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물 시장이 양지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과거 VTR(Video Tape Recorder)을 통해 남몰래 숨어서 보던 영상물은 IPTV 등의 발달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또 영상물 제작 수준도 높아져 완성도 있는 에로영화 등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IT 기기나 매체의 발달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어디서나 자극적인 내용의 온라인 광고물이 범람하고 포르노 등 성인물을 시청하도록 하는 성인 PC방의 비윤리적인 행태가 만연해진 것이다. 매체를 통해 자극적인 내용의 광고 화면이 보이거나 성인 PC방을 통해 포르노가 유통되면서 강력한 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는 양지로 떠오르는 성인물 시장의 명암을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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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IPTV를 중심으로 성인물의 판로가 점차 확되대면서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성인물 업계는 4050 주부들을 주요 타겟층으로 한 다양한 작품들을 앞세워 수익성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진은 IPTV 내에 서비스 중인 성인물 소개 화면(사진 위쪽) 및 성인물을 시청하는 한 이용자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에로영화 등 성인물 제작업체 종사자들은 비디오 시장이 활황을 맞았던 1980년대를 회상하며 당시를 성인물 산업의 최대 호황기로 꼽는다. 하지만 최근 관련업계를 중심으로 당시에 버금가는 전성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각종 IT기기 발달로 유통구조가 급변하면서 판로 확대가 용이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14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IPTV는 성인물을 통한 수익 창출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판로 확대에 애를 먹던 성인물들이 IPTV를 통해 유통되고, 소비자들 역시 이에 반응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호황의 전조다’, ‘음지에서 양지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등 다소 희망적인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는 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하여 제공되는 양방향 텔레비전 서비스를 말한다. 이를 통해 실시간 방송은 물론 지나간 방송을 따로 챙겨볼 수 있다. 국내 대표적인 IPTV서비스 업체로는 이동통신 3사가 운영하는 △SK ‘BTV’ △KT ‘올레TV(쿡TV)’ △LG ‘U+tvG’ 등이 있다.
남자들의 전유물은 옛 말, 낮 시간대 40~50대 주부가 성인 에로영화 가장 많이 본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IPTV를 통해 성인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배경에는 IPTV서비스 업체 간에 경쟁구도가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시장을 삼등분하고 있는 업체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소비욕구를 부추기는 자극적인 영상콘텐츠들을 출시하다 보니 결국 성인물 시장에까지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현재는 특정 IPTV 업체와 전속 계약을 맺고 성인물을 제작하는 업체까지 속속 생겨나는 추세다.
주로 IPTV용 성인물을 제작해오고 있는 이동현 DHmedia 대표는 “내가 만든 영상 콘텐츠가 공급되는 정상적인 매체의 유통경로가 생기는 것이니까 제작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도 TV에서 잘 판매되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성인물뿐 만 아니라 다양한 영화를 만들었었다”며 “그러다가 주요 타깃층의 소비욕구에 맞는 영화를 제작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 결과 100개를 만들었을 때 90개가 성인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처음 성인물을 만들면서 자체적으로 IPTV 이용자 현황을 분석한 적 있다. 조사 전에는 성인물이 그나마 반응이 좋길래 당연히 남성층이 주요 시청자일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놀랍게도 IPTV를 통한 성인물 이용자는 40~50대 여성층이 대부분이었다.
시간대별 IPTV 성인물 이용 현황을 보더라도 오전 9시부터 낮 12시까지의 결제 건수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다음이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로 조사됐다. 낮시간대에 주요 시청층이 주부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IPTV 성인물의 주요 시청층은 중년 여성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
과거 지상파 TV에서 ‘사랑과 전쟁’이 상당한 인기를 누린 것도 결국 같은 맥락으로 분석된다. 자극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당시 프로그램은 ‘안보는 아줌마가 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당시의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40~50대 중년 여성층이 흥미를 갖을 만한 소재로 영화를 제작하자 상당히 반응이 좋았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
이 대표는 “주요 소비층을 공략하니 주요 콘텐츠는 아줌마들을 대리만족시킬 수 있는 소재인 불륜 등의 주제였다”며 “실제로 ‘내 아내는 채팅중’ 번외편을 만들었는데 매출이 상당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10대 캠퍼스를 그린 ‘공즉시색’의 경우 아줌마들이 관심사와 먼 소재다 보니 매출이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돈 되는 성인물’ 인식에 경쟁 심화…작품의 질 향상, 성인물 인식 변화 등 긍정적 결과
성인물 시장이 점차 성장세를 보이면서 각 업체 간 경쟁구도는 점차 심화되고 있다. 그동안 판로확대에 애를 먹던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기록하는 업체가 하나 둘 생겨나자 해당 산업에 눈독을 들이는 이들이 일제히 몰려든 결과다. 경쟁구도 형성은 긍정적 효과를 낳고 있다. 작품의 질 향상, 소비자 인식변화 등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과거 비디오 시장이 발달한 시기에는 성인물 시장은 그야말로 호황이었다. 당시 영화 한 편으로 집 3~4채를 구입할 정도로 대박을 터뜨린 제작자들도 많았다. 당시에는 인지도가 높은 일반 영화와 함께 ‘끼워넣기’ 식으로 에로영화를 대여해 보는 이들이 많았다. 비디오 숍이 많아 각 매장에 일정량이 보급되다 보니 소비자의 선택여부와 관계없이 수익을 창출되는 구조였다.

▲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구조의 변화와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불법 성인물이 활개를 치면서 정상적인 성인물들이 시장에서 밀려났다. [사진=IPTV에서 서비스 되는 성인물 캡쳐 화면]
하지만 VOD시장으로 전환되면서 비디오 숍이 사라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초고속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인터넷으로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이들이 늘어났다. 불법 다운로드가 활개를 치면서 수익구조는 더욱 곤두박질쳤다. 일본, 미국 등에서 제작된 포르노를 불법으로 다운받아 보는 이들이 늘면서 정상적인 성인물은 외면받기 시작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제작된 성인물도 불법 성인물과 한데 묶여 제 값을 받지 못하고 유통되기 일쑤였다.
이동현 대표는 “당시 유통구조의 변화와 불법 다운로드로 인해 해외 성인물들이 활개를 치면서 정상적인 성인물들이 밀려났다”며 “상식적으로 누가 보여줄 듯 말듯 한 시시한 한국 성인물을 보고 싶어 했겠나”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성인물은 정상적인 영화의 한 부류로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정식으로 영상물 심의도 받기 때문에 자극적인 면에서는 음란물에 비교 자체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성인물 업계에서 자체적으로 일반 남성들이 성인물을 접하는 패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이 중·고등학생 시기 해외 성인물을 처음 접한다. 해외 중에서도 서양 포르노를 가장 많이 접한다. 그 결과 ‘서양 포르노는 과격하고 스포츠 같은 느낌을 받는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후 신체구조나 정서가 비슷한 동양, 그중에서도 자극적인 내용이 많은 일본의 성인물로 옮겨간다. 그러다가 대사를 통해 스토리 이해가 가능한 우리나라 성인물을 찾게 되는데, 이미 자극적인 내용에 길들여진 이들 대부분은 다시 해외 성인물로 되돌아간다. 이는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해외 성인물이 유통된 후 국내 성인물 시장이 침체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방증하는 대목이다.
▲ 이동통신 3사가 경쟁적으로 IPTV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소비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영상 콘텐츠의 수요가 높아졌다. 결국 성인물 제작자들에게 제작요청이 들어오면서 침체돼 있던 국내 성인물 시장이 다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진은 성인물 촬영 현장 ⓒ스카이데일리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과정에서 과거 비디오 시장에서 편당 제작비 5억원에 달했던 성인물 제작비는 2000만원~1억원 미만으로 떨어지게 됐다. 불법 다운로드가 한창 기승을 부렸던 당시에는 300만원 이하 수준으로 떨어진 적도 있다. 결국 ‘수익성 악화→제작비 절감→작품의 질 하락→소비자 외면’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IPTV의 등장으로 성인물 시장이 다시 호황기의 초입에 접어들면서 상황은 차쯤 나아지고 있다. 업체 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데, 덕분에 긍정적 효과도 다수 나타나고 있다. 수익성 때문에 떨어질 대로 떨어졌던 작품의 질은 점차 향상되고 있다. 해외 불법 성인물로 인해 추락해 버린 성인물에 대한 인식도 차쯤 바뀌고 있다.
성인물 제작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성인물 업계는 과거 한 때 심각한 위기에 처했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며 “여전히 성인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당하긴 하지만 수익성이 나아지게 되면 작품이 질도 차쯤 올라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외설이 아닌 예술의 한 분야로 당당히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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