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여론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렸던 10대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오토바이 운전 행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청소년들의 무면허 자동차 운전으로 인한 피해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오토바이로도 불똥이 튀는 분위기다. 얼마 전 한 여중생의 무면허 운전으로 애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 일이 있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배기량 125cc 이하 소형 오토바이에 대한 운전면허 취득 연령은 만 16세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도 제재 없이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성인에 비해 법규 준수 인식과 안전 의식이 완전히 무르익지 않은 고등학생들의 오토바이 운전에 대한 문제점은 끊이지 않고 지적돼 왔다. 어린 학생의 무면허 자동차 운전으로 끔찍한 사건이 일어난 이후부터는 청소년들의 오토바이 운전 또한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탈 것의 종류를 불문하고 어린 학생들의 운전 자체가 문제라는 게 대다수 여론의 지적이다. 덕분에 소형 오토바이 면허 취득 가능 연령 역시 현행 만 16세에서 만 18세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높게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청소년 오토바이 운전 실태와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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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대 청소년들의 소형 오토바이 면허 취득 가능 연령을 현행 만 16세에서 만 18세로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있다. 성인에 비해 법규 준수 인식과 안전 의식이 완전히 무르익지 않은 고등학생들의 오토바이 운전은 제2, 제3의 피해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 이유로 꼽히고 있다.
특히 얼마 전 어린 여학생의 무면허 자동차 운전으로 사망사고까지 발생해 청소년들의 미성숙한 안전 의식에 경종을 울리는 일이 발생하면서 오토바이 면허 취득 관련 이슈는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비록 자동차 운전에 의한 사고이기는 하나 근본적인 문제는 청소년들의 안전의식 결여인 만큼 오토바이 면허 취득 방법에 손을 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오토바이 사고 운전자의 29%는 10대 청소년…한 해 사망자수 평균 85명
지난 6월 충북 제천시 봉양읍의 한 도로에서 125cc 오토바이를 몰고 가던 A(17) 군은 1톤 화물차와 충돌해 사망했다. 당시 A군은 무면허 상태였으며 등록되지 않은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청주시 서원구에 거주하는 B(18) 군은 친구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던 중 도로 옆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본인은 중상을, 뒤에 탄 친구는 사망하는 끔찍한 사고를 겪었다.
단속 중인 경찰을 들이받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 5월 D(18) 군은 대구시의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하던 경찰을 들이받아 전치 16주의 중상을 입히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지난 6일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5년 동안 이륜차(50cc 미만 포함) 관련 사고 건수는 총 8만9431건에 달했다. 한 해 평균 1만7886건이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20세 이하 청소년이 일으킨 이륜차 교통사고는 총 2만6011건에 달해 전체사고 건수의 29%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각 연령대별 사고 중 가장 높은 수치다. 20세 이하 이륜차 교통사고 사망자도 5년 동안 426명으로 한 해 동안 평균 85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 의원은 “매년 많은 청소년들이 이륜차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는데 청소년에 대한 교통안전교육이나 사고 예방책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의문이다”며 “관련 기관의 심도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무면허부터 과속, 헬멧미착용까지…청소년들 “사고는 항상 있는 일” 충격 답변
스카이데일리가 만난 10대 청소년들은 오토바이 사고와 관련해 안이한 생각을 내비쳤다. 청소년들은 “헬멧은 거추장스러운 장비일 뿐이다”며 “속도감을 즐기는 데 방해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앞에서 만난 청소년들은 오토바이 1대에 무려 3명이나 함께 타 있었다. 모두 헬멧은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이들은 “오토바이 면허 시험을 보러 온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다 같이 왔다”고 말했다.
이들 외에도 도봉운전면허시험장에서는 오토바이 면허를 취득하러 온 청소년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박지현(18) 군은 “오토바이 타면 재밌을 것 같아 친구와 함께 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왔다”며 “면허시험 보기 이전부터 친구들의 오토바이를 자주 탔기 때문에 시험에 떨어질 걱정은 없다”고 밝혔다.
박 군과 함께 면허시험장에 온 최태권(18) 군은 “일찌감치 면허를 따서 학교 등·하교 길이나 친구들과 놀러갈 때 주로 오토바이를 탄다”면서 “중학교 때부터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타왔기 때문에 지금은 운전을 굉장히 익숙하게 하고 있다”고 뀌띔했다.
대다수의 청소년들은 중학교 때부터 무면허 오토바이 운전을 해온 것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기는커녕 오히려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헬멧 착용에 대해서는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오토바이 운전 과정에서 ‘안전’에 대한 중요성은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눈치였다.
친구의 면허 취득을 응원하기 위해 면허시험장을 찾아온 권순범(18) 군은 “헬멧 같은 건 귀찮아서 안 쓰는 편이다”며 “주변에 오토바이를 함께 타는 친구들의 사고 소식을 자주 듣긴 하지만 운전 실력이 미숙해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에도 친구 중 한 명이 오토바이를 타다가 발가락을 다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위치한 한일병원에서는 헬멧을 착용하지 않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온 고등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들이 병원을 찾은 이유는 다름 아닌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친구 때문이었다. 친구 병문안을 온 박재빈(18) 군은 “친구가 커브길에서 역주행을 하다가 마주오던 승용차와 정면충돌하는 사고가 났다”면서 “현재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고 밝혔다.
법안 발의에서만 끝난 청소년 오토바이 규제…“대책 마련 시급”
정치권에서도 10대 청소년들의 오토바이 안전사고에 대한 심각성이 일찌감치 논의돼 왔다. 여러 차례에 걸쳐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125cc 이하 소형 오토바이 운전면허 취득연령을 현행 16세에서 18세로 올리는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박 의원은 개정안을 통해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상회하는데 오토바이 사고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면서 “특히 10대 사고율이 높은 것은 큰 문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4년에도 윤명희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박 의원의 개정안과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당시 윤 의원은 “빠른 속도감에 대한 쾌감을 느끼려는 청소년들이 단지 호기심만으로 도로에 나와 난폭 운전을 일삼고 있다”며 오토바이 면허증 발급 요건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성은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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