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치킨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BBQ가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일 전체 70종의 제품 중 10개 품목의 가격을 1400원에서 2000원 가량 올리기로 결정하면서 선도기업의 횡포라는 비판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사진은 송파구에 위치한 제너시스BBQ 빌딩 ⓒ스카이데일리
앞서 수차례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인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기업 ‘제너시스BBQ(이하·BBQ)’가 전체 70종의 제품 중 10개 품목의 가격을 1400원에서 2000원 가량 올리기로 결정했다.
소비자들은 부담스러운 치킨 값에 난색을 표하며 BBQ를 향한 원성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BBQ의 가격인상을 두고 권력 공백기를 노린 선도기업의 횡포라는 비판까지 일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업계 1위의 선제적 가격 움직임이 업계를 자극해 치킨 값 연쇄 인상의 시금석이 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함께 제기됐다. 이 같은 우려와 관련해 BBQ의 뒤를 쫓고 있는 국내 치킨업계 상위 업체들 대부분은 “아직까지 상승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스카이데일리 측에 전해왔다.
“가맹점주 부담 완화 위해 가격 인상 단행” 해명에 “가맹점주 방패막이 세우나” 비판
7일 프랜차이즈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BBQ는 가격 인상안 카드를 꺼내들었다. 당시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의 후폭풍을 예의주시하던 주무기관 농식품부는 “별다른 이유 없이 치킨 값을 올릴 경우 세무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결국 BBQ는 가격인상 보류를 발표하며 일단 꼬리를 내리는 자세를 취했다.
당시 BBQ 측이 내세운 인상폭은 일부제품에 한해 평균 9~10% 남짓이었다. 대표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을 마리당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황금올리브속안심’은 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올린다는 방침이었다.
▲ BBQ는 앞서 지난 3월 가격 인상을 시도했다 농식품부의 개입으로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일 결국 가격 인상을 강행하면서 서민 물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BBQ 측은 수익률 악화, 가맹점주 부담 완화 등을 인상 요인으로 설명했지만 실제 BBQ 본사의 실적이 꾸준히 상승한 점은 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사진=BBQ치킨]
지난 1일 BBQ는 또 다시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가격 인상폭 역시 지난 3월과 비슷했다. 일부 메뉴가 2만원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주요 메뉴의 가격이 2만원 전후에 형성된 셈이다.
BBQ의 가격 인상 결정은 서민들의 물가부담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을 불러왔다. 이에 BBQ는 줄곧 2009년 후 8년만의 가격 인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AI 사태로 인한 수익률 악화 ▲경영상 어려움에 부닥친 가맹점주들의 부담 완화 등을 이유로 들었다.
BBQ는 총 3000원의 인상요인이 있음을 강조하며 이보다 적은 인상폭을 기록했다는 점을 은근히 내세우는 분위기를 풍겼다. BBQ 측이 제시한 3000원의 인상요인은 ▲인건비·임차료·매장운영비·원부재료 등 2100원 ▲배달앱수수료 900원 등이었다.
BBQ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비자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900원의 배달앱수수료의 경우 업체 간 경쟁에서 발생한 비용(홍보비)임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 전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BBQ 측이 수익률이 악화됐다고 강조했으나 실제로 BBQ 본사의 최근 실적이 꾸준히 상승한 점은 논란을 더욱 부추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BQ의 매출액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1912억원, 2159억원, 2198억원 등으로 꾸준히 올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211억원, 139억원, 191억원 등이었으며 순이익은 4억원, 76억원, 56억원 등을 실현했다. 이를 두고 소비자들은 “고객기만이 아니냐”는 격한 반응을 보였다.
▲ 자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스카이데일리
이현찬(26·남) 씨는 “치맥이 줄임말·신조어 등을 넘어 보통명사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을 만큼 치킨은 국민 대표 간식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일주일에 치킨 한 마리 먹지 않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는 국민간식의 가격을 자꾸 올리면 결국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되는 셈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이 씨는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가격 인상이라고는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느끼는 인상 폭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클 것”이라며 “지난번 담뱃값 인상 때와 마찬가지로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민철(27·남) 씨는 “업체에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배달 대행사를 이용하면서 그 수수료는 왜 소비자에게 부담하라고 하느냐”면서 “자꾸 경영이 어렵다는 핑계로 가격을 올리는데 불매 운동이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최영학(34·남) 씨는 “프랜차이즈 업체가 아닌 곳은 가끔 1만원 초·중반의 가격대로 저렴한 곳들도 있다”면서 “맛이나 품질에서도 큰 차이를 못 느끼는데 그럼에도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자꾸 가격을 올리는 것은 소비자들을 상대로 한 ‘갑(甲)질’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치킨 한 마리에 1만원 초·중반의 가격을 받는 업체들은 1만원씩 손해를 봐가면서 장사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말로는 소비자들을 위하는 척하면서 결국 부담은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는 전형적인 고객 기만 행태다”고 꼬집었다.
박수정(가명·23·여) 씨는 “BBQ가 가격을 올리면서 덩달아 다른 업체들도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닐까 걱정된다”면서 “치킨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친구들끼리 야식을 시켜먹을 때 가격이 부담되는 실정이다”고 전했다.
소비자 우려에 BBQ와 다른 길 택한 경쟁업계들 “가격인상 계획 없다” 일축
스카이데일리는 BBQ와 경쟁관계에 있는 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인상계획 여부를 확인해봤다. 현재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BBQ와 더불어 페리카나, BHC, 네네치킨, 교촌치킨 등의 브랜드가 1000개 이상의 점포수를 기록하며 ‘빅5’(점포수 기준)를 이루고 있다.
▲ 자료: 한국공정거래조정원 ⓒ스카이데일리
이들 5개 브랜드 중 가격인상을 발표한 BBQ를 제외한 타 브랜드 관계자는 가격인상 계획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면서도 “현재로써 치킨 값 인상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BBQ 탓에 가맹점주들 사이에서 가격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며 “물론 점주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의견수렴을 하고 있지만 현재 회사 차원에서 가격인상 등과 관련해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을뿐더러 가격인상 계획조차 없다”고 강조했다.
네네치킨 관계자 역시 “경쟁업체의 가격인상을 두고 왈가왈부하기 어려운 측면도 분명 있지만 적어도 우리 업체의 가격 인상은 없을 것이다”며 “BBQ 후 치킨업계 전반이 가격을 올릴 것으로 우려하는 소비자들의 반응 또한 잘 알고 있지만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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