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쇼핑·홈쇼핑·소셜커머스 등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되고 1인·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택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했다. 덕분에 운송업체는 지난해 약 37만개까지 늘었다. 하지만 업체가 난립하면서 물품 배송 서비스가 부실해졌고 이에 대한 소비자 불만 또한 늘고 있다. 택배기사 1인당 배송량이 과도한 탓으로 분석된다. 스카이데일리가 배송 지연·물품 파손·물품 분실 등 피해사례와 소비자 불만 원인 등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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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한 택배 서비스로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 사례가 빈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택배서비스와 관련한 소비자 상담 접수 사례는 지난 7년간 7만여건 발생해 한해 평균 9907건에 이른다. △2010년 9905건 △2011년 1만598건 △2012년 1만660건 △2013년 1만5532건 △2014년 1만4084건 △2015년 1만1774건 △2016년 9401건 등이다.
잦은 배송사고 탓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이른바 ‘믿고 거르는’ 업체가 속출하기에 이르렀다. CJ대한통운·롯데택배 등 대형업체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내 택배 시장 1~5위(상반기 매출 기준)는 CJ대한통운·한진택배·롯데택배·우체국택배·로젠택배 순이다.
알림 부재는 기본…방문접수 예약 안했는데 가져가기도
택배서비스 피해 유형은 △배송 알림 부재 △배송 지연 △물품 훼손·파손 △물품 분실 △장소 오배송 △배송 시간 미준수 등이다. 소비자들은 특히 알림 부재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물품 분실 등 2차 피해로 이어지기 쉽다는 지적이다.
박지현(25·여) 씨는 CJ대한통운을 통해 아이돌 가수의 팬클럽 가입 물품을 받았다. 그는 “물품이 도착할 때가 됐는데 알림이 없어 불안했다”며 “혹시나 해서 경비실에 가봤더니 택배상자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고 말했다.
김지훈(28·남·가명) 씨는 평소 온라인 쇼핑을 즐긴다. 그는 “롯데택배는 자주 문자나 전화 없이 경비실에 물품을 던져두고 간다”며 “아파트 경비원도 그 업체는 늘 그런다고 혀를 찬다”고 말했다.
분실된 물품을 가까스로 찾은 사례도 있다. 구현서(24·여) 씨는 기숙사 짐을 꾸려 우체국택배 방문예약서비스를 신청했다. 그는 “기숙사 택배함에 놔둔 짐이 방문예약일 전에 사라져 당황했다”며 “기숙사 CCTV 등을 확인한 결과 한진택배가 말도 없이 짐을 가져갔다”고 털어놨다.
한주희(18·여·가명) 씨는 롯데택배를 이용하다 물품을 분실했다. 그는 “대리점에 택배가 도착했다는 알림을 받았지만 며칠 동안 택배 위치에 변동이 없었다”며 “문의한 결과 고객센터는 담당 기사에 배송 전달을 지시했다고 하고 기사는 물품을 받은 적 없다고 하더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기사 1인당 배송량 방대…“규정 무시하고 빨리 이동해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택배표준약관에 따르면 택배 취급이 가능한 물품은 △가로·세로·높이 합이 160cm 이하 △30kg 이하 △최장 길이 100cm 이내 소형·소량화물 등이다. 해당 규정은 업체별로 다소 상이하게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택배 취급조건에 별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 크기·무게 등이 기준을 초과해도 택배 접수를 받는 일이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물건 훼손·파손 원인으로 꼽혔다.
경기도 성남 판교동 소재 편의점 CU는 CJ대한통운 택배만을 취급한다. 해당 편의점 점주는 “편의점에 접수되는 택배도 택배표준약관을 따르는데 해당 규정을 위반하는 물품도 종종 맡긴다”며 “택배기사들은 별 말 없이 물품을 가져간다”고 말했다.
인근에 위치한 편의점 세븐일레븐에는 롯데택배를 포함한 다수의 택배업체가 다녀간다. 점주는 “케이지비택배의 경우 포장 상자 세 변의 합이 220cm 이상인 장대형 택배 전문이다”며 “그러나 다른 택배업체도 장대형 물품을 그냥 접수해가는 경우가 많아 물품이 손상될까 걱정된다”고 밝혔다.
관련업계에서는 택배서비스 구조 특성상 소비자 피해를 피할 수 없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기사 1인당 배송량이 턱없이 많아 서비스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국내 택배물동량은 2009년 들어 10억개를 돌파한 데 이어 △2015년 18억1596만개 △2016년 20억4667만개 △2017년 10월까지 18억8766만개로 폭증하고 있다. 택배사업이 1998년 시작된 이래 35배나 늘었다.
지난해 화물운송시장동향에 따르면 택배기사 1인당 배송량은 월평균 2956개, 하루 평균 160여개에 이른다. 9분에 1개 꼴로 배송해야 하루 업무량을 채울 수 있는 셈이다. 이에 가정 등 배송지에 인기척이 있더라도 택배기사들은 택배 표준약관 준수 여부 등 검토는 고사하고 물품을 문 앞·경비실 등에 놓고 빠르게 다음 장소로 이동해야 하는 실정이다. 업계는 각종 시스템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롯데택배는 이달 초 알림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메신저프로그램 카카오톡을 통해 배송예정 시간 등을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본사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알림톡을 12월이나 내년 1월까지 전산시스템을 통해 확대할 예정이다”며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밝혔다.
배송알림 부재 등 서비스 부실 논란에 대해서는 “롯데택배는 기존에도 고객이 특정 배송지를 요청하면 해당 장소에 배송하는 등 알림 서비스를 제공해왔다”고 해명했다.
[이슬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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