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은 약 5만톤에 달한다. 1년 단위로 환산하면 무러 1800만톤 이나 되는 엄청난 양이다. 쓰레기의 양이 더욱 늘고 있다는 점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쓰레기로 여겨지던 물건을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 시키는 행위, 일명 ‘업사이클’이 각광받고 있다. ‘업사이클(Upcycle)’은 단순히 재활용(Recycle·리싸이클) 개념에서 벗어나 세심한 손길과 가치를 더해 새로운 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을 일컫는다.
단순한 ‘리사이클(재활용)’ 아닌 새로운 가치 만드는 ‘업사이클’
약 30년 전부터 유럽에서 각광받고 있는 ‘업사이클’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e)’의 합성어다. 더 가치 있고 멋있게 재활용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리사이클이 원래 제품과 비슷하게 복원해 활용하는 것과 달리 업사이클은 새로운 물건으로 만들어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버려진 의자를 다시 의자로 만들어 활용하는 것은 리사이클이다. 반면 업사이클은 버려진 의자를 분해해 만든 이의 목적과 가치를 투여해 새로운 물건으로 창조하는 과정을 거친다. 덕분에 업사이클 제품은 ‘희소성’을 갖는다. 버려진 소재에 새로운 디자인과 가치를 더해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으로 내놨기 때문이다.
업사이클 제품은 버려진 물건을 활용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자원 순환’의 가치도 담고 있다. 버려진 물건을 다시 돌아보고 활용가치를 생각한 후 새로운 물건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을 통해 자원을 유지·순환시킨다.
최근 환경과 자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업사이클 산업에 대한 관심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오래전부터 업사이클을 주목했던 유럽의 경우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업사이클 제품을 앞세워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글로벌 기업들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일례로 버려진 트럭 방수포, 안전벨트, 자전거 타이어 튜브 등을 이용해 가방을 만드는 스위스의 ‘프라이탁’은 전 세계에 걸쳐 47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연 매출액은 500억원에 달한다.
비가 많이 오는 스위스의 날씨 특성을 감안, 방수가 잘되는 소재를 찾다가 가방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소성 높은 디자인과 더불어 고객에게 환경 보호에 힘을 보탠다는 의미까지 부여한 덕에 제품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 업사이클 산업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2010년 약 11개였던 업사이클 업체는 2012년 약 23개, 2014년 약 68개, 2015년 약 100개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3년 2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2014년 50억원에 이어 2015년 1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세상에 하나뿐인 물건에 깊은 의미까지 부여…추억을 연결하는 매개체
업사이클 사회적기업 ‘터치 포 굿’은 현수막, 광고판 등 짧게 쓰이고 버려지는 자원들을 재활용해 세상에 하나뿐인 물건을 만들고 있다. 연매출 5억원을 기록하고 있는 ‘터치 포 굿’은 온라인을 통해 업사이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판매되는 제품은 주로 기업이 사용한 현수막 등을 입수해 만든 업사이클 에코백, 기념품 등이다. 제품을 만들어 현수막을 제공한 업체에 판매한다.
정대웅 터치 포 굿 매니저는 “행사 현수막 등을 이용한 업사이클 제품은 행사 당시 ‘다짐과 추억을 잊지 말자’라는 의미가 있다”며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 혹은 행사 내용과 관련 있는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제품에 ‘추억을 연결하는 매개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폐교 마룻바닥으로 만든 방향제, 행사 현수막으로 만든 에코백 등 당시를 회상할 수 있는 업사이클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독특한 디자인, 좋은 품질 그리고 이야기까지 담겨 있는 것이 업사이클 제품의 매력이다”고 전했다.
업사이클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도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었다. 대학생 최태승(남·27) 씨는 “얼마 전 교직을 은퇴하신 아버지께 온라인에서 구입한 폐교 마룻바닥 방향제를 선물로 드렸다”며 “아버지가 처음 교직을 시작하셨을 때를 생각하며 추억에 잠기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버지가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은퇴 이후의 삶을 더욱 즐겁게 보내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나리 아름다운가게 홍보팀장은 “에코파티메아리의 제품에 녹아있는 스토리를 고객들에게 알려주며 환경에 대한 관심과 자원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며 “제품 하나하나마다 가지고 있는 이야기가 다르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버려진 천, 가죽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에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가치를 투영해 새로운 상품을 만든다”며 “예쁜 디자인과 내구성 역시 업사이클 제품의 매력이다”고 설명했다.
명동의 한 복합매장에 에코파티메아리 제품을 구매하러 온 성유진(가명·26) 씨는 “처음 에코파티메아리 제품을 접했을 때 예쁜 디자인과 튼튼한 내구성을 갖춘 것을 보고 놀라웠다”며 “세상에 하나뿐인 제품에 재미있는 이야기와 의미까지 더해져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사이클 기업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좋은 품질’을 강조했다. 재활용 상품이라는 편견으로 인해 업사이클 제품을 평가 절하하는 것은 경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업사이클 기업 관계자는 “버려진 자원을 선별하는 작업부터 업사이클 제품으로 탄생하기까지 높은 수준의 기술, 노력, 시간을 투자해야한다”며 “재활용 제품 역시 새로 만들어진 제품이기 때문에 편견 없이 바라봤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제품 하나하나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다르고 디자인이 다르고 이야기가 다르다”며 “각기 다른 이야기를 통해 환경문제나 자원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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