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20세 성인 남성과 5세 남자 어린이의 전자파 흡수율을 비교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의 생체조직에 흡수되는 에너지 비율이 어른에 비해 1.4배 높았다. 스위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의 유럽국가에는 전자파 장기노출의 유해성을 우려해 학교 주변 일정 거리 이내에 송·변전 설비를 건설하지 못하도록 이격거리를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장하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입수한 ‘가공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765kV 고압 송전선로 80m 이내에서는 3mG(밀리가우스자기장 세기 단위) 전자파 노출돼 어린이 백혈병 발병률이 3.8배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현재 국내에는 어린 학생들이 다니는 초등학교 주변에 고압 송전선로가 설치돼 있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카이데일리가 학교 주변 고압 송전선로 설치 실태와 이에 대한 각계각층의 반응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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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주변 고압 송전선로 설치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고압 송전선로는 어린 학생들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발표된 바 있다. 이미 유럽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전자파 장기노출의 유해성을 우려해 학교 주변 일정 거리 이내에 송·변전 설비를 건설하지 못하도록 이격거리를 규정하고 있다.
박재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반경 700m~1000m 이내에 송전선로가 설치돼 있는 학교는 전국에 408개나 됐다. 학교를 중심으로 700m 이내에 345kV 송전선로가 설치된 학교는 초등학교 238곳, 중학교 86곳, 고등학교 66곳 등 모두 390곳에 달했다. 1000m 이내에 765kV의 송전선로가 설치된 학교는 초등학교 12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2곳으로 총 18곳이었다.
발전소나 변전소간을 연결한 전선로인 송전선로는 작동하는 과정에서 전자파를 내뿜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5년 7월에는 송전탑에서 500m 이내 거리에 거주하는 마을 주민들이 집단으로 암에 걸린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당시 발병의 원인이 ‘송전탑’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국민들은 공포감을 드러냈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직까지 국내에는 학교 주변 송·변전시설 설치에 대해 별도의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교육당국이 전자파로부터 성장기 어린이와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 정책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게 학부모들의 반응이다
아이들 건강에 치명적인 고압송전탑…학교·교육당국·한전 “몰랐다” 일관
스카이데일리는 주변에 송전선로가 설치돼 있는 학교를 직접 찾아봤다. 이들 학교는 “송전탑 관련 시설에 대해 전혀 들은 바가 없고 알고 있지도 못하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 김포시 소재의 솔터 초등학교 관계자는 “아파트로 둘러 싸여 있는 학교의 주변에서 송전탑을 본 적이 없다”며 “학교 밖의 시설에 대해서는 현장관리의 범주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해 조사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산 고양시 소재의 도래울 초등학교 행정실 관계자는 “매달 교내 소방시설, 태양광 시설, 기계, 정수기, 전기 등의 시설을 점검하고 있지만 주변 도로의 위험사항이 아니면 학교 주변의 시설을 따로 점검하진 않는다”며 “관련 민원이 들어온 적도 없어 그런 시설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교육환경 보호구역 담당 유덕조 주무관은 “교육환경보호구역의 주요 점검대상은 신 변종업소, 불법업소다”며 “송전탑 같은 시설은 금지시설로 규정돼 있지 않을뿐더러 이와 관련된 사항은 교육청이 아닌 지자체 담당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전력 측에 해당 시설 이동에 대해 문의해 본 결과, 예산 등의 문제로 철거나 이동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송전탑의 설치와 운영을 맡고 있는 한국전력측은 송전탑 관련 지원보상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한국전력 송전 운영실 박재홍 차장은 학교 주변의 송전탑 설치와 관련해 “송·변전시설주변지역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고압송전선로 주변 지역의 지역발전 저해, 지가 하락 등을 고려한 지원보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상 내용은 주변지역 거주민들을 대상으로, 공동으로 필요한 경로당이나 기타 공동 필요시설을 지어준다거나, 전기요금의 금액을 일부 공제하고 청구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송전탑 관련 지원보상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한전 관계자는 “지원·보상사업은 송전탑 주변 3m·5m이내에서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이뤄진다”며 “기숙사 시설을 갖춘 학교 등 일반 학교나 공공시설은 보상·지원 범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학교 옆 송전탑 문제, 어린 아이들 생존 걸린 심각한 사안”
학부모들은 교육당국과 한전측의 반응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아이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면서도 방관만 하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반응이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김수민(34·여)씨는 “아파트 주민을 통해서 학교 주변에 송전탑이 들어온다는 소식을 처음 듣게 됐는데 시야에 보이지 않아 설치가 된 사실 자체를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방출되는 전압이 약하다고 해도 아이들이 있는 학교주변에 그런 시설이 들어올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아이뿐만 아니라 학교 근처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가야 할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 거주하는 최민주(50·여) 씨는 “입시를 앞두고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아들이 집에서는 잠만 자다시피 하며 학교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유독 피곤함을 호소할 때마다 송전탑 때문은 아닌지 하는 생각부터 든다”며 “학교 주변의 송전선로는 반드시 이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신은영(43.여) 씨는 “아이들이 송전탑을 옆에 두고 공부한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송전탑 시설 근처에 어떻게 학교가 설립될 수 있는지 아니면 학교시설 근처에 송전탑 설치가 어떻게 허가가 날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또한 “경남 밀양의 송전탑 문제로 나라가 시끄러웠는데 그곳 말고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곳이 이렇게 많다는 것에 대해 놀랍다”고 피력했다.
2011년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20세 성인 남성과 5세 남자 어린이의 전자파 흡수율을 비교 실험한 결과, 어린이의 생체조직에 흡수되는 에너지 비율이 어른에 비해 1.4배 높았다. 이런 이유로 스위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등의 유럽국가에는 전자파 장기노출의 유해성을 우려해 학교 주변 일정 거리 이내에 송·변전 설비를 건설하지 못하도록 이격거리를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장하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국전력공사로부터 ‘가공송전선로 전자계 노출량 조사연구’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바 있다. 그 결과, 765kV 고압 송전선로 80m 이내에서는 3mG(밀리가우스자기장 세기 단위) 전자파 노출돼 어린이 백혈병 발병률이 3.8배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은 그 거리에는 1가구만 있었다며 반박했다.
김남 충북대 정보통신학과 교수는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에 대한 여부는 10~20년간 장기과제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며 “전자파가 발생되는 시설은 가급적 멀리 떨어질 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거지역 뿐 아니라 학교 등의 생활지역에 대해서도 학교 모두에 대해 한국전력 측의 정확한 전자파 출력에 대한 전수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력전송 연구소 소속 한 연구원은 “특정공간에서 인체가 전자파에 장시간 노출된 경우 급격한 신체변화가 일어나진 않지만 발암의 확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고 경고했다.
[이지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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