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 ‘모디슈머’ 열풍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이 불거져 나와 여론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모디슈머는 ‘modify(바꾸다)’와 ‘consumer(소비자)’를 합성한 신조어로 제조사가 제공한 조리법이 아닌 자신만의 방법으로 제품을 즐기는 소비자를 일컫는다.
예를 들어 물을 부어 먹는 컵라면에 치즈를 넣어먹는 것도 모디슈머 범주에 속한다. 가장 널리 알려진 모디슈머의 개념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간편 조리식품들을 조합해 한 끼 식사를 해결하는 이들이다.
하지만 모디슈머들이 자주 이용하는 조리법이나 재료 조합이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높은 나트륨 함량은 물론 열량도 높아 심각한 영향 불균형 등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편의점업계가 모디슈머를 대상으로 자사 제품을 활용한 이색 레시피를 잇따라 선보이는 등 홍보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어 우려감을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들의 건강은 외면한 채 돈 벌 궁리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편리하고 재밌어서 자주 먹었더니…“체중 늘고 피부 트러블까지 생겼어요”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모디슈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대표적인 편의점 간편조리식 레시피는 일명 ‘마크정식’이다. 지난해 인터넷상에서 한 아이돌그룹 팬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인 ‘마크’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정식은 ‘CU편의점 PB(자체제작)상품 떡볶이’와 ‘컵라면 스파게티’, ‘치즈’, ‘핫바’ 등의 편의점 간편 조리식품을 섞어 만든 음식이다. 편리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할 맛을 내기 때문에 인기가 대단했다. 방송에서 언급될 정도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밖에도 인터넷커뮤니티 및 SNS 등에서는 편의점 제품을 이용한 다양한 레시피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간편한데다 기존과 다른 이색적인 맛까지 갖춘 이들 레시피에 호응하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취를 하는 김은화(26·여) 씨는 “편의점 음식은 전자레인지만 있으면 2~3분 안에 바로 조리돼 한 끼 때우기에 좋다”며 “편의점 음식이 지겨우면 포털이나 SNS,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편의점 레시피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편의점 레시피는 맛은 있지만 너무 자극적이다”며 “여느 모디슈머들과 같이 편의점에서 파는 간편 조리식품을 자주 먹다보니 체중이 10kg 가까이 늘고 피부 트러블도 자주 나 다시는 먹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편의점 간편조리식 레시피로 만든 음식은 건강을 위협할 소지가 다분하다. 편의점 제품을 섞어 한 끼 식사를 대용으로 조합한 레시피의 경우 나트륨 섭취량은 물론 열량면에서 기준치를 훌쩍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마크정식에 들어가는 CU자이언트떡볶이의 나트륨 함량은 3590mg으로 1일 권장 섭취량(2000mg)를 훌쩍 넘는다. 마크정식에 들어가는 또 다른 간편 조리식인 ‘콕콕콕 스파게티’의 나트륨은 940mg이다. 이 두 가지 재료만으로도 이미 1일 나트륨 권장 섭취량 2배가 넘는 나트륨을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편의점 제품을 활용한 다른 레시피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디슈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있는 ‘부대찌개’ 레시피는 GS25 PB상품인 ‘오모리김치찌개라면’과 ‘스팸’을 조합한 메뉴다. 오모리김치찌개라면의 나트륨 함량은 1960mg, 스팸클래식(340g) 나트륨 함량은 약 4700mg(해외성분표 기준)으로 나트륨 과다섭취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하게 높은 열량도 문제점으로 지목됐다. 마크정식에 들어가는 자이언트떡복이는 665칼로리, 스파게티 컵라면 465칼로리, 소시지 175칼로리, 뿌려먹는 치즈 98칼로리 등 총 1400칼로리에 달했다. 성인 여자 1일 권장 칼로리(2000칼로리)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편의점 부대찌개 레시피의 경우 오모리김치찌개 라면(485칼로리)에 스팸 한 캔이 모두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약 1600칼로리에 달한다. 소비자가 취향대로 만들어 먹는 편의점 레시피 특성상 또 다른 편의점 간편조리식품이 추가되면 칼로리는 더욱 늘어난다.
편의점 레시피의 경우 간편하고 저렴하게 이용가능 해 중·고등학생이 많이 이용한다는 점은 우려를 가중시키는 대목으로 꼽혔다. 한창 자라나는 성장기에 인스턴트 음식을 이용할 경우 심각한 영양 불균형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에 위치한 편의점 관계자는 “주변에 학교가 많다보니 학생들이 주요 고객이다”며 “인터넷에서 유행하는 레시피를 매장 내에서 만들어 먹는 학생들이 많고 레시피 대로 재료를 사가는 학생들도 꽤 된다”고 설명했다.
이승남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나트륨 과다섭취는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심각성을 알리고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 골다공증과 성장저하를 일으킬 수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모디슈머 타겟 제품 홍보 열 올리는 편의점업계…소비자 건강 ‘나 몰라라’
편의점 제품을 이용한 레시피의 건강 악화 우려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정작 편의점 업계는 자사 제품을 활용한 레시피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소비자 건강은 외면한 채 수익 창출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편의점업계 및 소비자 등에 따르면 편의점업계 브랜드 평판 1위인 ‘GS25’는 공식 블로그 내 ‘내맘대로 요리교실’ 카테고리에 자사 제품을 이용한 이색레시피를 게재하고 있다. 모디슈머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상세 조리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설명까지 곁들여 자사 제품을 활용한 편의점 레시피를 소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도 공식 페이스북에 자사 제품을 활용한 새로운 레시피 동영상을 공개했다. 지난달 30일 업로드된 영상은 조회수가 3만7000회로 집계돼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CU 역시 공식 페이스북에 최근 자사 제품을 활용한 이색레시피를 공개하는 ‘야(夜)식당 레시피 콘테스트’를 진행했다.
하지만 편의점업체가 소개한 레시피를 즐기다 건강이 악화된 소비자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소비자 대부분은 편의점 업계의 모디슈머 대상 홍보마케팅에 상당한 반감을 내비쳤다.
송보라(25·여)씨는 “자취하면서 편의점 레시피를 자주 먹는데 얼마 전 위염 진단을 받았다”며 “처음에는 편의점 레시피를 추천해줘서 좋다고 생각했지만 건강에 이상이 생기다 보니 안 좋다는 사실도 명시하지 않은 채 제품 판매만 몰두하는 상술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업계가 자사 제품을 활용해 편의점 레시피 홍보에 나서는 것은 하나 이상의 판매를 도모해 매출을 증대시키려는 전략이다”며 “모디슈머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편의점업계의 홍보마케팅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유행할 경우 건강 이상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은 날로 늘어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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