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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현장]-서울시 침수취약지역 관리 실태
상습적 물 재앙 악몽의 판자촌 ‘박원순 뒷짐만’
쏟아지는 폭우에 밤잠 설치는 날 연속…주민들 “서민시장 직접 살아봐라”
이지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12 00:25:13
나흘간의 폭우가 끝이 났다. 전국에 발령됐던 호우특보도 11일을 기해 해제됐다. 국민안전처·기상청 등에 따르면 서울 도봉구에 266mm가 내린 것을 비롯해 서울 등 수도권 각 지역에 200mm가 넘는 비가 내렸다. 평년보다 1주일 가량 늦게 찾아온 이번 장마는 이달 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장마철만 되면 불안에 떠는 이들이 있다. 저지대 노후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이다. 이곳 주민들은 비가 내릴 때면 외출은 물론 밤잠을 설쳐야 하지만 마땅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자체 역시 사유재산이라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은 날로 더해지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서울시내 침수취약지역으로 알려진 곳을 찾아 현 실태와 주민들의 반응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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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내에는 침수취약지역이 여러곳 존재했다. 그 중 서울 성동구 용답동과 서울 노원구 중계동 등은 상황이 특히 심각했다. 이곳 지역 주민들은 수년째 거듭되는 비 피해에도 불구하고 관할 지자체인 구청이나 서울시는 뒷짐만 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은 침수취약지역인 중계동 백사마을 전경 ⓒ스카이데일리
 
연일 계속된 폭우로 침수취약지역 주민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허름한 노후주택이 대부분인 해당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여름철 장마와 집중호우 등으로 인한 재산·인명 피해를 두려워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서울시가 여름철 집중호우에 대비해 저지대 상습침수지역 등에 대해 안전점검과 예방사업을 꾸준히 펼쳤다고 홍보한 것과는 대비되는 상황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침수취약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상황은 열악하기만 하다”며 “빗물로 집안이 가득차고 재산·인명 피해를 입어야지만 나설 것인지 의문스럽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박원순 시장이 직접 주민들의 입장에서 고충을 겪어봐야 한다”고 성토했다.
 
장마철 집중호우에 뜬눈으로 지샌 주민들…“새고 차는 물, 고역”
 
스카이데일리는 하루 144.5mm의 비가 퍼붓고 있던 지난 10일 밤 직접 서울 성동구 용답동을 찾았다. 이곳은 서울시 내에서도 침수취약지역으로 유명한 곳이다. 해당 지역에 도착하자마자 쓰레받기로 물을 퍼내느라 여념이 없는 김경애(여·55) 씨를 목격할 수 있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물이 차올랐느냐’는 질문에 김 씨는 “10년 넘게 이곳에 살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물을 퍼야한다”고 짧게 답했다. 사정은 같은 빌라 다른 호실도 비슷했다. 고층부였지만 벽을 타고 스민 물로 인해 천장이 흥건히 젖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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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거주하는 김복화(여·46) 씨는 “용두동이 타 지역에 비해 지대가 낮고 평지다 보니 예전부터 상습침수구역으로 악명 높았다”며 “건물이 노후 돼 갈라진 틈을 타고 물이 새 들어와 지하고 위층이고 할 것 없이 비만 오면 물난리를 겪는다”고 토로했다.
 
다른 집들도 마찬가지였다. 전체적으로 노후 된 다세대주택이 밀집한 이곳 대다수 가구들이 비슷한 문제로 시름하고 있었다. 빗줄기가 굵어질수록 주민들의 시름도 깊어져가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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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대표 판자촌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각 세대가 촘촘히 붙어있어 빈 집이 무너져 내릴 경우 옆집까지 피해를 입게 된다고 토로했다. 사진은 백사마을 내 노후된 상태로 방치돼 있는 한 주택 ⓒ스카이데일리
 
한 빌라 입구에서는 펌프가 가동되고 있었다. 혹시 모를 침수로 하수도가 역류할 우려가 있어 관할 지자체인 성동구청이 지원한 펌프였다. 펌프는 2011년 우면산 산사태 이후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여름철 집중호우로 인한 물난리 대책이 수립됐는데 펌프 역시 그 일환으로 설치됐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해당 빌라 주민들은 “빌라 주변으로 하수관이 하나뿐인데 위치가 빌라 바로 옆이다”며 “과거에는 비가 좀 많이 온다 싶으면 지하의 경우 무릎까지 빗물이 차오르는 것이 다반사였지만 그나마 펌프가 생기면서 사정은 나아진 상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서울 노원구 중계동 30-3번지 일대 백사마을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곳 역시 침수취약지역으로 유명한 곳이다. 1967년부터 실시된 서울 도심부 개발정책으로 용산·청계천·안암동 일대 판자촌에서 거주하던 이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마을이다 .현재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로 알려진 상태다.
 
경사가 가파른 곳에 조성된 마을인 탓에 침수정도가 심각하진 않았으나 빗물이 노후화 된 건물의 지붕 틈을 비집고 집안까지 들어간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집 내부에 물이 고인 곳도 더러 존재했다. 이곳 지역의 주택 대부분은 노후도가 심해 외벽 곳곳에 금이 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거센 빗줄기에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집들이 모인 백사마을은 당초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 포함돼 있었다. 지난 2006년 그린벨트에서 해제됐고 현재 노원구청과 서울주택도시공사(SH) 주도 아래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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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성동구 용답동 내 침수취약지역 주민들은 비만 오면 항상 펌프를 가동시켜 물을 퍼내기 일쑤였다. 해당 지역 한 빌라에 살고 있는 주민은 집안으로 물이 차오르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토로했다. 사진은 빌라 주변에 펌프를 통해 물을 배출하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
 
30년 넘게 이곳에서 거주했다는 왕복금(여·81)씨는 “빗물에 우리집이 무너질까 혹은 옆집이 무너져 우리집을 덮칠까 비만 오면 노심초사할 뿐이다”면서 “이미 마을의 1/3 가량이 빈집으로 방치됐으며 구청에서 수시로 나와 불편사항 등을 접수받고 있지만 달라지는 거 없이 낡은 기와 위를 비닐로 씌우는 것이 전부다”고 호소했다.
 
지자체 “사유재산 손 함부로 못대…빠른 재개발이 속히 이뤄져야”
 
침수취약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날로 더해지고 있지만 정작 관할 지자체는 뒷짐만 지고 있는 실정이다. 각 지역 지자체는 “사유재산이라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건물주와 세입자 간 유지보수를 둔 원만한 합의가 선제돼야 할 뿐이다”는 입장을 동시에 내놨다.
 
성동구청 치수과 김택 주무관은 “현재 구에서는 침수피해를 입은 재개발 예정지를 중심으로 물막이판과 역류방지기 등을 무료로 설치해주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면서 “용답동 노후 다세대주택 촌의 경우 사유재산인 노후화된 건물 자체의 문제인 만큼 구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 힘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백사마을 관할 지자체인 노원구청 역시 비슷한 입장을 피력했다. 노원구청 최성일 주무관도 “행정처리 만으로는 힘들다”고 토로했다. 빈집일지라도 개인의 사유재산인 만큼 구청차원의 대비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최 주무관은 “매번 누수 보수를 진행해도 임시방편에 불과할 뿐 재개발이 이뤄지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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