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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진단] - 인천 소래포구 임시어시장 논란
화마 보다 무서운 무관심…갈곳 잃은 소래포구
“글로벌관광지 명맥 잃을까 우려…지자체 대신 중앙정부 직접 나서야”
김민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0-23 17:44:57
인천광역시 남동구에 위치한 소래포구 어시장은 우리나라의 대표 관광지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싱싱한 생선을 좌판에서 흥정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관광객의 발길도 꾸준했었다. 하지만 지난 3월 대형화재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남동구청은 해당 화재를 계기로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 사업에 착수한다고 밝혔고 복구 작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핏물이나 해수를 뺄 때 필요한 어시장 좌판 배수로를 막아 사실상 상인들은 더 이상 장사하기가 불가능해졌다. 현재 소래포구 상인들은 기존 소래포구 자리를 지키기 위해 시장에 남거나 임시방편으로 어시장에서 200m 떨어진 해오름광장에서 장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여론 일각에서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즐겨 찾는 우리나라의 대표 관광지가 자칫 사라져 버릴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소래포구 어시장을 둘러싼 각종 논란과 이에 대한 주변 반응 등에 대해 취재했다.

▲ 수도권 최대 어항이자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소래포구 어시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난 3월 발생한 화재를 계기로 인천광역시 남동구청이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사업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어서다. 현재 상인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사진은 소래포구 어시장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최근 대한민국의 대표 관광지인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을 둘러싼 각종 잡음이 무성하다. 대형 화재 이후 지자체가 복구 과정에서 현대화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는데 사업이 진척되지 않고 있어서다. 그 과정에서 기존 상인들은 갈 곳을 잃을 위기에 처했고, 이에 관광지의 소멸 가능성 마저 대두되고 있다.
 
인천광역시 등에 따르면 인천시 남동구에 위치한 소래포구 어시장은 수도권을 대표하는 재래 어시장이다. 지난 1974년 인천내항이 준공되면서 정식 개장한 소래포구 어시장은 인천시 내에서도 최대 관광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인천시가 발표한 지난해 ‘인천관광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천시를 방문한 국내관광객 중 9.5%가 소래포구를 방문했다. 차이나타운(14.5%)과 월미 문화의 거리 및 월미 공원(14.1%) 등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치다. 소래포구 축제에 대한 선호도도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절반에 달하는 47.8%가 인천의 대표 축제로 소래포구 축제를 꼽았다.
 
소래포구가 관광지로서 높은 가치를 가질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로는 기존에 존재하던 어시장이 우선적으로 꼽힌다.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의 공로가 적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지난 3월 대형 화재로 소래포구의 자랑인 어시장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에 소래포구 상인 및 시민들 사이에서는 소래포구 관광지 활성화를 위해선 남동구 뿐 아니라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남동구 주먹구구식 현대화사업 추진에 생존권 위협받는 어시장 상인…“시장 지켜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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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배현정] ⓒ스카이데일리
 
지난 3월 발생한 소래포구 화재를 계기로 관할 지자체인 남동구는 어시장 현대화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화재 예방의 근본 대책으로 좌판상점을 철거하고 건물을 세워 상인들을 입주시키는 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남동구는 현재 소래포구 어시장 일대 국유지(4153㎡·약 1256평)를 매입하고자 한국자산관리공사에 토지매수를 신청한 상태다.
 
소래포구 어시장 상인들은 현대화사업 자체에 대해선 찬성하는 분위기지만 남동구의 주먹구구식 계획에 대해서는 우려스럽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당장 기존에 장사하던 곳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마당에 현대화사업이 이뤄진 이후 건물 내 자리 배정이 가능한지 여부조차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래포구 어시장에서 20년 넘게 활어를 판매하고 있는 김진영(가명·여) 씨는 “어시장 화재가 크게 났을 때 우리가게도 불에 탔다”며 “구청에서 현대화 사업을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30년 넘게 회센터를 운영해온 원기명(가명·남) 씨도 현대화사업이 아닌 남동구의 일처리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원 씨는 “구청에서 억지를 부리며 상인들을 몰아내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업계획도 없이 쫓아내고 현대화 사업 이후 다시 이 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지 여부도 알려주지 않고 내쫒고 있는 게 말이 되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남동구가 시장 출입구에 큰 차 3대를 세워 통행을 막고 있다”며 “몇 개월째 치우지 않고 상인들이 항의해도 공무집행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했다. 실제로 시장으로 들어오는 입구에는 봉고차 1대와 트럭 2대가 세워져 있었다.
 
▲ 시장에 남은 상인들은 관할 지자체인 남동구가 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상인은 “남동구는 현대화사업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구체적인 계획 없이 상인들을 몰아내는 것과 다를바 없다”고 털어놨다. 사진은 어시장 입구에 세워진 남동구청 공무집행 차량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앞서 지난 3월 화재 현장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남동구는 어시장 좌판 배수로를 막는 공사를 진행했는데 이를 두고도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배수로는 활어 핏물이나 해수 등을 제거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인데 남동구의 조취는 사실상 어시장 상인들을 강압적으로 내쫒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상인 원기명 씨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관광지인 소래포구 어시장을 구청에서 나서서 발전을 시키지는 못할 망정 오히려 훼방을 놓고 있다”며 “상인들이 나서서 하수구 공사를 했지만 전기도 없고 배수구가 사라져 바닥이 더 미끄러워졌다”고 설명했다.
 
해오름광장에 임시어시장 조성한 상인들…주민과 구청 틈바구니서 ‘이중고’
 
화재 피해를 입은 대다수 상인들은 기존 어시장에서 약 200m 떨어진 해오름광장에 몽골텐트를 설치하고 임시어시장을 개설했다. 구청이 시장 현대화 사업을 앞세우자 갈 곳은 잃은 상인들이 임시어시장으로 모여든 것이다.
 
임시어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어시장 상인들은 대다수 열악한 시설과 줄어든 매출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마저도 인근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임시어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전날부터 장사를 시작한 한 상인은 “해수, 전기, 수도 등이 설치가 안 돼 발전기를 이용하고 사서 쓰는 등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며 “매출도 크게 줄어 너무 힘들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원래 매일 50~60kg을 팔았지만 자리를 옮기고 난 뒤 부터는 하루에 10kg를 팔기도 힘든 실정이다”며 “장사가 안 되는 것도 문제이지만 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더욱 힘들다”고 토로했다.
 
▲ 해오름광장에 설치된 임시어시장으로 이동한 상인들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 매출이 떨어지고 주변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남동구청 측은 구청 측에서 끼어들 수 있는 사항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사진은 인천 남동구 논현동 해오름광장에 문을 연 임시어시장의 모습(위)과 이를 반대하는 현수막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실제로 해오름광장 맞은편에 위치한 에코메트로아파트 주민들은 임시어시장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남동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광장에서 가장 가까운 12단지에 거주하는 오봉근(56·남) 씨는 “공원은 아파트 주민 뿐 아니라 인천시민, 더 나아가 소래를 찾는 모든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공동공간이다”며 “특정 상인들이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오 씨는 “게다가 해당 공원은 텐트 치는 것도 금지된 공간인데 상인들은 천막까지 쳤다”며 “구청은 자기들은 모르는 일이고 상인들이 마음대로 한 일이라고 하지만 구청의 묵인이 없었다면 장사를 재개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작 남동구청은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남동구가 임시어시장을 둘러싼 상인과 주민 간 갈등을 보고도 수수방관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동구청 공영개발사업단 소래개발팀 관계자는 “주민과 상인의 합의는 잘 모른다”며 “두 집단이 서로 알아서 잘 합의를 해야 하는 일이지 구청 측이 끼어들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표관광지 중 한곳인 소래포구가 지자체의 무관심과 주민들의 반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여론 일각에서는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이곳을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소래포구 어시장이 관광지로서 가치를 얻기까지 상인들의 기여도가 적지 않은 만큼 그들의 처우와 관련해 명확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민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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