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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현장]-잠실구장 안전문제 실태
천만관중 야구의 성지, 구멍 뚫린 안전 ‘아슬아슬’
높은 계단·가파른 경사로·미끄러운 바닥…남녀노소 위험 노출 ‘불안해요’
김민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07-05 00:35:49
 ▲ 국내 프로야구가 정규시즌 341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프로야구 전체 관중의 27% 이상이 찾는 잠실야구장의 안전문제가 불거져 나와 주변의 우려를 사고 있다. 사진은 잠실야구장 ⓒ스카이데일리
최근 우리나라 야구장 중 가장 많은 관객이 찾는 잠실야구장이 안전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가파른 경사로와 높고 좁은 계단, 미끄러운 바닥 등으로 관중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야구장을 찾은 관중 수는 지난달 21일 정규시즌 341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지난 5월 30일 300만 관중을 달성한 이후 불과 22일 만이다.
 
지난 2일 기준 홈 관중 수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단은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LG트윈스(이하·LG)’와 ‘두산베어스(이하·두산)’다. LG와 두산의 관중현황은 각각 63만1258명, 61만1856명 등으로 집계됐다. 국내 야구장 중 잠실야구장을 찾은 관중이 가장 많은 배경이다.
 
지난해에도 잠실야구장은 관중 동원 부문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구단별 홈구장 관중동원 순위는 두산이 116만5020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 LG가 115만7646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전체 프로야구 관중(834만명)의 27% 이상이 잠실야구장을 방문한 것으로 추산됐다.
 
전국 1위 잠실야구장…높고 가파른 계단에 미끄러운 바닥까지
 
스카이데일리가 직접 찾은 잠실야구장은 평일 경기를 보러온 관중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총 3층으로 구성된 내야 관중석 중 1층과 2층 구역은 계단이 비교적 짧아 오르내리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3층은 달랐다. 계단이 높고 가파른 탓에 관중 대부분이 손잡이를 잡고 조심스럽게 오르내렸다. 특히 높은 굽의 신발을 신은 여성의 경우 더욱 위태로워 보였다.
  
 ▲ 잠실야구장 내야 관중석 3층은 계단의 경사도가 가팔라 상당히 위험한 모습을 연출했다. 자칫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해 보였다. 사진은 잠실야구장 내 3층 관중석 ⓒ스카이데일리
야구장을 찾은 이시은(27·여) 씨는 “실제로 미끄러지거나 넘어진 적은 없지만 계단이 워낙 가팔라 불안한 마음에 항상 손잡이를 잡고 천천히 내려간다”고 말했다. 3층 관중석 구역에 앉아있던 이영배(65·남) 씨는 “오래된 구장이라 외국에 비해 경사가 높은 것 같다”고 토로했다. 잠실야구장은 1982년 준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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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도 뿐 아니라 계단 바닥 재질 역시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지목됐다. 평소 야구장을 자주 찾는다는 옥건희(26·남) 씨는 “공수교대 시간에 화장실을 가거나 간식을 사러가려면 계단을 자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음료를 반쯤 쏟을 정도로 넘어질 뻔 한 적이 몇 번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계단이 미끄러워 넘어지는 사람들을 자주 봤다”며 “계단 모서리가 닳아 둥글둥글한데다 미끄럼 방지 패드가 붙어있는 것도 아니어서 비가 오거나 음료를 쏟았을 때 특히 더 미끄럽다”고 덧붙였다.
 
경기장 입구부터 아슬아슬…“아이 데리고 오기 겁나요”
 
경기장 밖에서 관중석으로 통하는 진입로 역시 관중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급한 경사인데다 바닥이 미끄러운 재질로 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비오는 날에는 진입로를 지나다가 미끄러지는 관중들도 여럿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진일(28·남)씨는 “비가 오던 날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경사로에 종이를 깔아놓은 것을 봤는데 오히려 종이까지 물에 젖어 더 미끄러웠다”며 “경기장을 찾은 아이들 중에는 진입로 경사로를 지나며 뛰어다니기도 하는데 볼 때마다 다치진 않을까 걱정이 많이된다”고 밝혔다.
 
 ▲ 관중석으로 진입하는 가파른 진입로와 관중석의 높은 계단 턱은 관중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혔다. 특히 바닥 재질도 미끄러워 비 오는 날에는 걸어가다 넘어지는 관중들이 여럿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경사도가 상당한 진입로(사진 왼쪽)과 3층 관중석 맨 앞줄 ⓒ스카이데일리
  
관중석 계단의 높은 턱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내야 관중석 2층과 3층은 관중들이 지나다니는 통로로 구분되는데, 통로와 맞닿은 3층 맨 앞줄은 성인 남성 무릎 정도 되는 높은 턱 위에 존재한다. 이 때문에 3층 관중석 맨 앞줄에 앉은 관중들은 이동 시 높은 턱을 뛰어내려야 했다.
 
지난 6일 잠실야구장 계단에서 넘어진 경험이 있다는 정영록(26·남)씨는 “높은 곳에서 야구를 볼 수 있는 3층 관중석은 경사가 심해서 그런지 젊은 사람들만 가는 것 같다”며 “내 아이와 온다면 비싸더라도 위험한 일반좌석은 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야구장 내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진 않지만 그래도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를 여럿 있다”며 “전 연령이 안심하고 직관(직접 관람)을 즐길 수 있게 하려면 개선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잠실야구장 관리를 맡은 서울시 측은 이미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오상호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시설개선과 주무관은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지난해 초 경기장 내부 바닥이 노후 돼 공사를 진행했다”며 “진입 경사로 벽에 손잡이를 부착하는 공사도 지난해 12월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잠실야구장은 평균 2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아직 바닥이 미끄럽다는 등의 민원은 들어온 바 없지만, 만약 요청이 들어온다면 현장 확인 후 바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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