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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닥민심<11>]-‘동일노동 동일임금’ 공약 실효성 논란
자본주의 역행 얄팍한 친노동 정책 “괜찮나” 분분
미국·영국 등 선진국 사실상 실패, 노동효율성 배제한 역차별 우려 무성
서예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6-01 00:07:05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란 ‘등질(等質)·등량(等量)의 노동에 대해 같은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원칙’에서 비롯된 말이다. 영국에서는 이미 19세기 말에 ‘남녀 동일임금의 요구’라는 형태로 거론됐던 개념이다. 1919년에는 국제노동헌장에서 ‘남녀의 동일한 가치를 가지는 노동에 대해서는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한국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해 남녀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제6조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이상에 가깝다는 게 사회 구성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자본주의를 채택한 우리나라 특성상 성취의 정도에 따라 보상이 책정되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법제화’를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현실과는 다소 괴리감이 있다며 만약 강행될 시 적지 않은 혼란이 예상된다는 시각이 무성하다. 스카이데일리가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중인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법제화’ 이슈를 둘러싼 여론의 반응을 직접 취재했다.

 ▲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비정규직 처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법제화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과 전문가들은 자본주의 사회의 특성상 완전한 수준에 이르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사회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사진은 일자리박람회에 참가한 구직자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란 같은 질, 같은 양의 노동에 대해 같은 임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말이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물결이 일면서 이 원칙은 현실과는 괴리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과를 우선시하는 자본주의 특성 상 임금은 일의 결과에 따라 책정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가 같더라도 임금 격차가 발생하는 부작용 때문에 ‘동일노동 동일임금’은 꾸준히 호응을 얻어왔다. 주로 여성이나 비정규직 등에서 찬성표를 던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비정규직 처우 문제 개선 방안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법제화를 약속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에는 공약 이행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다.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들과 전문가들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의 법제화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반대의 의견을 내고 있는 것으로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나타났다.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동일 노동의 결과물 차이 때문이다.
 
일의 효율성과 성과를 감안하지 않는 것은 결국 공산주의와 다를 바 없다는 게 대다수 국민들의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자칫 사회적 분열까지 야기할 가능성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文대통령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공약…미국·영국 등 선진국서도 제자리걸음
 
정치권 및 경제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문재인정부는 당초 공약대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먼저 비정규직 차별금지 특별법 제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바탕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을 해소하는 것이 이 법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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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에는 임금, 근로시간, 성과급, 퇴직금, 사회보험, 복지제도, 경력 인정 등 고용 전반에 걸쳐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비정규직 차별해소 실행위원회를 만들어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제도 개선에도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인천공항공사를 찾아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했던 것도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 차별 없는 시대’를 확산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특히 노동계 일각에서 관련 법안에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명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법제화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 관련 보고서는 ‘기간제법과 파견법에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명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는 임금격차를 축소시킴으로써 불평등 구조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성)노동력의 적절한 활용과 배치에도 기여한다.
 
 ▲ [자료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회입법조사처] ⓒ스카이데일리

보고서는 ‘어디까지나 잘 지켜졌을 때 이야기일 뿐 실효성 측면에서는 우려되는 부분이 상당하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도가 도입돼 있더라도 정교하지 않거나 사용자가 법을 준수하고자 하는 의지가 약하면, 임금격차가 축소되지 않거나 그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
 
비교법적인 관점에서 모범적인 사례의 하나로 꼽히는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격차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특히 경력이나 근속연수가 임금 결정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호봉제·연공급제 등의 임금체계 채택하고 있어 여성의 경력단절이 남녀 임금격차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경우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만으로 성별 임금격차를 축소하는데 한계가 있다. 여성들이 주로 임금이 낮은 산업·업종·직종·기업규모·고용형태 등에 고용돼 있는 경우에도 동일노동 동일임금 제도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미국은 지난 1960년도부터 동일임금법 등을 제정해 실시하고 있다. 영국은 2010년 평등법에 기초해 동일임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의 성별 임금격차는 2014년 기준 17% 내외로 OECD 평균(15.5)를 상회한다. 이는 동일임금 입법만으로는 성별 임금격차를 완전히 해소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사회적 약자 위한 ‘동일노동 동일임금’…포괄적 관점에선 자본주의 역행”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비정규직 특별법을 제정해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법제화되더라도 실질적인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자본주의를 채택한 우리나라 사정 상 일의 성과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계 역시 난색을 표하고 있다. 노동의 유연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이 지켜지면 인건비 상승을 비롯해 각종 복지 부담까지 져야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고용시장이 축소될 것이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가 비정규직을 과다하게 고용하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고용 부담금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점은 우려감을 더하는 대목으로 평가되고 있다. 해당 제도는 300인 이상 대기업이 비정규직 고용을 일정 비율 이상으로 할 때, 그 비율에 따른 부담금을 물리는 벌칙 조항이다. 
 
 ▲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가 추진 중인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 법제화는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인 ‘성과’를 배제했기 때문이 현실화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스카이데일리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수혜자로 분류됐던 근로자들 역시 제도 자체의 현실성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일부는 사회 분열만 초래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회사원 조성관(29·남) 씨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법제화한다는 것은 국가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없애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그러나 단편적인 사실만을 고려한 결정이기 때문에 실상 실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비관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서울 마포구에서 일하는 윤병석(32·남·가명) 씨는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고 하지만 동일노동의 범위를 어떻게 규정하는지가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며 “동일노동의 범위를 설정할 때 성과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각종 잡음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신도림역 인근 직장을 다니고 있는 민경화(39·여·가명) 씨는 “서로 다른 사람이 같은 일을 한다고 쳤을 때 같은 효율을 내는 것도 아니고, 같은 성취를 이루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런 상황에서 같은 노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동일임금을 지급하는 것은 오히려 역차별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인천 서구에 거주하고 있는 유승진(35·여·가명) 씨는 “단순히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법으로 정한다 해서 당장 현실화 될 것이라고는 생각지는 않는다”며 “같은 일을 한다고 해도 사람마다 성과가 다른 데 동일한 임금을 적용한다는 것은 결국 자본주의를 버리고 사회주의를 채택한다는 것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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