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램들은 프로그래밍 언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프로그래밍 언어’란 기계인 컴퓨터와 인간이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를 뜻한다.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래밍 언어 프로그램으로는 ‘C언어’, ‘HTML’, ‘자바스크립트’ 등이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에 사용되는 단어 하나하나를 ‘코드’라고 한다. ‘코딩’이란 이 같은 코드 하나하나를 입력해 하나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을 일컫는다. 최근 교육부가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코딩을 통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과정을 가르치겠다는 방침을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코딩 교육이 강화된다면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스카이데일리가 미래 IT산업의 초석으로 평가되는 우리나라 코딩 조기교육 실태를 현장 취재했다.
|
초·중학교의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를 앞두고 IT분야 조기 교육의 중요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초·중학교 교육과정에 소프트웨어 수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초등학교는 오는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실과’ 과목이 소프트웨어 기초 소양 수업으로 전환돼 17시간 이상 수업이 진행된다. 중학교는 내년부터 현행 선택 과목인 ‘정보’ 교과이 필수 과목으로 전환되는 한편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교과 내용이 개편된다. 34시간 가량 관련 수업이 진행된다.
강남 학원가 중심 코딩교육 시장 빠르게 성장, 미래 IT산업 역군 육성
소프트웨어 교육 의무화 소식에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학원가다. 지난 12일 서울시교육청이 공개한 ‘학원·교습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내 코딩 과목이 개설된 학원·교습소는 2015년 3곳에서 올해 25곳으로 급증했다. 강남구에만 2년 새 학원 10곳이 새로 들어섰다.
스카이데일리가 찾아간 서초·강남 지역 내 코딩학원들은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딩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세실코딩영재스쿨’ 조명호 원장은 “최근 들어 강남 학부모들 사이에서 코딩 붐이 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고력 향상을 위해서는 코딩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교 시기에 학교에서 코딩을 공부하게 되는 만큼 미리 선행학습을 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학원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코딩 수업을 진행하는데 미국 MIT 대학교에서 개발한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크래치’를 사용하고 있다.
‘스크래치’는 지난 2005년 공식 발표된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다. 타자기를 통해 직접 코드를 입력하는 코딩방식과는 달리 이미 마련된 각 코드를 블록 맞추듯이 연결해 코딩을 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간단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등을 만들 수 있다. 프로그래밍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물론이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접해보지 못한 대학생들의 기초 강좌에도 스크래치가 이용된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코딩피아’ 임진원 원장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코딩을 가르치기 시작한다”며 “우리 학원에서는 네이버에서 개발한 프로그래밍 언어인 ‘엔트리’를 뿐 아니라 아두이노를 이용한 피지컬 컴퓨팅도 가르친다”고 강조했다.
‘엔트리’란 네이버 계열사인 엔트리 교육연구소에서 제작한 초·중학생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교육용 프로그래밍 도구로 스크래치와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아두이노’는 일종의 초소형 컴퓨터 기판이다. 기판에 여러 가지 기능이 가능한 장치들을 쉽게 붙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프로그래밍을 통해 모니터 화면이 아닌 직접 기계를 제작·구동 시켜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직접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교육을 ‘피지컬 컴퓨팅’이라고 부른다.
코딩피아 관계자는 “코딩교육을 통해 어린 나이부터 코딩을 공부 할 경우 문제제시 및 문제해결 방법을 스스로 찾는 방법을 익히게 된다”며 “아이들의 미래는 스스로의 판단에 맡겨야 하지만 코딩에도 관심을 갖는데 도움을 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딩교육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었다. 강남구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최고은(10·여) 양은 “처음에는 코딩이 뭔지 몰랐는데 하다보니까 재밌다고 느껴졌다”며 “어른이 된 이후에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3학년, 5학년의 두 자녀를 모두 코딩학원에 보내고 있다는 추현자(41·여) 씨는 “내년부터 코딩이 공교육에 편입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두 아이들을 모두 코딩학원에 등록시켰다”며 “코딩을 조기교육은 아이들의 사고력을 길러주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코딩학원에 보내고 있다는 정현진(45·여) 씨는 “코딩학원에 보내고 나서부터 아이가 코딩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나중에 우리 아이가 컴퓨터 프로그래밍 쪽으로 진로를 잡아서 미국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등과 같은 성공한 IT기술자가 되길 바란다”고 피력했다.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 필요성 대두…“국가경제 성장 위해선 코딩 교육 필수”
공·사교육 구분 없이 조기 코딩교육이 중요한 이유로는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소프트웨어는 미래 산업으로 불리는 만큼 국가경제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전문 인력이 많이 배출되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 8월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에서 발표한 ‘전 세계 주요 20개국 소프트웨어 시장규모 통계’에 따르면 올해 세계 시장규모는 1조1400억달러(약 1254조원)에 달한다. 미국이 5254억달러(약 558조원)로 전 세계 시장의 46%를 점하고 있다.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각 4~6% 수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108억달러(약 12조원)로 세계 16위에 불과하다. 점유율로는 약 1% 수준에 머물로 있다. 그동안 ‘IT강국’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도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일본, 중국, 브라질 등에 비해 뒤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됐다.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 성장을 가로막는 요소로는 전문 인력 부족이 꼽히고 있다. 2015년 기준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업계에서 필요한 전문 산업인력은 총 13만4118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일하는 소프트웨어 전문 산업인력은 12만8641명에 불과하다. 5477명이 부족한 셈이다.
PC·모바일 프로그램 개발 전문업체인 ‘포이즌랩’에서 프로그래밍을 총괄하고 있는 이경근 최고개발책임자(CTO)는 “소프트웨어 개발 시장에 인력이 부족한 여러 원인들 중 하나는 제대로 된 인력을 길러내기에 충분치 않는 교육 인프라를 들 수 있다”며 “초·중학생 시절부터 소프트웨어 산업에 지원하는 인력의 수요가 충분하다면 인력의 부족 문제는 쉽게 해결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어 “특히 어린 시절부터 코딩에 익숙하게 해 프로그래밍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코딩 조기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코딩조기교육 열풍은 미래를 밝혀주는 마중물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성렬 건국대학교 인터넷미디어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코딩의 가치가 너무 평가절하 돼 공교육 만으로는 교육시간과 질이 충분하다고 볼 수 없다”며 “코딩교육을 이해하기 쉽게 가르침으로써 흥미를 유발해 제대로 된 교육을 가르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코딩을 입시과목의 일부로 반영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경엽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