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부작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초등학생 뿐 아니라 만 5세 미만의 영·유아까지 스마트폰에 몰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사안의 심각성이 더해지는 분위기다.
지난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한국미디어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스마트폰(3G, LTE, LTE-A) 보유율은 2012년 24.2%에서 2016년 86.8%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초등학생 저학년(1~3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2014년(22.6%) 이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31.7%를 기록했다.
때와 장소 안 가리고 스마트폰 몰두한 아이들, 결국 중독으로
어린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과도하게 몰두할 경우 신체·정신적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대 교육대학원 유아교육과 문혜련 교수가 만 5세 유아 434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환경과 과몰입 정도 등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스마트폰 과몰입 유아’는 전체 유아의 17.3%에 달했다.
‘과몰입 고위험 유아’도 전체의 11.7%로 조사됐다. 유아 10명 중 3명은 스마트폰 과몰입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반대로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 문제가 없는 유아는 절반 이하인 48.6%에 불과했다. ‘스마트폰 과몰입’은 부모 등이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나 사용 욕구에 적극 개입해 바로 잡아줘야 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스카이데일리는 어린 아이들의 스마트폰 과몰입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직접 여러 현장을 둘러봤다. 우선 카페, 놀이터, 대중교통 등에서는 어린아이들이 부모의 스마트폰을 갖고 노는 장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길거리에 서서 신호등을 기다리는 와중에도 스마트폰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보는 아이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한 식당에서는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던 보호자가 잠시 휴대폰을 들어 올려 만지자 아이는 옷을 잡아당기는 등 칭얼거리며 다시 보여 달라고 조르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30개월 자녀가 있는 송보슬(31·여) 씨는 “식당같이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가만히 앉아 있게 하려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을 보여 준다”며 “아이가 울지 않고 조용히 집중하니까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계속 보여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보여주기 시작하니까 이제는 아이가 먼저 스마트폰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취재 도중, 늦은 시간까지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다음 날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는 초등학생도 만날 수 있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소재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박진수(10·남·가명) 군은 최근 학교에서 꾸벅꾸벅 조는 일이 잦아졌다고 한다. 밤늦게까지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자정을 넘기는 일은 허다하고 가끔 새벽 3시까지 스마트폰을 갖고 놀 때도 있다. 잠이 부족해서 담임선생님의 지적을 듣는 것은 이젠 매일 겪는 일상이 됐다.
스마트폰이 눈에 띄지 않을 경우 불안감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최지수(10·여·가명) 양은 스마트폰을 몸에서 떼어놓지 않는다고 한다. 심지어 스마트폰을 만지는 것이 금지된 학교에서까지 책상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두는 경우가 다반사다. 선생님이 가방에 넣으라고 매번 잔소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 가방에 넣을 수가 없다고 최 양은 말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초등학교 3학년을 가르치는 교사 박수지(26·여·가명) 씨는 “스마트폰 때문에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결국 아침에 학생들이 등교하면 스마트폰을 끄게 한 후 가방에 넣도록 하는 규칙을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박 씨에 따르면 현재 맡고 있는 학생은 총 25명인데, 이 중 21명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스마트폰 과몰입 한 아이들 신체적·정서적 부작용 심각…부모의 철저한 관심 필요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스마트폰 과몰입 현상은 심각한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소희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전문의는 “가까운 것을 계속 보기 때문에 근시가 발생하고 척추문제, 운동부족으로 인한 과체중 등 신체적 건강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마트폰에 몰두하느라 그 나이에 경험해야 할 다른 활동들을 하지 않아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정서인지 행동발달 문제 등이 수반될 수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발달해야 하는 능력이 있는데 그 기간 동안 스마트폰으로 인해 방해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문의는 부모들이 어린 자녀들이 스마트폰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미 재미를 느껴 과몰입된 상태에서 그것을 못하게 하거나 제한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다른 활동에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더 쉽다”며 “이를 실천하려면 부모가 자녀들에게 많은 관심을 갖는 것이 수반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성가족부는 스마트폰 과의존 어린이와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건강한 미디어 사용 습관을 익힐 수 있는 방안으로 ‘치유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스마트폰에 과의존 하는 초등학생들이 가족과 함께 건강한 미디어사용 습관을 키울 수 있도록 매 년 ‘가족치유캠프’를 열고 있다.
김기범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환경과 주무관은 “어린이와 청소년이 스마트폰에 과의존 하면서 시력 저하 등의 건강 문제와 사회성이 떨어지는 등의 정서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고자 사회성을 기르고 건강한 습관을 키울 수 있도록 가족치유캠프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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