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예산’이라 불리는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이 공개됐다. 이번 예산안에서 보건·복지·노동 분야의 예산이 크게 늘었다. 반면 SOC 사업 분야의 예산은 삭감됐다. 이번 예산안에는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 경제성장론’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는 게 정부·여당의 견해다. 그러나 반대 견해도 상당하 않다. 야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조차 이번 예산안과 관련해 명확한 재정 마련 방안이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현실성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지탱하던 SOC 분야의 예산 삭감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결국에는 증세를 통한 재정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의 정책 방향을 공감하면서도 결국에는 ‘생색내기’에 그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스카이데일리가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안에 대한 정치권과 일반 시민들의 반응을 직접 들어봤다.
|
문재인 정부의 2018년 예산안이 공개됐다. 총 429조원의 일명 ‘슈퍼 예산’이다. 지난해 예산 400조5000억원보다 28조4000억원(7.1%) 증가한 금액이다. 증가율은 지난 2009년 10.7% 이후 최고치다. 심지어 내년 예상 경제 성장률인 4.5%보다 높은 수치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예산안에 ‘내 삶을 바꾸는’이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새 정부 정책과제 이행과 사람 중심의 지속성장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했다는 의미에서다. 예산안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부분으로는 복지예산이 꼽혔다. 전체 예산의 3분의1 규모인 146조원이 책정됐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 중심의 경제성장을 실현하기 위한 예산안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예산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주목된다. 야권은 물론 일반 대중들조차 복지 분야에 대한 과도한 지출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재원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복지와 관련된 중장기 사업을 진행한다는 데 심각한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향후 국가의 재정 위기를 초래할 만한 뇌관을 키우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단순히 지출을 손본다고 정부가 진행하는 모든 복지 사업의 재정 문제가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결국 증세가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팽배하다. 부족한 재원을 국민의 혈세로 보충해 사업을 진행하고, 종국에는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재원 마련 여부 불투명한 슈퍼예산…일자리 효자 SOC 투자 축소 의문”
정부 및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발표한 ‘2018년도 예산안’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론’이 그대로 녹아 있다. 총 429조원의 예산 중 보건·복지·노동 예산을 전체 예산의 34.1%인 146조2000억원이나 책정했다. 정부는 공공·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 민간일자리 창출 지원 등에 국가 재정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어린이집 누리과정 전액 지원과 반값 등록금 수혜 대상 확대 등을 목적으로 교육 예산은 64조1000억원 편성했다. 국방 분야 예산은 43조1000억원, 외교·통일 예산은 4조8000억원 등으로 각각 책정했다.
반면 사회간접자본(이하·SOC) 예산은 그동안 축척된 스톡(이하·총량)이 상당하다고 판단해 전년 대비 20%나 감소한 17조7000억원 편성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문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문화·체육·관광 분야 역시 전년 대비 8.7% 삭감된 6조3000억의 예산이 책정됐다.
정부는 “총지출이 올해보다 42조800억이 늘었지만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재정 부담을 최소화 했다”며 “그간 총량이 상당히 축적된 SOC, 환경, 문화, 산업 등의 분야와 성과가 부진한 일부 복지사업 예산 등 총 11조5000억원을 구조조정 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반응은 크게 엇갈리는 분위기다. 우선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잘 보여주는 예산안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부정적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지출구조조정 외에 다른 재원 확보 방안을 도출해 내지 못했다고 지적이 상당하다.
야권에서는 부정적 여론이 특히 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의 예산안에 대해 일제히 반발하는 분위기다. 재원 마련 방안의 부족과 향후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예산 책정이라는 이유에서다.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SOC 산업 등의 예산을 감축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도 상당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성장 무시, 기본 무시의 예산안이다”며 “특히 SOC, 농업, 경제개발 등의 예산안 축소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내년도 예산은 현금 살포형 분배 예산, 성장 무시 예산, 인기관리용 ‘퍼줄리즘’ 예산에 가깝다”며 “미래 부담이 눈덩이처럼 늘어나기 시작할 예산이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 “SOC 예산이 대폭 축소된 점이 의아하다”며 “우리나라 경제성의 결정적 계기가 된 부분이 바로 건설투자다”고 강조했다.
홍철호 바른정당 의원실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재원 마련에 너무 낙관적이다”며 “지금은 담뱃세 등으로 잠시 국고가 넉넉할 뿐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 사업들은 중장기적인 계획들인데 국가 재정이 악화된다면 매우 안 좋은 상황으로 흘러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SOC에서 창출되는 일자리가 많은데 예산을 대폭 줄이는 것이 과연 일자리 창출 정책과 맞는지 의문이다”며 “문재인 정부는 증세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과연 ‘부자 증세’만으로 이 많은 사업들을 진행할 수 있을지도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결국은 내 돈으로 정부가 생색내는 꼴…결국엔 증세 불가피” 분분
일반 대중들 역시 이번에 발표된 예산안에 대해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은 복지 예산을 늘려 국민 생활을 윤택하게 한다는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적재적소에 적합하게 쓰일 지와 더불어 재원 확보 문제 등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향후 증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회의적인 견해도 적지 않았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우현(가명·38)씨는 “복지 예산이 늘고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선다면 내년에는 좀 더 삶이 나아지지 않겠느냐”며 “서민들이 가계부를 쓰는 심정으로 국가 예산을 집행한다면 그만큼 예산이 절감돼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종로에서 자영업을 하는 이순탁(가명·53)씨는 “그동안 세금을 많이 내도 돌아오는 혜택을 체감하기 어려워 불만이 많았지만 누구나 체감할 수 있는 사회복지가 이뤄진다면 얼마든지 세금을 더 낼 수 있다”며 “중요한 것은 투명한 세정이다”고 강조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강남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조현숙(가명·32) 씨는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봐도 너무 터무니없는 예산안 같다”며 “저렇게 많은 예산을 편성하면 누가 피해를 볼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급하게 최저 시급을 올리지 않았으면 영세사업자 지원금도 줄일 수 있을 것이고청년구직촉진 수당 역시 보여주기에 불과한 ‘쇼(Show)’라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세금을 고민없이 막 퍼주고 생색만 내는 것 같아 문 대통령에 대한 실망이 크다”고 덧붙였다.
강남구 역삼동 소재 한 아파트에서 거주하는 이현승(남·33) 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향성은 충분히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된다”면서도 “하지만 명확한 재정 확보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것 같아 야권 쪽에서 지적하는 부분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증세 없이 여러 복지 사업과 일자리 창출 사업을 진행한다고 했는데 아무리 뜯어봐도 사실상 불가능한 것 같다”며 “이렇게 많은 예산이 어디서 지속적으로 충당될지 의문이고 결국 차후에는 증세를 통해 재원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역삼동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금화(여·72) 씨는 “복지를 위한 방향이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써도 너무 많이 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복지예산을 점차 늘려가는 방향으로 가야지 갑자기 확 늘리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송파구에 거주하고 있다는 이금순(여·74) 씨는 “복지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모두가 똑같이 받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젊은 사람들이 고생해서 내고 있는 혈세를 가치 있게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