각 나타냈다.
‘무관 해명’ 당일에도 주가 급등 安테마주…“정치테마주 묻지마 투자 경계해야”
증권가 등에 따르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관련된 테마주들의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안 후보와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종목들뿐만 아니라 무관한 것으로 밝혀진 기업들도 안 후보의 행보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안 후보가 각종 이슈에 노출된 시점에는 주가 변동이 특히 더했다.
안철수 테마주로 거론되는 종목으로는 안랩, 다믈멀티미디어, 써니전자 등이 있다. 안랩은 안 후보가 설립한 기업이다. 안 후보는 현재(2016년 말 기준) 안랩의 최대주주(18.6%)에 올라 있다. 다믈멀티미디어는 기업 대표가 김홍선 전 안랩 대표와 대학원 동문이라는 이유로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됐다. 써니전자는 부사장이 안철수 연구소 임원 출신으로 알려지면서 안철수 테마주로 각광 받았다.
써니전자와 다믈멀티미디어는 각각 3월 15일과 3월 27일 공시를 통해 “안철수 후보와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두 기업의 주가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안 후보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안랩과 비슷한 주가 추이를 기록하고 있다. 심지어 이러한 현상은 해명 공시 당일에 나타나기도 했다.
▲ 자료: 한국거래소 [도표=배현정] ⓒ스카이데일리
다믈멀티미디어가 해명 공시를 냈던 27일 다믈멀티미디어의 주가는 안랩, 써니전자 등과 함께 급등했다. 상승률은 각각 22.12%(다믈멀티미디어), 18.97%(안랩), 29.85%(써니전자) 등이었다. 이는 25일~26일 주말동안 국민의당 전남, 전북 지역 경선에서 안 후보가 압승을 거둔 영향 때문으로 분석됐다. 당시 세 종목의 주가(종가기준)는 13만8000원(안랩), 7950원(다믈멀티미디어), 6830원(써니전자) 등을 각각 기록했다.
안 후보가 국민의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다음날도 안철수 테마주들은 일제히 주가가 상승했다. 안랩은 전일 대비 20.2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써니전자와 다물멀티미디어 등도 각각 26.23%, 18.61% 등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처럼 유력 정치인들의 행보에 따라 관련 테마주들이 급등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적지 않은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해당 인물과 무관함을 주장하는 기업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데 대해서는 우려감이 특히 더하다. 마땅한 이유 없이 급등한 주식의 경우 하락폭도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투자자들의 금전적 손실에 대한 우려감을 일으키는 요소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정치테마주는 이미 실적, 사실관계와 관계없는 일종의 ‘도박’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해당 기업이 아무리 해명공시를 내더라도 한번 테마주로 묶이면 쉽게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마땅한 이유 없이 테마주로 묶인 주식의 경우 예상치 못한 순간에 급락하는 등 일반적인 상식과 반대되는 상황에 처하기도 한다”며 “다가오는 대선에 대한 결과를 예상하고 테마주에 투자하는 행위도 높은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니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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