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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신재생에너지 그림자(上-총평)
환상가득 신재생…대한민국 현실엔 ‘헛물에너지’
환경파괴·저효율 등 현실적 한계…“객관적 분석 후 단계적 접근 필요”
이경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17-11-06 00:07:15
문재인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본격화 하면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게 일고 있다. 원전 감축으로 발생한 전력 부족 문제를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로 해결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비중을 20%로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 부르는 말이다. 석탄발전 등 기존 화석연료를 변환해 이용하거나 햇빛, 물, 강수 등을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로 변환해 이용하는 에너지다. 사실 신재생에너지가 주목받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부터였다. 정확히는 전 세계적으로 환경오염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이를 위한 해결책이 논의되기 시작한 이후부터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재생에너지는 일찌감치 사회적인 관심을 받았다. 단지 최근에는 관심의 정도가 더욱 높아졌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 일각에서 신재생에너지 열풍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는 여론이 적지 않아 주목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에는 여러 가지 제한적 요소들이 많다는 점이 주장의 근거로 작용했다. 좁은 국토와 계절적 요인 등으로 인한 낮은 에너지 효율,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한 발전소 건립 과정에서의 환경 파괴문제 등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발전소 인근의 주민 피해 또한 심각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신재생에너지를 추구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지만 국내 실정에 맞게 절차를 밟아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스카이데일리가 금주 이슈포커스 주제로 ‘신재생에너지의 그림자’를 선정하고 신재생에너지의 급진적 확대로 인한 부작용(上), 풍력에너지 관련 이슈(中), 태양광에너지 관련 이슈(下) 등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 신재생에너지는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합쳐서 이르는 말이다. 신에너지란 기존에 없었던 에너지를 뜻하며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등이 대표적이다. 재생에너지에는 기존에 있었던 에너지들 중에서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를 뜻한다. 대표적으로 풍력, 조력, 태양력 등이 있다. 사진은 경북 영양군에 위치한 풍력발전소 단지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전국 현지=임현범 팀장, 이경엽·길해성·조성우 기자]최근 정 주도의 신재생에너지 확산 움직임이 본격화 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신중론’이 대두되는 분위기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높게 일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조력 등 이른바 신재생에너지를 긍정적으로만 바라보는 탓에 정작 그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현실적 한계와 각종 부작용 및 피해 사례 등이 외면 받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재생에너지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시대적 흐름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힘들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게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1kWh당 원자력 67원, 태양발전 200원…지리적 여건 때문에 효율성 떨어져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할 경우 효율성 측면에서 해외에 비해 불리한 측면이 많다. 지리적 특성 때문에 발전 단가가 유독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에 비해서 효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다.
 
전력거래소에서 운영하는 전력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원자력 발전과 석탄 발전의 1kWh당 발전단가는 각각 67원, 78원 등에 불과하다. 반면 신재생에너지의 대표격인 태양발전과 풍력발전의 1kWh당 발전단가는 각각 200원, 82원 등에 달한다. 같은 비용을 투입했을 때 원자력을 이용하면 태양발전에 비해 3배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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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풍력, 태양광 등의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이 낮을 수밖에 없는 결정적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지형적인 조건이 자리하고 있다.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태양광을 하기에는 햇볕이 짧고 풍력을 하기에는 바람이 약하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행한 ‘신재생에너지 백서’에 따르면 한국은 봄철과 여름철의 일사량이 연간 평균보다 각각 20%, 25% 높게 나오는 반면 가을철과 겨울철에는 각각 12%, 33% 낮게 나온다.
 
중위도 지방에 위치한 탓에 계절별로 일사량 차이가 커 태양광발전에 불리할 수밖에 없다.밤이나 날씨가 흐릴 때에는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하다. 현재의 기술수준 등의 제반 사항을 모두 고려하면 태양열·태양광 발전은 집광판에 내리쬐는 태양빛의 단 16~37%만이 에너지로 전환된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풍력발전 역시 태양광발전과 상황은 다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풍력발전은 발전기의 설치 위치에 따라서 크게 육상발전과 해상발전으로 각각 구분된다. 육상발전의 경우 바람등급 2급 이상의 바람이 불 때, 해상발전의 경우 바람등급 3급 이상의 바람이 불 때 각각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바람등급 2급은 풍속 약 2~3.5m/s 수준의 바람을 뜻한다. 흔히 ‘남실바람’이라 부르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바람등급 3급은 ‘산들바람’이라 부르는 수준으로 3.5~5.5m/s 수준의 바람을 뜻한다. 국내에서 풍력발전을 할 때 전체 바람 중 전력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바람을 계산해 효율을 측정한 결과 육상의 경우 5%, 해상의 경우 15% 정도의 바람을 발전에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바람의 질이 좋아 효율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되는 강원도 등 백두대간 산 속은 환경파괴 우려로 인한 규제때문에 풍력발전시설로 활용을 할 수 없다. 해상발전도 바람의 질이 좋은 지역은 수심이 깊고 해안에서 거리가 멀어서 발전소 설치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주한규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신재생에너지 시설은 시간과 기상의 변화에 따라 가동율 차질이 불가피해 효율성이 좋지 못하다”며 “평균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이용률은 설비대비 2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 생산 때문에 10년 새 여의도 면적 10배 산림 훼손…“정의롭지 못한 발전”
 
신재생에너지의 환경보전 명분 또한 미약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발전소 건립 과정에서 환경 파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각종 피해와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유섭(자유한국당)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신재생에너지를 목적으로 훼손된 산지의 면적이 2817만㎡(약 852만평)에 달한다. 여의도 면적의 약 10배 수준이다.
 
이중 태양광 발전의 목적으로 훼손된 산림이 전체 신재생에너지 목적 훼손 산림 면적의 93.4%인 2633만㎡(약 796만평)에 달했다. 풍력발전을 목적으로 훼손된 산림은 185만㎡(약 56만평)다.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유섭(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신재생에너지를 목적으로 훼손된 산지의 면적은 2817만㎡(약 852만평)에 달한다. 사진은 풍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파헤쳐진 산(위)과 공사장 아래 위치한 사과나무 밭과 마을 ⓒ스카이데일리
 
정유섭 의원은 “국내 산림은 탄소흡수율이 세계적으로도 최고 수준에 달한다”며 “신재생에너지의 명목으로 나무를 없애면서 신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로 손꼽히던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상실하게 된다”고 비판했다. 환경 보호하는 목적으로 시작된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사실상 환경을 파괴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주장이다.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해 건립한 발전소가 인근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는 점도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소음문제, 태양광발전 집광판에서 발생하는 빛 반사 문제 등이 대표적이었다.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100m가 넘는 프로펠러에서 나는 소음은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이고 태양 발전을 위해 설치되는 집광판은 주변에 빛을 반사 시켜 농작물이나 생명체에 피해를 입힌다”며 “이와 관련된 주민들의 피해는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어느 지역에 들어선다는 소식이 들리면 그 지역 주민들은 플래카드부터 걸기 시작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다”며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신재생에너지가 ‘정의롭지 못한 에너지’라는 점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노 연구위원에 따르면 태양광발전의 경우에는 에너지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발생시킬 우려도 있다. 통상적으로 풍력발전기의 경우 개인이 만들 수 없을 정도로 큰 발전기이기 때문에 전력의 생산으로 인한 이익의 분배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원자력·화력발전소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태양광발전기는 시설비가 저렴해 땅만 있으면 누구든 설치가 가능하다. 결국 자신의 땅에 발전기를 설치해 이득을 보려는 토지주, 집광판으로 피해를 입는 인근 주민 간에 부익부빈익빈의 구도가 형성된다는 주장이다.
 
전체 발전량 1.1% 불과한 풍력·태양력…섣부른 확대 정책 대만·호주 등 실패사례 다수
 
각종 피해와 낮은 효율성 탓에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이용률이 낮은 편이다. 지난해 1년 동안 상업용으로 생산된 총 발전 전력량 54만441Gwh 중 화력발전이 차지한 발전량은 22만1335Gwh로 전체의 약 40%에 달했다. 원자력발전은 16만1995Gwh를 차지해 전체의 약 30% 수준을 차지했다. 이들 두 가지 방식이 국내발전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울돌목 조류발전소와 함께 국내에서 단 둘 뿐인 바다의 힘을 이용한 발전소다. 해외에서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로 평가 받는 지열발전의 경우 우리나라에는 단 한 곳도 설치돼 있지 않다. [사진=뉴시스]
 
신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량은 1만8936Gwh다. 전체의 3.5%에 불과한 수치다. 그 중에서도 친환경·신재생에너지라 불리는 태양광발전와 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력량은 각각 4505Gwh와 1672Gwh를 차지했다. 전체 신재생에너지의 32% 수준이다. 총 발전 전력량과 비교하면 1.1%에 불과하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힘입어 이들 발전소가 늘어난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전력공급원 역할을 도맡았던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기존 전력공급원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려다 실패한 사례가 등장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사례는 호주의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와 대만이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는 일조량이 풍부하고 해안선도 길어 풍력·태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발전에 유리한 것으로 평가돼 왔다.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는 지난 2012년 풍력·태양 발전의 비중이 20%를 넘어서자 당시 전체 발전량의 약 25%를 차지하던 석탄발전소를 폐쇄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로 발전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되자 필연적으로 전기료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풍력·태양 발전이 기상상황에 따라 전력 공급이 불안전하다는 점을 간과한 결과였다.
 
기상변동으로 인해 전력이 줄어들자 결국 값비싼 천연가스 발전소를 가동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고, 오히려 전력 생산비용이 올라간 것이다. 지난 7월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의 전기 판매가격은 1kWh당 403원에 달했다. 1kWh당 평균 약 100원대를 유지하는 한국에 비하면 4배 가까이 비싼 수준이다.
 
대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대만은 지난 8월 전 국토의 64%가 정전이 돼 828만 가구의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대규모 블랙아웃 사태를 겪었다. 대만 타오위안시에 위치한 대만 최대 규모의 LNG 발전소인 타단발전소의 천연가스 공급 장치가 고장 나 발전소 가동이 중지되면서 발생한 사고였다.
 
당시 이러한 대규모 블랙아웃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대만의 탈원전 정책이 지목됐다. 지난 2016년 5월 출범한 차이잉원 대만 행정부는 2025년까지 LNG 발전소 비중을 50%까지 확대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도 20%까지 늘려 궁극적으로 원전을 모두 없앤다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했다.
 
앞서 대만의 전력생산은 석탄(45.4%)과 천연가스(32.4%)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국과 달리 원자력발전 비율은 12%로 상대적으로 낮아 정책 실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원전 비율이 줄어들자 대만의 전력예비율은 10% 미만으로 떨어졌고 이런 상황에서 LNG발전소 한 개가 가동 중지되자 블랙아웃 사태로 이어지고 말았다.
 
에너지 분야 전문가들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가 안정적인 전력공급원이 되기까지 아직은 미흡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산 또한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가 가진 한계가 명확한 만큼 신재생에너지의 급진적 확대는 전력 불안 사태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한국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태양발전·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할 수 있는 비중은 10%가 최대치다”며 “이런 점에 비춰볼 때 탈원전과 급진적인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은 오히려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경엽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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