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된 자동차를 재탄생시키는 ‘리스토어’ 작업을 거친 ‘리스토어 자동차’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리스토어 자동차로 각광받는 차종으로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역작으로 불리는 ‘갤로퍼’가 대표적이다. 사진은 리스토어 작업을 마친 갤로퍼 차량 ⓒ스카이데일리
최첨단 기술을 장착한 자동차들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정반대 개념의 자동차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나름의 의미와 역사를 지닌 오래된 자동차에 자신의 개성을 가미해 재탄생시킨 자동차가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외국산 자동차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6.9%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2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값비싼 외국산 승용차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공교롭게도 최근 들어 정반대의 상황도 함께 발생하는 추세다. 나름의 의미와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오래된 자동차를 찾는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소위 ‘클래식카(Classic Car)’라 불리는 오래된 자동차에 현대적인 감성과 기술, 그리고 사용자의 개성을 가미해 새로운 자동차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의 인기가 매니아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오래된 자동차를 재탄생시키는 작업은 ‘리스토어’, 그 과정을 거쳐 탄생한 자동차는 ‘리스토어 자동차’라 부른다. 리스토어 자동차로 각광받는 차종으로는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역작으로 불리는 ‘갤로퍼’가 우선적으로 꼽혔다.
남자들의 럭셔리 취미 자동차리스토어…정몽구가 낳은 역작 ‘갤로퍼’ 각광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리스토어’는 생산이 중단되고 희소성이 있는 자동차를 복원하는 작업이지만 단순히 외형을 복원하는 것에 국한되진 않는다. 외형은 물론 실내 인테리어를 복원 또는 교체하고 엔진·미션·배선 등 차량의 주요 부품을 교체해 자동차를 최상의 상태로 돌려놓는 것을 의미한다.
자동차가 가진 의미, 역사와 함께 차주의 복원 방향 설정도 중요한 요소다. 차주는 리스토어 작업에서 ‘어디까지 진행할 것인지’, ‘어떤 부품을 사용할 것인지’ 등을 직접 결정한다. 자신의 의도와 가치관도 반영시킨다. 일련의 과정을 거친 자동차는 단순 복원 이상의 새로운 자동차로 재탄생하게 된다.
▲ 1980년대 후반 현대그룹의 자동차 계열사인 현대정공에서 만든 SUV자동차 ‘갤로퍼’는 리스토어 자동차로 특히 각광받고 있다. 갤로퍼는 계획부터 최종 판매까지 현 현대차그룹 오너인 정몽구 회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리스토어 과정을 거친 갤로퍼 차량 ⓒ스카이데일리
리스토어 자동차로 각광받는 자동차로는 ‘갤로퍼’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갤로퍼는 지난 1980년대 후반 현대그룹의 자동차 계열사인 현대정공에서 만든 SUV자동차다. 당시 갤로퍼의 계획부터 최종 판매는 현 현대차그룹 오너인 정몽구 회장이 직접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로퍼를 일컬어 ‘정몽구의 역작’이라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과거 갤로퍼의 인기는 대단했다. 출시 1년 만에 2만4000대가 팔리며 당시 SUV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갤로퍼는 처음 출시된 이래 총 31만5783대가 팔렸다. 이는 현대정공을 거쳐 현대자동차에서 1991년 9월부터 2003년 2월까지 생산된 차량의 총 판매대수다.
갤로퍼 리스토어 전문 업체 ‘모헤닉 게라지스’에 따르면 갤로퍼 리스토어 비용은 2000만원에서 800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차주 개개인의 개성과 가치관 등이 반영되다 보니 가격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곳에서 만난 장진호 씨는 갤로퍼 리스토어 차량 3대를 소유하고 있다. 여러 차종을 소유하면서 자신의 성향에 맞게 자동차를 고치는 것이 취미였던 그는 갤로퍼의 매력에 느낀 이후 오로지 한 가지 차종만 고집하게 됐다. 비록 큰돈이 들더라도 갤로퍼만을 대상으로 리스토어를 진행한다.
장 씨는 “보통 갤로퍼 한 대 가격은 200만원 안팎이지만 리스토어 비용은 적게는 15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까지 소요된다”고 말했다. 그는 “리스토어에 큰돈을 들이는 이유는 소유욕 때문이다”며 “되팔기 위한 투자 개념이 아닌 스스로의 만족감을 얻기 위한 과정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갤로퍼 리스토어 자동차를 운행할 때 느끼는 쾌감은 아는 사람만 안다”며 “특히 신차들이 즐비한 거리에 옛날 갤로퍼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이 느껴질 때는 정말 짜릿함 그 자체다”고 덧붙였다.
26년 전 판매된 닛산 휘가로, 리스토어 거치면 순이익 100~150만원
일본의 자동차 기업인 닛산에서 제작된 휘사로 역시 리스토어 차량으로 각광받는 차종이다. 희소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휘가로는 닛산의 대표적인 소형차인 ‘1세대 마치’의 기술력을 도입해 1991년 한 해에만 생산이 진행됐다.
▲ 일본의 자동차 기업인 닛산에서 제작된 휘가로 역시 리스토어 차량으로 각광받고 있다. 휘가로는 닛산의 대표적인 소형차인 ‘1세대 마치’의 기술력을 도입해 1991년 한 해에만 생산이 진행돼 희소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차량이다. 사진은 리스토어 과정을 거친 닛산 휘가로 차량 ⓒ스카이데일리
최초 8000대 한정 제작할 계획이었지만 높은 인기에 힘입어 생산대수는 총 2만대까지 늘었다. 일본 내수용으로 판매하기로 한 계획 역시 일부 변경돼 영국 등에 수출이 이뤄졌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수 이효리가 해당 차량을 타고 방송에 등장해 ‘이효리 차’로 불리기도 했다.
2009년부터 수원에서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지혁 대표는 세계적으로 2만대뿐인 닛산 휘가로 차량을 무려 4대나 보유한 인물이다. 그는 오로지 휘가로 차량만을 리스토어하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리스토어 작업을 마친 휘가로를 판매하기도 한다.
박 대표에 따르면 휘가로 리스토어 자동차를 찾는 수요는 꾸준한 편이다. 오로지 예약 판매만 실시하는데, 리스토어를 마치고 나면 차량 1대 당 100만원에서 150만원 가량의 순이익이 발생한다.
소비자들이 꼽는 휘가로의 매력은 고풍스러운 실내 인테리어와 사양 이상의 출력이다. 차량 내부는 오래된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고풍스러움이 묻어난다. 실제 배기량은 1000cc에 불과하지만 순정 터보 엔진 덕분에 2000cc 가까운 출력을 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대다수의 리스토어 자동차 수집가들에 따르면 리스토어 자동차 구매 전 가장 유의할 점은 꼼꼼한 점검이다. 리스토어를 진행하긴 했어도 차량 자체가 연식이 오래됐기 때문에 엔진을 비롯한 여러 부품들과 자동차 내·외부 상태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올드카 구입 후 리스토어를 진행할 경우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도 염두해야 한다. 대부분 생산되지 않는 자동차이기 때문에 부품을 구매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동차 외부에 녹이 많이 있거나 내부 상태가 낡았을 경우 리스토어 비용이 높아진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리스토어 자동차 수집가들은 자신들의 취미에 대해 “최첨단 기술과 세련미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진다”며 “비록 오래됐지만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의미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신차도 아니고 슈퍼카도 아니지만 자동차의 역사와 의미 그리고 개인 성향을 투여했기 때문에 슈퍼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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