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내 성인 PC방 대부분은 포르노 등 음란물을 제공하며 영업하고 있다. 현행법상 법의 테두리 내에서 제작된 성인 영상물 외에 포르노 등의 음란물은 유통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사진은 PC방 내에서 음란물을 보고 있는 한 고객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여성·청소년 전문가들에 따르면 온라인상에서 성인 영상물의 다른 말은 ‘야동’이다. ‘야한 동영상’의 줄임말이다. 대부분의 야동들은 노출 수위가 정해진 에로 영화와 달리 남녀의 성기 등 전라 노출신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이는 엄연한 불법이다. 그래서 야동은 좀 더 엄밀하게 ‘불법 야동’으로 표현되곤 한다.
엄연히 따지면 성인PC방 역시 ‘에로 영화’만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성인 PC방에서 제공되는 성인 영상물은 ‘에로 영화’ 보다는 대부분이 ‘불법 야동’이다. 성인PC방 업소들은 야동을 제공하는 업체와 계약을 맺은 후 업체 서버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제공받아 업데이트한다. 불법 야동의 제공·유포 행위 또한 현행법에 위배된다.
전문 업체가 조직적으로 영업망을 갖추고 버젓이 불법 행태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성인 PC방 업주들 역시 불법임을 의식하고, 단속을 피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밝혀졌다. 일부 업주들은 업소 입구에 CCTV를 설치해 놓는가 하면, 매장 내 PC에 영상을 제공하는 중앙 서버 PC를 매장 깊숙한 곳에 숨겨 놓고 영업을 했다.
1시간 5000원에 제공되는 불법 음란물…얼굴 드러난 몰카 영상 버젓이 유포·제공
▲ 성인 PC방은 1평 남짓한 방마다 PC가 설치된 구조로 돼 있다. 고객들은 각 방에 마련된 PC를 통해 음란물을 아무런 제재 없이 볼 수 있다. 사진은 서울 청량리에 위치한 성인 PC방 내부 모습. ⓒ스카이데일리
“이곳에 처음 오셨나요”
서울 청량리에 있는 한 성인PC방. 기자가 매장에 들어서자 업주는 단번에 낯선 손님이란 사실을 눈치 채고 처음 왔느냐고 묻는다. 불법적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찾았느냐는 경계심을 드러내면서 PC방 이용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지 가늠하는 것으로 짐작됐다.
방이 다닥다닥 붙어 늘어선 복도에는 손님이 있는 방과 아닌 방이 한 눈에 구분됐다. 손님이 있는 방은 문이 닫혀있고 아무도 없는 방은 문이 열려있었다. 기자가 방문한 평일 오후 10시, 당시 12개의 방 중에 9개의 방이 닫혀 있었다.
이용요금은 1시간에 5000원, 3시간에 1만원이었다. 약 1평 남짓한 방 안에서 약 30초 동안 대기하고 있자 업주가 들어왔다. 그는 PC 마우스를 손에 쥐고 이용 방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PC화면 속 아이콘들을 가리키며 일반영화와 성인영화를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여기까진 일반 PC방과 크게 다를바 없어 보였다.
놀라운 일은 그 이후에 벌어졌다. 대부분의 윈도우 바탕화면에 있는 ‘휴지통’ 아이콘을 클릭하자 야동이 저장된 폴더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었다. 원래 ‘휴지통’ 아이콘은 윈도우 내에서 삭제한 파일이 저장되는 폴더다.
휴지통 아이콘을 클릭하고 등장한 폴더들의 이름은 충격적이었다. 한국, 서양, 유부녀, 하드코어, 수간, 엽기 등 자극적인 문구로 도배돼 있었다. 각 폴더 안에는 주제에 맞는 영상들이 나열돼 있었다.
각 폴더들과 영상 파일들은 해당 PC에 저장돼 있는 것이 아닌 중앙 서버 PC로부터 전송되고 있었다. 하나의 PC에서 PC방 내 전체 PC로 퍼트리는 방식이다. 이는 단속이 들이닥쳤을 때 증거 인멸을 용이하게 하고, 영상물 업데이트가 편리하게 하기 위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으로 파악됐다.
각각의 영상물은 폴더의 이름 보다 더욱 충격적이었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여길 수 있는 야동부터 엽기적이고 가학적인 내용의 영상들이 가득했다. 언제, 어느 곳에서 찍었는지도 모를 몰카 형식의 영상들도 다수 있었다. 몰카 영상들은 대부분 국내에서 찍힌 것들로 여성들의 얼굴이 적나라하게 노출돼 있었다.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돼 불법 유포 되고 있는 영상이 아닌지 의심되는 대목이었다.
폴더숨기기, CCTV설치 등 단속 피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 동원…“단속 걱정 안한다”
▲ 성인 PC방은 저마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음란물을 숨겨 놓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파일을 지우는 기능을 가진 휴지통 아이콘에 영상이 담겨있는가 하면 PC 바탕화면에서 아이콘이 없는 특정 부위에 마우스 커서를 갖다 대면 폴더를 보이도록 하기도 했다. 사진은 휴지통 폴더 내에 담겨 있는 음란물(사진 위쪽) 및 마우스 커서를 갖다대면 나타나는 음란물 폴더 ⓒ스카이데일리
대부분의 업소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2중, 3중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두고 있었다. 단속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눈치였다. 앞서 휴지통 폴더에 숨기는 방식 또한 하나의 안정장치로 파악됐다. 물론 업소마다 야동을 숨기는 방법은 제각각이었다.
한 성인PC방의 경우 아이콘이 보이지 않도록 숨김 기능을 설정해 놓은 곳도 있었다. 얼핏보면 바탕화면에 폴더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우스 커서를 특정 위치로 옮기면 보이지 않던 폴더가 화면에 나타났다. 여러 개의 폴더 속에 각각의 영상물을 분산시켜서 보관하는 곳도 있었다.
업주들이 이 같은 수고스러움을 감수하면서 영업 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영업 행태가 불법임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인PC방 내에서 제공하는 영상물들은 대부분 불법 영상물이며, 이를 유포하는 행위는 법으로 엄격히 금지돼 있다. 공교롭게도 대부분의 업소들이 어차피 불법 행위를 저지를 바에 좀 더 자극적인 영상물로 손님을 유치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과거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킨 일련의 사건 또한 이 같은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12년에는 서울 관악구의 한 성인PC방이 아동 포르노를 손님에게 제공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곳은 10세 미만의 여자 어린이가 등장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아동 포르노 1000여편을 비롯해 5000여편의 음란물을 손님들에게 제공했다.
한 성인PC방 업주에 따르면 대두분의 성인PC방들은 간혹 들이닥치는 경찰의 단속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우선 업소 입구에 CCTV를 설치해 실시간으로 업소 진입로를 확인한다. 만약 경찰들의 단속이 포착되면 프론트에 있는 스위치를 누른다. 해당 스위치는 업소 내 모든 PC의 전원을 끌 수 있는 장치다. 음란물을 제공하는 서버 PC역시 전원이 꺼지기 때문에 어떤 증거도 남지 않는다.
한 PC방 업주는 “가끔 경찰이 찾아오긴 하지만 PC를 일일이 살펴본다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단지 매장 안을 한 바퀴 둘러보거나 손님들의 신분을 확인하기만 해 영업을 하면서 크게 걱정하는 편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인PC방은 단골손님 위주로 영업을 하는데 한 번 온 손님들은 영상에 빠져 고정적으로 오기 마련이다”면서 “일주일에 2번 정도 고정적으로 오는 손님도 있고 주로 3, 40대 남성들이 주 고객이지만 20대부터 60대까지 연령층이 다양한 편이다”고 덧붙였다.
이 업주는 “일단 영업을 시작해 단골고객을 확보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망할 일은 없다”며 “막말로 남자는 숟가락을 들 수 있는 힘만 있으면 나이가 들어도 성적인 것을 찾기 마련 아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성인PC방 대부분 정보통신망법 저촉되는 불법 영업…하지만 현실적으로 단속 어려워
방송통신위원회와 경찰 등에 따르면 성인PC방의 영업행태는 엄연한 불법행위다. 제공되는 영상물 대부분이 현행법상 유포해선 안되는 ‘불법 영상물’이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성인PC방이 음란물을 제공하는 업체의 서버와 연결시켜 영상을 제공하는 것은 정보통신망법 제44조 7항(불법정보의 유통금지)에 저촉된다.
▲ 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스카이데일리
방통위 관계자도 “성인PC방에 있는 영상 가운데 에로영화 등 성인물은 불법에 해당하지 않지만 포르노 등 음란물은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규제를 받는 엄연한 불법이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처럼 불법적으로 음란물을 시청할 수 있는 성인PC방의 현황 등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성인PC방은 지자체에서 인·허가를 받는 업소가 아니다보니 구체적인 현황을 알 길이 없다”면서 “단속은 실시하고 있지만 경찰에서도 모르는 업소들이 많다”고 토로했다.
지자체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청량리 성인PC방을 관할하는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성인PC방은 자유업으로 분류가 돼 있어 구청에 등록을 하거나 허가를 해 주는 게 아니다”며 “세무서에 신고를 하기만 하면 영업을 할 수 있어 구청과는 관련이 없을뿐더러 현황을 파악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성인PC방의 불법 영업 행태가 적발되더라도 처벌 수위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법으로 정해진 처벌 수위가 낮아 단속을 실시하더라도 얼마 안가 그대로 영업을 재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게 경찰 측의 주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지만 이정도 갖고 구속수사를 하거나 하지는 않는다”며 “단속을 할 때 손님으로 가장해 PC의 내용을 확인한 뒤 업주를 처벌하지만 업소에 가면 업주들이 음란물을 잘 숨겨 놓아 쉽게 발견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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