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동 학대 발생 빈도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아동학대 판정건수는 2010년 5657건, 2011년 6058건, 2012년 6403건, 2013년 6796건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2014년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별법의 시행으로 아동학대신고 의무가 강화되면서 2014년 1만27건, 2015년 1만1709건 등으로 급증했다. 아동교육 전문 시설에서의 아동학대 발생 빈도수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2015년 기준 431건으로 전년대비 44% 증가했다. 유치원의 경우 208건으로 2014년 96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지난 8월 충북 영동 모 유치원장 수녀가 밥을 먹지 않고 시끄럽게 군다는 이유로 두 살배기 원생을 폭행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아동교육 전문 시설에서의 아동학대 문제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 성북구 소재 한 유치원에서 아동학대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해당 사건의 전말과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학부모와 유치원 양 측의 입장을 직접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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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소재의 한 유명 유치원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자신의 아이가 폭행을 당했다는 한 엄마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학부모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이후 아동교육 시설 내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처벌 강화 목소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해당 게시물의 내용에 따르면 이 학부모는 자신의 7살 아들이 서울 성북구 소재 B유치원 교사로부터 꼬집힘과 밀침을 당했다. 해당 사실을 인지한 후 경찰에 신고했고 폐쇄회로화면(CCTV)을 통해 폭행당한 내용을 확인했다.
5~7세 원아 300여명을 14개반으로 운영하고 있는 B유치원은 지난 2006년에 개원, 수녀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B유치원은 밀려드는 원아들을 받을 수 없어 추첨을 통해 입학할 정도로 지역 학부모들 사이에서 명성이 높은 곳으로 알려졌다.
교사의 아이폭행 장면 CCTV에 고스란히 담겨…유치원 성의없는 사과에 학부모 분통
피해 아동 학부모의 주장에 따르면 2학기가 시작된 후 아이의 몸 군데군데에 꼬집힌 흔적이 발견돼 이에 대해 묻자 아이는 “선생님이 그랬다”고 말했다. 학부모는 곧장 유치원을 찾았고 꼬집은 이유를 묻자 담당 교사는 “아이가 여자아이들을 괴롭혀 친구들이 싫어하고 너무나 엄청난 일이라서 전화로 이야기 할 수 없어 그동안 알리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 말을 들은 학부모는 “이제 아이가 혼나면 어떻게 혼났는지 다 이야기 한다”며 “지도하는 선생님도 힘들겠지만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잘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대화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다음 날에도 아이의 몸에서 꼬집힌 자국이 발견됐다.
계속된 학대에 화가 난 학부모는 그 날 저녁 유치원에 방문해 원장과 담임교사로부터 잘못에 대한 인정과 사과를 받았다. 학부모는 다른 아이에게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 공개사과를 할 것을 요구했다. 유치원에서 공개를 하긴 했지만 학부모는 면피용에 불과할 정도로 성의가 없다고 느꼈다.
결국 학부모는 지난 17일 B유치원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경찰 수사 과정에서 입수한 유치원 CCTV 영상을 확인한 학부모는 큰 충격을 받았다. 영상 속 아이는 교사에게 거칠게 끌려 한쪽에만 앉아 있었다. 교사에게 울며 매달리자 내동댕이쳐지기도 했다.
식사시간에 담임교사가 아이에게 무슨 말을 하자 아이가 울음을 터뜨리며 보조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보조교사 역시 아이를 외면했다. 같은 반 다른 아이들과 달리 별도의 자리에 따로 앉혀진 아이가 교사의 팔꿈치에 의해 얼굴을 가격 당하는 장면이 실려 있기도 했다. 반 아이들도 그런 모습이 낯설지 않은 듯 대수롭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해당 사건이 알려진 이후 B유치원 학부모들은 대체로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B유치원에 7살 아들을 보내고 있는 김정민(여·가명)씨는 “재원생 뿐만 아니라 동생들까지 (이곳에) 보내고 싶은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하루빨리 경찰 조사 결과가 나와서 진위여부가 가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부모 한지은(34·여)씨는 “사건이 발생한 후 유치원에서 이를 해명하기 위해 설명회 같은 자리를 마련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평일 낮 시간에 직장에서 일을 하느라 참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치원의 사과문이 재원생 학부모들만 볼 수 있는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다고 들었는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만큼 모두에게 정정당당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스카이데일리는 직접 이번 사건에 대한 유치원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다. 하지만 유치원 측의 입장은 들을 수 없었다. B유치원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경찰의 진위여부 조사 중이므로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아동친화도시 성북구, 경찰 조사 중인 아동학대 사건 ‘깜깜’
B유치원이 위치한 성북구는 전국 최초로 ‘아동친화도시’ 재인증에 성공했다.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는 유엔의 아동권리협약을 준수하고 차별 없이 모든 아동의 권리가 보장되는 지역사회에 부여하는 인증 제도다. 우리나라는 2013년 서울 성북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부산 금정구 등 전국 14개 지자체가 인증을 받았다.
하지만 성북구는 관내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는 눈치였다. ‘아동친화도시’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성북구청 아동학대인증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해당 유치원 사건에 대해 들은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최초로 아동권리보호관 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까지 사례 접수가 이뤄지지 않아 본격적인 업무를 수행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성북구청 내 아동학대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는 “사례가 접수되면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을 연계시켜 해결하고 있다”며 “성북구는 아동학대 방지를 위해 폭행에 대한 인식개선을 촉구하는 사전 예방 캠페인, 학대 연루 대상 사후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고 원론적인 입장만을 전했다.
[이지현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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