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부터 어린이들이 즐겨 찾는 키즈카페 등 실내 놀이터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중금속이 검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어린이 놀이시설을 찾는 부모들의 불안 역시 가중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지난 4년에 걸쳐 전국 실내 어린이놀이터 중 극소수인 216곳을 점검한 결과 36곳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중금속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일반음식점, 식품접객업소 등에 있는 실내 어린이 놀이시설은 현재 정확한 규모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다만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일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실내 어린이놀이시설은 △식품접객업소 1079곳 △놀이제공영업소 614곳 △어린이집·유치원 806곳 △복지시설·의료기관 내 기타 594곳 등 총 3093곳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에서도 지난 4년 동안 실내 어린이놀이시설 가운데 10분의 1도 안 되는 216곳만 환경 관련 점검이 이뤄졌다. 또 중금속 검출결과 환경부의 안전기준을 넘어선 36곳의 경우 납·카드뮴·수은·6가크롬 등은 물론 납 성분 검출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6일 설명 자료를 내고 “앞으로 점검 규모를 확대해 나가는 등 어린이놀이시설을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고 밝히면서 향후 총체적 관리와 점검을 약속했다.
- 어린이 놀이시설에 안전기준 초과 중금속 ‘수두룩’
이에 앞서 지난 2013년 4월 국회 환노위 소속 주영순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제출 받아 발표한 ‘키즈카페 환경안전점검 현황’에 따르면 서울·경기지역 소재 키즈카페 9곳 가운데 5곳의 도료 및 바닥재에서 환경안전관리기준을 초과한 중금속이 검출되기도 했다.
당시 일부 놀이시설에서는 중금속 허용기준치의 무려 43배를 초과한 곳도 있었다. 환경부는 그해 1월 지자체에 지도점검 지침을 내려 보내는 등 늑장 대응 논란이 일기도 했다.
점검결과 검출되는 중금속 양 역시 기준치의 100배 이상인 곳이 허다했다. 특히 일부 중금속이 검출된 업소의 경우 시정조처 없이 계속 영업하는 것으로 파악돼 충격을 주고 있다.
2015년 강원도 춘천시의 한 대형마트에서 납 기준치(600㎎/㎏)의 164배에 달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같은 해 서울시 금천구의 한 대형마트 실내놀이터에서는 기준치에 121배에 달하는 7만2650㎎/㎏의 납 성분이 나오기도 했다. 올해에는 전남 여수시의 한 실내 놀이시설에서 85배(5만1510㎎/㎏)에 달하는 납이 검출됐다.
어린이활동공간에 대한 환경안전관리기준 16조 1항에 따르면 어린이 활동공간에서 사용되는 도료나 마감재료는 납·카드뮴·수은 및 6가크롭의 합은 질량분율로 0.1%(1000㎎/㎏) 이하여야 한다. 납은 질량분율로 0.06% 이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합성고무 재질 바닥재의 경우 질량분율 0.1%를 기준으로 한다. 예를 들어 1㎏의 페인트가 있다면 각각의 성분이 0.1%, 0.06%, 0.1% 이하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카이데일리가 찾아간 한 키즈카페는 지난 6월 환경부로부터 부적합 판정을 받은 상황에서도 영업을 지속하고 있었다.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타요키즈카페에 지난 6월 환경부의 지도점검 결과 놀이시설에서 중금속 성분이 1만3650㎎/㎏이 나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는 중금속 총합 기준치(1000㎎/㎏)의 13배에 달하는 수치다.
장난감 열차를 모티브로 한 이 키즈카페의 놀이시설은 대개 유아·어린이들이 손으로 만지면서 시설 바닥에 편하게 앉거나 누울 수 있는 환경이었다.
3세 자녀와 함께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이곳을 방문한다는 김민규(가명·남) 씨는 “평소 이곳을 자주 방문하면서 아이가 뛰놀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시설들을 만지고 뒹구르며 활동적으로 놀지만 중금속 성분이 시설에서 나온다면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가끔 작은 장난감 등의 경우 입에 가져가는 경우도 많아 키즈카페 등 놀이시설을 다시 와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겠다”고 말했다.
- 시정명령 받고도 영업계속…부모들 정보없어 불안 가중
또 다른 방문객 정규진(33·남) 씨는 “아이와 함께 이곳에 와 놀면서 중금속에 노출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못했다”면서 “아이가 이곳 캐릭터를 특히 좋아해 놀이시설에 가자고 조를 때가 많았는데 그동안 중금속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놀았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곳 업주는 “우리는 프랜차이즈 업체이기 때문에 시설 점검을 주기적으로 받고 있다”면서도 환경부의 점검 결과와 관련해 “본사에서 재검사를 나와 달라고 요청은 한 상태인데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중금속의 경우 먼지에서도 검출이 될 수 있다고 들었다”며 “당국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시정하지 않고 재검사 요청만 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황남경 환경부 환경보건정책과 사무관은 “먼지에서도 중금속이 검출될 수 있다”면서 “시설물에 먼지가 붙어 있을 수 있지만 먼지가 가득한 상태에서 채취하고 분석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먼지로 인한 영향은 매우 미미할 것이다”고 반박했다.
서울시 강북구에 위치한 노리파크키즈카페도 놀이시설 지도점검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납 성분에서만 2040㎎/㎏이 나왔다. 이곳 업주는 이에 대해 “시설물에 대한 점검을 받은 뒤 지적사항을 듣고 관련 시설물을 교체하기로 한 상태다”며 “12월 중순까지 지적 받은 시설물을 바꿀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키즈카페를 찾는 유아·어린이들에게 이미 중금속에 노출된 후에 이뤄지는 조치여서 학부모들의 걱정은 크기만 하다. 이진형(가명·여) 씨는 “5살 남자아이를 두고 있는데 워낙 평소 놀이시설 오는 걸 좋아해서 안 올 수도 없다”며 “하지만 중금속이 검출된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어떻게든 오지 않게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어느 곳이 중금속이 과다검출 됐는지, 조사는 하고 있는지 모른다”면서 “최근에는 키즈카페 같은 곳 외에도 대형 식당 같은 곳에서도 놀이시설이 들어서 있어 무심코 아이들을 놀이시설에서 놀고 있으라고 보낼 때가 있는데 너무 대책이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의 독성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납의 독성과 관련해 ‘어른에 비해 어린이 및 태아에 특히 심각하고 독성이 오래 유지될 수 있다‘며 ’소아의 노출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환경부가 내놓은 ‘2017년 실내 어린이놀이시설 지도점검 지원현황’에 따르면 올해 점검을 실시한 38곳 중 4곳의 키즈카페에서 검출된 중금속 성분 중 납이 가장 많았다. 키즈카페 4곳의 마감재에서 검출된 납의 총합은 6만7583㎎/㎏이다.
석지현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연구관은 “(중금속의)노출경로는 다양한데 피부에는 한 번 흡수되는 양이 적다”며 “대부분 입을 통해 들어가는 독성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반면 손종렬 고려대학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교수는 입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에 대해 “그렇게 단언해서는 안 된다”며 “중금속 노출이 어린이 놀이시설에서 발생한다면 입으로만 유입되는 것이 아니어서 항상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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