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팀|전국 현지=임현범 팀장, 이경엽·길해성·조성우 기자]최근 정부가 탈원전의 대안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초점을 맞추면서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로 꼽히는 태양광발전이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태양광발전’은 말 그대로 태양에서 나오는 빛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발전 방식이다.
고갈될 염려가 없고 환경오염 배출 물질이 없어 친환경 발전의 대표격으로 꼽혀왔다. 이에 환경오염물질 배출 가능성이 높은 원자력 및 화석 발전을 대체할 만한 발전 수단으로 줄곧 거론돼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태양광발전 확대 움직임에 우려감을 나타내는 반응이 적지 않아 주목된다. 친환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에너지 효율성이나 경제성 등에 대해서는 고려되지 않고 있어서다.
관련업계 전문가 및 시민단체 사이에서는 한국의 지리·환경적 특성상 태양광발전이 가진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장점만 부각된 채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태양광발전소 설치 과정에서 생태계 파괴는 물론 주민피해 사례가 적지 않아 우려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태양광 평균설비이용률 불과 15%…지형·환경 탓 비효율 극심
최근 정부는 현재 전체 전력시장의 4%에 불과한 신재생에너지를 오는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고 밝혔다. 특히 태양광발전 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고 내년 주택용 태양광 보조금 지원 역시 올해보다 2배 늘리기로 했다. 에너지 발전원가 절감은 물론 일자리 창출 효과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을 두고 에너지 관련업계 및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적지 않은 우려가 새어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태양광발전이 한국의 지형·환경적 특성상 적합하지 않다는 반응이 상당하다. 태양광에너지 발전은 발전량에 비해 넓은 부지를 요구하는데 국토가 좁은 우리나라 특성상 부지 선정 자체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국내 태양광 발전량은 1기가와트(이하·GW) 미만 수준이다. 정부의 목표치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부지 확보 및 대규모 발전소 설립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 태양광발전이 1GW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부지면적은 10㎢(약 302만5000평)다. 2030년까지 태양광 누적 발전량 목표인 37GW를 생산하기 위해선 여의도 면적의 128배에 달하는 약 370㎢(약 1억1192만5000평)가 필요한 셈이다.
주한규 서울대학교 교수(원자핵공학과)는 “태양광이 현재 100kWh를 생산하는데 약 2억5000만원의 금액이 투입되고 있는데 이 중 25%가 땅값이다”며 “방대한 양의 태양광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많은 땅이 필요한데 우리나라 여건 상 국토가 좁아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결국 발전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고 말했다.
그나마 부지가 확보돼 태양광발전이 설립된다 해도 투입되는 비용 대비 생산 가능한 전력량은 낮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일사량이 부족해 실제 태양광 설비이용률이 다른 국가에 비해 현저하게 낮기 때문이다.
한 시간 동안 1㎡ 면적에 내리쬐는 일사량의 경우 한국은 985키로와트시(이하·kWh)지만 미국은 1400kWh다. 일사량에서부터 불리한 기후 조건을 갖춘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의 태양광 평균설비이용률(24시간 가동했을 때 최대 설계 전력량 대비 실제 전력량)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21%)과 중국(17%) 등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한국의 계절적 특성도 전력생산량을 저하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눈·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리면 태양광발전 에너지 생산효율은 떨어진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특성상 장마철이나 겨울철은 태양광발전을 통한 전력생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태양광발전소 주변 생태계파괴·주민피해 심각…피해보상 ‘사실상 전무’
태양광발전 확대 움직임을 둘러싼 우려는 단순히 ‘효율성’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특히 태양광발전소 초기 개발 과정에서 환경파괴 논란이 빈번하게 불거져 나와 ‘친환경’이라는 명분도 점차 시들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7년 9월까지 전국 산지에 태양광·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목적으로 산지 전용 및 사용허가를 받은 것은 2817만㎡(약 852만평)다.
이 가운데 태양광발전은 전체 면적의 93.4%인 2633만㎡(약 796만평)를 차지했다. 정 의원은 “재생 에너지가 오히려 우리나라의 산지를 무분별하게 훼손해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태양광발전소 건립이 완공됐거나 건립 예정인강원도 영월에서는 실제로 이 같은 피해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영월태양광발전소는 개발 과정에서부터 생태계파괴 및 주민피해 논란 등이 끊이지 않았다. 강원도 영월군 남면에 위치한 영월태양광발전소는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소다. 남동발전, 한수원, KDB대우증권, 영월군, 영월솔라테크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했다.
영월태양광발전소 인근에 거주하고 있는 김운선(남·64) 씨는 “태양광 부지 평탄화 작업 당시 발파 작업으로 인한 진동 때문에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폭약 사용으로 인해 엄청난 굉음과 진동으로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였다”며 “가옥에 금이 가고 지반이 내려앉아 기울고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주민 피해에 대한 정부 및 관련 업체들의 태도다”며 “공사 직전에는 피해에 대한 보상을 분명히 약속했지만 정작 공사가 끝나자 제대로 된 보상은 커녕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피력했다.
고재문(남·67) 씨는 태양광 발전소 개발로 인해 지하에 묻어둔 농업용수 및 생활용수 공급관이 터져 큰 손해를 본 인물이다. 고 씨는 “평탄화 작업 당시 큰 진동으로 인해 집뿐만 아니라 지하에 있던 농업용수 및 생활용수관이 다 망가졌다”며 “이런 피해 상황에 대해 당국과 관련 업체들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으니 답답한 노릇이다”고 토로했다.
영월태양광발전소 인근에 위치한 강원도 영월군 후탄1리 주민들은 최근 태양광발전소 개발 문제로 관계당국과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다. 지자체인 영월군은 지난 6월 영후태광광발전소가 추진 중인 후탄1리 인근 태양광발전소 개발을 허가했는데, 이 과정에서 주민동의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주민들의 주장이다.
후탄1리 주민들은 “한반도습지구역 및 상수도보호구역과 200m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태양광 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다”며 “자연환경 훼손, 땅값하락, 가축 및 농작물 피해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다”고 주장했다. 김영태 후탄1리 4반 반장은 “영월군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청회나 설명회도 없이 태양광 개발을 허가해줬다”며 “주민들을 얕잡아보는 태도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지자체인 영월군청 관계자는 “주민들에게 설명을 하기 위해 마을을 찾았지만 완강한 거부로 인해 만나지 못을 뿐이다”며 “법·행정적 절차에 문제는 없고 군은 주민들과 사업주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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