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려 쓰고 나눠 쓰는 ‘공유경제’의 대표격인 ‘카풀’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카풀은 출퇴근 시간에 한해 목적지가 같은 운전자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부른 뒤 요금을 결제하고 함께 차를 타고 가는 차량 공유 서비스다. 카풀 애플리케이션 측은 수수료를 취하는 형태다. 하지만 카풀은 불법이기 때문에 당장 금지해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영업용 차량이 아닌 개인 차량을 이용해 수익을 얻기 때문이라는 이유다. 하지만 7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들은 ‘세계는 공유경제 시대로 흘러가는데 이를 왜 억누르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해가는 콘텐츠들이 기존의 법적 잣대에 부딪혀 논란이 되는 상황은 비일비재하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루프탑(Rooftop·옥상)’활용 영업소도 불법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존 건축법에 따라 불법 영업으로 분류되는 루프탑 영업은 해외에서는 보편화된 문화다. 국내에서도 최고의 아이템으로 각광받으며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새로운 문화의 성장을 ‘불법영업’이라는 음지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고 있다. 그 현장을 스카이데일리가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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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 옥상을 활용한 ‘루프탑(Rooftop·옥상)’ 영업이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가까운 도심 속 전망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볼거리로 생산적인 콘텐츠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불법이라는 잣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논란이 분분한 상황이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루프탑 바(bar) ⓒ스카이데일리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루프탑(Rooftop·옥상)’ 열풍이 뜨겁다. 덕분에 루프탑을 이용한 식당이나 바(bar), 클럽, 카페 등이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 돼 있는 루프탑 업소는 도심 속에서 탁 트인 전경을 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도심 속 여름 휴양지, 데이트 코스 등으로 각광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루프탑 영업을 둘러싼 잡음이 무성하다. 현행법상 루프탑 영업 행위는 법적으로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업시설은 해당 건물의 총면적(연면적)에 포함되는 곳에 한해서만 허가가 난다. 반면 옥상의 경우 건물 총면적에 해당되지 않아 상업시설 허가가 나지 않는다. 결국 현재 루프탑 영업은 대부분이 불법 영업인 셈이다.
현재 전국의 루프탑 업소는 파악되는 곳만 약 200여개에 달한다. 물론 대부분이 불법이기 때문에 실제는 이 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미 보편화 돼 있는 루프탑은 최근 들어 그 숫자가 더욱 빠르게 늘고 있다. 대중들의 호응도 상당하다. 이에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대중들 사이에서도 시대적 흐름을 고려하지 않은 법체계를 바꿔 법의 테두리 안에서 운영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루프탑 운영 시 매출 2배 이상 차이…루프탑 업소 관계자 “단속 무릅쓰고 영업 강행”
스카이데일리는 이미 루프탑 업소 즐비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퀴논마을과 경리단길, 최근 들어 루프탑 업소가 빠르게 늘고 있는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 등을 직접 찾았다.
이태원에 있는 H바는 저녁 시간대에는 루프탑 영업을 함께 하고 있다. 이곳 매니저 겸 요리사 바비(BOBBY·27) 씨는 “루프탑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가장 핫한(인기있는) 콘텐츠다”며 “루프탑을 개방하지 않을 때보다 개방할 때 매출의 2배 이상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단속에 걸려 벌금을 낸 적도 있지만 벌금보다 수익이 더 많아 계속 운영하고 있다”며 “사실 단속은 무섭지 않다”고 덧붙였다.
바비 씨는 “근처 루프탑 영업소 중 허가받은 곳은 거의 없다”며 “모두가 불법으로 하는 게 이미 익숙해졌고, 구청 사람들도 6시가 되면 더 이상 단속하지 않아 암묵적으로 넘어가는 느낌이다”고 귀띔했다.
▲ 이태원, 홍대 일대 등에는 루프탑 업소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대부분 불법 영업이다. 하지만 업소 관계자들은 “가끔 물게 되는 벌금 이상의 매출이 나와 도저히 운영을 중단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이태원과 홍대 일대에 자리 잡은 루프탑 업소들 ⓒ스카이데일리
이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도 몇몇 무리의 손님들이 ‘옥상을 이용해도 되겠느냐’고 묻기 위해 매니저를 찾았다. 매니저가 이른 시간이라 아직 개방을 안 한다고 대답하자 고객들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가게 문을 나섰다.
바비 씨는 “오늘은 손님이 적은편이고 미세먼지가 적고 화창한 날에는 루프탑을 찾는 손님들이 더욱 많다”며 “루프탑이 하나의 관광명소로 거론되고 있는 만큼 공간을 잘 활용한다는 전제 하에 안전장치나 안전 가이드라인 등을 마련해 합법적으로 운영하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님 90%가 루프탑 이용객인 T카페의 종업원 프랑스계 한국인 유채화(27) 씨는 “겨울과 비교할 때 루프탑을 개방하는 여름에 매출이 두 배로 뛴다”며 “루프탑 개방 시기에는 끊임없이 손님이 찾아오는 반면 루프탑을 닫으면 손님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과거 루프탑이 막 시작됐던 초창기에는 천막을 세우거나 난간에 간이 구조물을 세워 간신히 안전성을 확보해 문제점으로 지적되긴 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대부분의 업소들은 손님 안전을 위해 난간의 높이를 높였다. 일부 업소의 경우 아예 유리벽을 세운 곳도 있었다.
경리단길 인근의 B레스토랑 매니저 정이준(27·남·가명) 씨는 “루프탑 영업을 하고 안하고에 따라 매출이 천차만별이다”며 “대부분 영업자들은 충분히 안전하게 조성해 놓고 문제가 안 생기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법으로 규정해 버리니 안타깝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홍대에 위치한 L바의 매니저 박은수(29·남·가명) 씨는 “루프탑을 이용하기 위해 하루에 200여 명의 손님이 방문하는데, 대부분 1시간 이상씩 기다린다”며 루프탑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그는 “불법 영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일단 공간이 남는 데다 오픈 시 고객들이 한 시간씩 기다리면서 찾아주니까 개방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홍대는 주위가 클럽이어서 소음에 대한 걱정이 없고 화재 시까지 대비한 상태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 된 루프탑, 법의 테두리 안에서 관리하면 세수확대 도움”
스카이데일리 취재 결과, 루프탑은 업소의 수익 보다는 소비자들에게도 요구 때문에 생겨나는 기색이 역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루프탑 이용에 대해 상당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동시에 루프탑 영업이 불법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대 루프탑 영업소에서 30분째 기다리고 있다는 김소은(27·여) 씨는 “작년에 처음 이곳에 와봤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올해도 오게 됐다”며 “가격이 크게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루프탑에 앉아 밥 먹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 현재의 루프탑은 과거 허술한 안전장치만으로 방치됐던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위험한 난간에 안전장치를 설치하고 화재의 위험성까지 고려한 시설들이 구비돼 있었다. 사진은 영업을 중단한 이태원의 한 루프탑 바에서 바라본 야경 ⓒ스카이데일리
이태원에 위치한 한 루프탑 바를 이용 중인 이충은(31·여) 씨를 만났다. 강남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그는 “이왕 친구들과 노는 거 루프탑이면 더 끌리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여름도 됐으니 더 자주 찾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불법 영업인 것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알고 있었다”며 “테라스도 불법이라는 말을 며칠 전에 들었는데 사실 이런 것들을 다 불법이라고 규정해 버리면 국민 모두를 범법자로 만드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차라리 확실하게 허용해준 뒤 점검하고 단속하는 편도 생각해볼 만하다”며 “대부분의 국민들이 루프탑을 즐겨 찾는데다 그렇게 되면 정상적으로 세금도 걷을 수 있는데 왜 불법인 상태로 방치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대다수의 전문가들 역시 루프탑 영업을 개방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는 편이 훨씬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전도유망한 사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루프탑 영업을 법의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인다면 세수확보에도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상권 활성화에도 도움 돼 주변 소상공인들에게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도 상당했다.
권강수 한국부동산창업정보원 이사는 루프탑에 대해 “음식을 뛰어나게 잘하지 않아도 입지만 잘 선정해서 들어가면 루프탑은 거의 성공을 보장하는 아이템이다”며 “루프탑은 유럽의 테라스 문화에서 넘어온 문화로 이미 해외에서는 보편화돼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규제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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