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태 이후 잔뜩 움츠려 들었던 기업들의 기부 활동이 연말연시를 맞이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연말을 맞아 기부행렬에 동참하는 기업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굴지의 기업들 주도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변에 귀감이 되고 있다. 사회적 책임에 만전을 기하는 이들 기업들의 활동 덕분에 현재 만연해 있는 반(反)재벌 정서도 일부 희석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삼성·현대차, 대내외적 어려움에도 온정 나눠…SK·LG·롯데도 기부행렬 동참
재계 등에 따르면 재계서열 1위인 삼성그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총수 부재 사태를 겪는 와중에도 꾸준한 기부활동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상당수 계열사가 국내 기업들 중 기부금 순위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기부활동이 활발하기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에 제출한 ‘최근 5년간 기부금 상위 100개 기업’에 따르면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생명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삼성화재가 각각 2위, 4위를 차지했다.
올해 역시 삼성그룹은 적극적인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 계열사는 지난 11월 ‘2017년 연말 이웃사랑 성금’으로 500억원을 조성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지난 11월 발생한 포항 지진 피해 성금으로 30억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들은 5억원을 모아 충청남도 내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다문화가정 등 주거취약계층에게 보금자리를 만들어주는 사업을 진행했다.
중국의 사드보복, 미국시장 부진, 지속된 노사 갈등 등으로 올해 실적이 하락한 현대차는 오히려 기부금은 늘려 주변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현대차는 포항 지진 피해 복구 금액으로 20억원을 기부했다. 이어 새로운 사회공헌 중심 분야인 드림 무브를 통해 청년 및 저소득층 등 사회 취약 계층의 창업과 자립을 돕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도 최근 독거노인을 위한 쌀 1600kg을 기부 등 선행에 동참하고 있다.
SK그룹 역시 연말 기부 행렬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14일 소외된 이웃의 따뜻한 겨울나기 지원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기부했다. 이어 포항 지진 성금으로 20억원을 기탁했다. 계열사들의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충북적십자에 1억원을, SK이노베이션은 하트-하트재단에 4000만원을 각각 기부했다.
재개서열 4위인 LG그룹은 지난 21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20억원을 기부했다. 이어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불우이웃 성금으로 매년 3000만원 씩 기탁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헌혈 행사를 통해 의미 있는 기부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LG그룹 역시 포항 지진 피해 성금으로 20억원을 기부했다.
롯데그룹의 경우 신동빈 회장이 ‘경영비리’로 재판을 받는 등 각종 어려움 속에서도 기부활동 만큼은 꾸준히 이어갔다. 18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70억을, 20일에는 ‘마음온도 37도’ 캠페인에 4억원을 각각 기부했다. 다음날인 21일에는 한국구세군에 4억원을 연이어 기부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이후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대기업 기부, 인식 전환 일조
지난해 말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만연해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의 기부행렬은 긍정적 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물론 반(反)재벌 정서 해소에도 일조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희망 2018 나눔캠페인’ 모금액은 1396억원이다. 이는 목표액인 3994억원의 35% 수준이며 전년동기대비 30% 감소한 금액이다. 연말 기부가 저조한 원인으로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이영학 사건 등이 꼽힌다. 기부를 가장해 사적 이익을 챙긴 사실이 거부감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연말 적극적인 기부행렬은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 해소에 적지 않은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웃과 함께 나누는 온정의 손길이 끊이지 않다 보면 결국 닫힌 국민들의 마음도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경제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기부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만연해 있는 게 사실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주도적으로 기부 활동을 펼치고 각종 훈훈한 미담들이 하나 둘 소개된다면 기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차쯤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성우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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