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워렌버핏 박현주, 통합 원년 실적 대박에도 ‘씁쓸’
1958년 광주출생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증권업계의 신화적인 인물로 평가된다. 광주제일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1986년 동원증권에 입사하며 증권업계에 발을 들였다. 박 회장은 국내 증권사 최연소 지점장을 역임하는 등 증권업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1997년 이른바 ‘박현주 사단’으로 불리던 8명의 직원과 함께 미래창업투자(현 미래에셋캐피탈)를 설립했다.
미래에셋은 창업 초기 100억원에 불과하던 자본이 20년이 지난 지난해 13조8000억원(11개 계열사)로 급격하게 늘어났다. 지난해는 미래에셋 창업 20년차면서 동시에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통합 원년이기도 했다. 지난 2016년 12월말 박 회장은 국내 최대규모 증권사 미래에셋대우를 출범시켰다.
통합에 힘입어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871억원, 408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합병하기 전인 2016년 3분기 누적 실적보다 각각 126.03%, 136.72%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박 회장이 현재 마냥 웃을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지난 2011년 정부가 추진한 초대형IB 정책에 따라 미래에셋대우 역시 지난해 초대형IB로 지정됐지만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발행어음’은 금융사들이 영업조달을 위해 일반투자자들에게 어음형식으로 발행하는 1년 미만 단기 금융상품이다. 자금확보 및 관리에 있어 초대형IB의 핵심사업으로 여겨진다. 미래에셋대우의 인가 보류 이유로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꼽힌다.
공정위는 현재 ‘계열사 간 내부 거래’와 관련해 미래에셋대우 측에 ‘미래에셋컨설팅’의 매출현황, 거래명세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48.63%)과 부인(10.24%)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동시에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캐피탈(9.98%), 미래에셋자산운용(32.92%) 등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어 미래에셋 지배 구조의 핵심 회사로 꼽히고 있다.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상반된 경력 ‘주목’
박현주 회장 외에도 증권업계에는 1958년생 개띠 증권사 수장들이 존재한다.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과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은행권 출신 인사다. 지난해 초 처음 증권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 이성락 전 신한생명 사장 등과 함께 신한금융 내 ‘1958년 개띠 트로이카’로 불리기도 했다. 대구 경북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3년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신한은행 인사부장과 가치혁신본부장, 부행장 등을 지냈으며 신한데이타시스템 대표, 신한금융지주 부사장을 거쳐 신한금융투자 사장직에 올랐다.
취임 초기까지만 해도 증권업 경력이 전무한 김 사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으나 지난해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보이며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신한금융투자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57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기록한 858억원보다 83.22% 증가한 수치다.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은 증권업계의 대표적인 장기 CEO 중 한 명이다. 성동고등학교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1982년 동양투자금융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노무라증권 이사, ABN암로증권 상무, SG증권 한국대표 등을 거쳐 2003년 DB금융투자(전 동부증권) 부사장 자리에 올랐으며 2010년 이후로 줄곧 DB금융투자 사장직을 맡고 있다.
화려한 이력과는 반대로 고 사장 취임 후 DB투자증권은 불안정한 실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0년(2010년 4월~2011년 3월) 365억원이었던 DB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2012년까지 흑자를 이어오다가 2013년 12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듬해에 다시 152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2015년 5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16년 역시 순이익 64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고 사장은 김준기 DB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바탕으로 지난해 초 3년 연임에 성공했고 이를 반대하는 노동조합 측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해 1분기 94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던 DB금융투자는 2분기와 3분기 각각 114억원, 209억원 순이익을 기록했고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 229억원을 보이며 실적개선에 성공했다.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 오익환 DGB생명 사장 등 불안한 실적에 좌불안석
1958년 대구 출생의 김창권 롯데카드 사장은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후 1986년 산업은행에 입행한 김 대표는 모건스탠리프로퍼티즈 부동산투자담당 상무, 삼정 KPMG 부동산본부 본부장,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3월 롯데카드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취임과 동시에 김 대표는 소상공인 카드수수료 인하정책, 카드론 규제, 인터넷전문 은행 등장 등 업계 불황에 직면했고 결국 급격한 실적 악화를 겪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카드는 271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카드업계 중 유일하게 적자전환했다.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345억원으로 전년 동기(862억원) 대비 절반이상 실적이 감소했다.
올해 역시 ‘카드 가맹점 우대수수료율 조정’ 등의 악재가 예고돼 있어 김 대표는 취임 2년차 본격적인 경영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오익환 DGB생명 사장 역시 지난해 극심한 실적부진을 겪었다. 동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한 오 사장은 교보생명 재무담당총괄 부사장, 한화생명 리스크관리 전무 등을 거쳐 지난 2015년 DGB생명 사장에 올랐다.
오 사장은 취임 첫해 단숨에 DGB생명을 흑자로 돌려놓으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듬해 연임에 성공했고 양호한 실적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DGB생명은 실적 후퇴를 거듭했고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 99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0.01%나 감소한 수치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오 사장의 연임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 박인규 DGB회장이 지난해 8월부터 비자금 조성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계열사 사장 교체가 쉽게 이뤄지기 힘들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권인원 금감원 부위원장, 박경서 공자위 민간위원장 등 주요공직 진출
1958년 개띠 금융인들은 민간뿐만 아니라 공직에도 활발히 진출해 있다. 특히 최근 금융감독원 부위원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등 금융권 핵심요직으로 평가되는 자리에 새롭게 임명된 1958년생 개띠 인사들의 존재가 주목받고 있다.
권인원 금감원 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새롭게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권 부위원장은 송산종합고등학교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84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금융감독원 감사실 국장, 금융감독원 감독총괄국 국장,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5년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 상임이사로 재직하다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경서 공자위 민간위원장의 경우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스탠포트대학교 경영대학원(MBA),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Ph.D. 재무관리) 등을 거쳐 현재 고려대 경영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위원회 위원,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금융서비스 분과위원장’ 등의 경험이 있다. 올해부터 우리은행 잔여지분 매각, 한화생명매각 등의 주요 현안을 이끌어갈 예정이다.
이외에도 이성호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등이 1958년생이며 민간의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 고태순 NH농협캐피탈 대표 등도 1958년생 개띠 금융인이다. 부사장 급 인사로는 황유노 현대카드 부사장, 윤열현 교보생명 부사장, 조방래 DB손보 부사장, 조용일 현대해상 부사장, 김국용 미래에셋대우 부사장, 이종성 IBK캐피탈 부사장, 이승호 신한캐피탈 부사장 등이 있다.
[이기욱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